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력 강화하듯… 마음의 근력 키운다

입력 2025. 02. 04   15:52
업데이트 2025. 02. 04   16:24
0 댓글

육군, 회복탄력성 강화 훈련 전 부대 확대 시행 

심리적 안정이 승리의 자양분 
전투실험 통해 훈련 효과 확인
부사관학교·훈련소 등 다양한 교육
신앙정신교육도 신설 전력 극대화

육군교육사령부 군종실 오성진 소령이 군무원 기본과정 교육생에게 회복탄력성 개념과 훈련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육군교육사령부 군종실 오성진 소령이 군무원 기본과정 교육생에게 회복탄력성 개념과 훈련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스트레스 상황을 극복하는 능력인 회복탄력성은 ‘뇌과학’ 영역과 맞닿아 있다. 뇌과학을 바탕으로 전투력을 증진하는 기술 개발은 최근 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뤄지는 추세다. 

미국 국방부는 2022년부터 뇌파 신호를 활용해 무인항공기 제어 같은 복잡한 군사 임무를 보조하는 뇌-기계 인터페이스(BCI)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처럼 갈수록 고도화하고, 스트레스 요인이 많아지는 미래 전장에서 전투원의 심리적 안정은 냉정한 판단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승리의 자양분이 된다. 스트레스 관리가 전투력 향상에 직결되는 셈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육군교육사령부는 초급간부 대상 전투실험으로 회복탄력성 강화훈련이 전투원의 스트레스 완화와 심리적 안정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육군은 전투실험 결과를 토대로 회복탄력성 강화훈련을 전 부대에 확대할 방침이다.

 

 

용호여단 장병들이 회복탄력성 강화훈련을 마친 뒤 심전도를 측정하고 있다.
용호여단 장병들이 회복탄력성 강화훈련을 마친 뒤 심전도를 측정하고 있다.

 

용호여단 장병들이 회복탄력성 강화훈련을 마친 뒤 심전도를 측정하고 있다.
용호여단 장병들이 회복탄력성 강화훈련을 마친 뒤 심전도를 측정하고 있다.

 

명상을 통한 회복탄력성 강화훈련 중인 용호여단 장병들
명상을 통한 회복탄력성 강화훈련 중인 용호여단 장병들

 

스트레스 척도 설문지 분석 결과.
스트레스 척도 설문지 분석 결과.

 

회복탄력성 강화훈련 유무에 따른 뇌파 활성도 차이 변화
회복탄력성 강화훈련 유무에 따른 뇌파 활성도 차이 변화



현재 육군교육사는 대위 지휘참모과정과 군무원 기본과정에서 회복탄력성 교육을 하고 있다. 

또 육군부사관학교는 부사관 후보생에게 회복탄력성 습관화 과제를 작성하는 ‘씀씀 프로젝트(SMM-SMM)’를 적용하고 있다.

육군훈련소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매주 입대하는 훈련병 전원에게 리뉴얼된 ‘소나기(소중한 나의 병영일기)’를 활용해 회복탄력성 교육을 시행 중이다.

올해 신설된 신앙정신전력교육에도 회복탄력성 교육이 포함됐다. 사관생도 및 장교·부사관 후보생은 양성 과정에 따라 1~2시간씩, 훈련병은 1시간씩 신앙정신전력교육을 들으며 회복탄력성 개념과 훈련 방법을 익히게 된다.

이석영(대령) 육군교육사 군종실장은 회복탄력성 강화훈련이 청년 세대에게 ‘역경과 고난이 닥치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길러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군인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서 회복탄력성은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라고 부연했다. 그와 나눈 회복탄력성 전투실험 결과와 의미를 일문일답으로 소개한다.


육군교육사령부 군종실장 이석영(대령) 목사.
육군교육사령부 군종실장 이석영(대령) 목사.

 

인터뷰 / 이석영 목사 육군교육사령부 군종실장(대령)
“회복탄력성, 휴먼파워 강화이자 전투준비태세 향상 지름길”


- 미래전에서 회복탄력성이 중요한 이유는?

“미래 군은 인공지능 기반의 첨단과학 기술군으로 혁신해 전투원 개개인의 전투 능력은 물론 기동력·공격력 등이 지금과는 차원이 다르게 확장될 것입니다. 반면 도시화·고도화에 따른 미래 전장의 복잡한 상황 속에서 전투원이 감당해야 할 심리적 압박과 이에 따른 스트레스는 오히려 증가할 것입니다. 전투원이 당면하는 현실 속에서 역경이나 고난을 이겨내고, 부정적인 상황을 극복하며, 안정된 심리 상태를 되찾는 회복탄력성은 자신과 부대원의 소중한 생명을 지킬 뿐만 아니라 자신의 내적 안정을 유지하면서 원활히 임무를 수행함으로써 미래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 회복탄력성 전투실험을 추진한 배경은?


“육군은 회복탄력성 전투실험을 총 두 차례 했습니다. 2023년 첫 번째 전투실험에서는 심전도, 뇌파, 인공지능 분석을 통해 회복탄력성 강화훈련이 전투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적임을 입증했습니다. 이번 전투실험에선 더 나아가 두 가지 사항을 중점 반영했습니다. 첫 번째는 대상을 ‘초급간부’로 선정해 효과성 검증을 했다는 것, 두 번째는 회복탄력성 강화훈련 효과의 지속성 여부와 기간을 확인했다는 것입니다. 실험 결과 회복탄력성 강화훈련이 초급간부가 스트레스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고, 그에 따라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실험군과 대조군을 통해 효과 지속성이 최대 4주까지 유지됨을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전투실험 결과가 군에 시사하는 바는?


“이번 전투실험을 통해 회복탄력성 강화훈련이 스트레스 완화와 업무 효율 향상에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실험 데이터로 확인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또 회복탄력성 강화훈련 효과 지속성이 최대 4주까지 유지됐다는 점은 앞으로 회복탄력성이 상시 준비되기 위해서는 훈련 빈도를 어떻게 반영할지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회복탄력성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개인별 습관화 과제를 부대 일과에 반영해 시행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 신설되는 신앙정신전력교육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올해부터 신앙정신전력교육을 사관생도와 장교·부사관 후보생에게 양성과정별 1~2시간, 육군훈련소와 사단 신병교육대 등에서는 1시간씩 반영해 육군 전 장병에게 확대합니다. 군종병과에서 말하는 신앙전력이라 함은 대표적으로 종교의식을 통한 신앙심 증대 및 무형 전투력을 향상하는 것입니다. 새롭게 시행되는 신앙정신전력교육은 ‘사생관 확립’ ‘회복탄력성 강화’ ‘전장윤리 고취’ 세 가지 과목에 군종장교들의 역량을 집중해 양성 과정에서 신앙전력 극대화에 이바지하기 위한 활동입니다. 구체적으로 병사들은 ‘소나기’(소중한 나의 병영일기)를 매일 작성해 훈련병 때부터 전역할 때까지 기록하고, 간부들은 초급간부 행복플러스와 연계해 간부용 소나기를 활용토록 함으로써 개인별 강화훈련을 할 예정입니다. 소나기는 하루 3~5분 투자로 회복탄력성이 강화될 수 있도록 설계된 다이어리입니다. 꾸준히 실천한다면 상당한 효과를 볼 것입니다.”

 

- 강화훈련을 지속하기 위한 과제는?


“무엇보다 회복탄력성 강화 필요성에 대해 환기가 필요합니다. 회복탄력성을 높이면 개인의 자아효능감, 희망, 낙관성 등 긍정적 심리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는 군인으로서의 임무 수행뿐만 아니라 개인 발전 및 목표 달성에도 디딤돌이 된다는 것을 경험할 필요가 있습니다. 군에서 실시하는 회복탄력성 강화훈련이 처음으로 회복탄력성 효과를 경험하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장병 스스로 장구류와 전투장비를 관리하고 착용하듯이, 자신의 회복탄력성은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책임감으로 회복탄력성 수준을 파악하고 이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책임감은 지속적인 강화훈련으로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다는 확신에서 나옵니다. 회복탄력성은 지속적인 훈련으로 성장할 수 있는 ‘마음의 근력’과 같습니다. 마음의 근력을 부지런히 강화한다면 우선 자신에게 확실한 유익이 될뿐더러 대인관계 능력 향상, 관계 개선 등 부대 단결에도 유익한 영향을 끼칩니다. 저는 회복탄력성이 휴먼파워의 강화이자 전투준비태세를 향상하는 지름길이라고 확신합니다. 


 글=이원준 기자/사진=부대 제공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