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복 입은 영웅을 위하여… 빛나는 순간 사진으로, 벅찬 자긍심 공연으로

입력 2025. 01. 20   16:14
업데이트 2025. 01. 2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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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의 헌장
육군22보병사단 ‘우리의 영웅, 당신의 헌신을 기억합니다’ 

참전용사 개인·단체사진 촬영
액자 제작해 선물 뜨거운 반응
노병들 초청 군악연주회 개최
세대 초월 숭고한 정신 되새겨
사단, 주거 개선·제설 지원도

국가보훈부(보훈부)는 지난해 6·25전쟁 참전유공자 3만6000여 명, 베트남전쟁 참전유공자 14만9000여 명 등 18만5000여 명에게 새로운 제복을 증정했다. 참전용사의 명예를 높이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각계각층 의견에 따라 보훈부가 제복을 제공한 것이다. 제복을 받은 참전유공자들은 만족감을 표했다. 손희원 6·25참전유공자회장은 “제복을 입고 거리를 걸을 때 국민이 알아보고 다가와 인사해줘 가슴이 벅찼다”고 말했다.

새 제복을 받은 선배 전우들의 헌신과 노고를 기리는 행사도 속속 열릴 전망이다. 이는 전후방 각지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장병들의 국가관·역사관 함양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군은 기대하고 있다. 육군22보병사단이 최근 개최한 ‘우리의 영웅, 당신의 헌신을 기억합니다’ 프로젝트에서 그 가능성을 엿봤다. 최한영 기자/사진=부대 제공

 

강원 고성군에 거주하는 월남전참전자회 소속 선배 전우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강원 고성군에 거주하는 월남전참전자회 소속 선배 전우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제복 입은 참전용사 사진 촬영·제공 

이달 초 백옥식 월남전참전자회 강원 고성군지회 사무국장의 지인들은 색다른 신년 인사를 받았다. 백 국장이 보훈부가 제공한 제복을 입고 환하게 웃는 사진에 “새해를 맞이해 가정에 행복과 건강을 기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쓰인 모바일 인사카드를 발송한 것.

사진은 사단이 지난달 강원 고성군에 거주하는 6·25참전유공자회, 월남전참전자회, 고성군재향군인회 선배 전우 30여 명의 부대 초청행사를 준비하면서 촬영한 것이다. 진성도(대위) 공보장교는 “선배 전우님이 사진을 받고 만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인들에게 인사를 전하는 용도로 활용하신 것을 보고 흐뭇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사단은 장병과 군인 가족들에게 “선배 전우들이 지켜 온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이어받아 숭고한 사명을 다하며 전선의 최북단에서 굳건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초청행사를 기획했다. 이를 위해 윤대진 사진작가를 섭외해 행사 일주일 전 참전용사 개인사진과 단체사진을 찍었다. 사단은 이 사진을 액자로 만들어 행사 당일 참전용사들에게 선물했다.

액자를 받은 참전용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김재희 월남전참전자회 고성군지회장은 “세월이 지나도 우리는 제복을 입은 전우다. 사진을 받으면서 다시 현역 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단의 이 같은 움직임은 보훈부의 참전유공자 제복 증정사업을 일선 부대가 역량을 발휘해 활용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육군22보병사단 권승광 주임원사가 6·25전쟁 참전용사 고(故) 서광교 옹의 부인 김미숙 여사에게 위문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제공=변덕주 중사
육군22보병사단 권승광 주임원사가 6·25전쟁 참전용사 고(故) 서광교 옹의 부인 김미숙 여사에게 위문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제공=변덕주 중사


사진전·군악연주회 반응도 ‘후끈’ 

장병들에게도 의미가 컸다. 사단은 초청행사 때 ‘영웅, 사진전(展)’을 병행해 살아 있는 정신전력교육의 장으로 삼았다. 사진을 둘러본 장병들은 선배 전우들의 헌신을 기리는 한편 자신이 맡은 임무의 의미를 되새겼다.

‘당신의 헌신을 기억합니다’를 주제로 열린 군악연주회에도 선배 전우들의 헌신을 기리는 내용을 담았다. 제복을 갖춰 입은 노병들이 공연장에 입장할 때 사단 예하 부대 지휘관과 초급장교들이 옆에서 모시며 예우를 다했다. 연주곡도 묵묵히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의지, 선배 전우의 노고와 후배 전우의 노력으로 일군 대한민국의 가치를 일깨우는 노래로 정해 감동을 배가했다.

강봉일(소장) 사단장은 “이번 초청행사가 세대를 초월해 60여 년 세월의 벽이 허물어지는 순간으로 여겨졌다”며 “선배 전우들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아 전선의 최북단에서 흔들림 없는 대비태세로 완전작전을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백옥식 월남전참전자회 강원 고성군지회 사무국장이 올해 초 지인들에게 발송한 모바일 새해 인사카드. 육군22보병사단이 촬영한 사진에 글귀를 입혔다.
백옥식 월남전참전자회 강원 고성군지회 사무국장이 올해 초 지인들에게 발송한 모바일 새해 인사카드. 육군22보병사단이 촬영한 사진에 글귀를 입혔다.



위문활동·제설 지원 등 예우도 지속

사단의 선배 전우 예우활동은 이뿐만이 아니다. 부대 인근에 거주하는 선배 전우들을 위문하고,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겨울철 눈이 많이 내려 고령의 선배 전우들이 눈을 치우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부사관단 차원에서 제설 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권승광 사단 주임원사가 6·25전쟁 참전용사 고(故) 서광교 옹의 부인 김미숙 여사와 최근성 고성군재향군인회장을 찾아 위문품을 전달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17일에는 부사관단이 작고한 6·25전쟁 참전용사의 운구 지원을 했다. 사단은 2022년 돌아가신 선배 전우를 운구한 것을 계기로 유가족 요청이 있을 때마다 존경과 예우를 다하는 차원에서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사단은 앞으로도 선배 전우들의 헌신을 기리고 장병 정신전력을 함양하는 활동을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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