핵탄두 9~10개 분량 행방 오리무중
IAEA 사찰 활동도 무기한 중단
고농축 핵물질 은폐 악용 우려 커져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내 핵시설에 폭격을 단행한 것이 오히려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차단하려는 국제사회의 감시를 더 어렵게 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지하 깊숙이 있던 핵시설들이 무너지면서 핵탄두 9~10개 분량으로 추정되는 고농축 핵물질의 행방이 묘연해진 데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활동도 무기한 중단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핵 프로그램을 저지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관여했던 각국 전·현직 당국자들은 이란 측이 이번 공습을 고농축 핵물질 은폐에 악용할 우려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13일 이스라엘이 기습적으로 선제공격에 나서기 전까지 이란은 900파운드(약 408㎏) 상당의 60%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었다. 60% 농축 우라늄은 몇 주면 무기급인 90%까지 순도를 올릴 수 있어 준(準) 무기급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핵탄두 9~10개 분량의 이 핵물질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미 공군 B-2 스텔스 폭격기와 초대형 벙커버스터 폭탄을 동원해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등 이란 내 3개 핵시설을 폭격, 완전히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의 핵 감시활동이 정상화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전쟁 이전까지 IAEA는 이란 내 핵물질 농축 시설을 정기적으로 사찰해 왔는데, 이러한 활동이 더는 지속되지 않을 수 있어서다. 이란이 IAEA의 사찰을 허용한다고 해도 핵물질의 행방을 찾기는 쉽지 않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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