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중독은 예방이 최선

입력 2025. 06. 18   16:45
업데이트 2025. 06. 1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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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남 서울시 마약관리센터장
조성남 서울시 마약관리센터장

 


최근 마약류 사범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정부에서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중독을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보기 시작했다.

2017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마약류 사범 중 40대가 가장 많았으나 2021년부터 20대가 가장 많고, 10대가 대폭 늘어나고 있다. 군인 대부분이 20대인데 이들의 마약류 중독은 총기를 다루는 군대 특성상 커다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군인들에 대한 마약류 중독 예방교육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번 중독자는 영원한 중독자”라는 말이 있다. 질병이라는 것은 의지로 해결이 안 된다는 특성이 있다. 이 세상에 중독되고 싶어서 마약류를 남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한두 번 정도야 괜찮겠지’ 하고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나 맛을 느끼게 되면 그 기억이 뇌의 기억장치 속에 저장돼 평생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그 기억을 없애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생각이 날 때마다 갈망이 생기고 재발하는 병이 중독이라는 질병이다. 마음은 그만하고 싶은데 자주 재발하는 것이다.

모든 질병은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빨리 회복되듯 중독도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중독자 대부분은 자신이 중독됐다는 것을 부정하며, 자신은 조절해서 적당히 사용할 수 있다고 믿는다.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끊을 수 있다’고 자신하기 때문에 역설적이지만 평생 중독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오늘만 하고 내일부터 안 하면 되지.” 그러나 다음 날이 되면 또 ‘이번 한 번만’ 하고 지속되는 것이다.

단 한 번의 호기심에서 시작하는 마약류 남용의 결과는 너무나 끔찍하다. 중독이 진행될수록 가족이 떠나가 혼자 살게 되며, 좋은 친구들은 다 없어지고 약물을 남용하는 나쁜 친구들만 만나게 되면서 재발이 반복된다. 중독이 심해지면 일도 못 하게 돼 모든 재산을 잃고, 뇌가 망가지고, 질병이 잇따라 일어나며 결국은 각종 정신질환으로 혼란한 삶을 살다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마약류는 뇌의 보상회로(Reward Pathway)에 도파민을 과도하게 분비해 일시적으로 평소보다 자극적인 기분을 느끼게 만들지만, 결국에는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에도 도파민이 과도해지면서 정신질환을 유발하는 물질이다.

수많은 중독자가 정신병적 상태에서 살인과 폭력 등의 범죄를 행하기도 한다. 필로폰 투약 후 6개월 된 자기 딸을 살해하거나 환시가 나타나 사랑하는 부인을 살해한 경우도 있다. 스무 살 된 청년이 엘에스디(LSD)를 남용해 많은 양을 투약해 급성 정신질환이 생겼으며, “가족이 자신을 죽이려고 친가족으로 위장해 들어왔다”는 피해망상으로 어머니와 이모를 끔찍하게 살해한 사건도 있었다. 살인사건뿐만 아니라 인질사건이나 폭력사건이 일어나고, 마약류 중독자의 20~30%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마약은 한 번도 안 하는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하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듯이 중독은 한 번으로 시작되며, 재발이 반복되고 결국에는 사망에 이르며, 자신뿐만 아니라 가정까지 파괴되는 무서운 질병이다. 그러므로 한 번도 경험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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