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희망

입력 2025. 06. 25   16:45
업데이트 2025. 06. 2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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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준 대령 공군15특수임무비행단
김상준 대령 공군15특수임무비행단



1949년 10월 1일 공군 창군 이래 공군의 존재 이유가 단 한 번이라도 변한 적이 있던가? 조국의 하늘을 지키는 사명을 완수해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보장하는 숭고한 임무는 시대가 바뀌어도 변함없는 공군의 고유한 역할이다. 우리 선배님들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는 최악의 조건에서도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목숨 바쳐 적과 싸웠으며 국민에게는 승리의 희망으로, 적들에게는 공포와 절망으로 인식됐으리라고 생각한다.

6·25전쟁은 옛 소련의 지원에 힘입어 적화통일의 승산에 무게를 둔 북한이 자신의 야욕을 거침없이 실행에 옮긴 대재앙이었다. 이러한 대재앙에 휘말려 위태했던 우리 조국의 숨결이 온전할 수 있었던 건 절체절명의 순간 미군과 유엔군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우방국들의 지원 없이 홀로 외로이 싸우는 상황이었다면 아마도 북한의 오판이 실패의 결말이 아닌 성공의 결말로 이어졌을지도 모른다.

불안정한 국제체제를 현실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국력이 약한 국가가 평화를 추구하고자 해도 강대국의 무력에 의해 힘없이 평화를 박탈당할 여지는 언제나 열려 있다. 그나마 동맹 또는 집단안보체제 등 국제적 안전망 속에서 보호받는다면 침략당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작아질 것이며, 침략당하더라도 피해는 최소화하면서 승리를 쟁취할 가능성은 커질 것이다.

다만, 국가 생존성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는 국력 증대와 군사력 유지, 우방국과의 안보협력 및 관계 유지 등 국가적으로 감당해야 할 비용·노력은 막대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처한 현실에 맞게 다각적 방법으로 대비하되 일순간 혼자가 되더라도 자립할 수 있도록 최악의 미래에도 대응 가능한 준비가 필요하다.

북한은 우크라이나를 불법침략한 러시아에 북한군을 파견해 전투에 직접 참가시키고, 공병 전력도 투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현대전에 익숙해지는 듯한 모습에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적군의 성장은 곧 우리의 위협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우리는 6·25전쟁 당시 풍전등화에 처했었던 뼈저린 역사를 마음에 되새기고, 전 장병이 정신전력을 강화하는 한편 실전적이고 체계적인 교육훈련으로 임무요원들의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선배님들께서 피와 영혼으로 지킨 이 땅과 바다, 하늘을 우리는 반드시 사수해야 할 사명을 부여받았다. 간부들은 온 청춘을, 병사들은 그보다 짧지만 인생의 황금 같은 시기를 국가에 봉사하고 있다. 낭떠러지 끝에 선 생존의 몸부림이자 거대한 태풍을 헤치고 대륙을 횡단하려는 자의 절박한 마음과 결의로 조국의 평화를 지키고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우리 모두 각자 영역에서 승리의 희망이 돼 주길 간곡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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