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과 지자체] 서울시를 보훈특별시로 만들겠다

입력 2024. 10. 02   17:42
업데이트 2024. 10. 0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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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과 지자체 ⑧ 서울특별시 인터뷰 오세훈 시장

군 복무 경험이 큰 자산
학사장교로 군 생활
호국보훈의 가치 깨달아
생생한 정책 개발에 도움
‘수도 서울 방위’ 열일
호국영웅 최고의 예우
국방·안보·보훈 정책
든든하게 뒷받침할 것

강력한 국방과 안보야말로 평화를 유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한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은 서울을 ‘보훈특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학사장교로 소중한 군 생활을 한 경험 덕분에 ‘호국보훈’의 가치를 깨달았다는 오 시장은 지방자치단체(지자체) 차원에서 국방·안보·보훈 정책을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오 시장은 국방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제대군인을 위한 지원 정책부터 보훈명예수당 인상 등을 통해 국가를 위해 헌신한 영웅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다하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글=박상원/사진=양동욱 기자


통합방위협의회 의장으로서 안보포럼 기획 

지난달 23일 서울시청에서 국방일보와 만난 오 시장은 서울 시민의 평안한 하루를 챙기기 위해 여념이 없었다. 그는 최근 육군사관학교(육사)를 방문해 생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수도 서울의 안보를 책임지는 서울시 통합방위협의회 의장으로서 군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육군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뿐만 아니라, 육사에 방문해 장병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이들이 있기에 나라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오 시장은 통합방위협의회 의장으로서 세 차례의 안보포럼을 기획했다. 지난해에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본 서울시 핵·미사일 방호 발전방안 포럼’과 ‘북 전자기파(EMP) 위협에 따른 서울시 도시기능 유지 방안 포럼’을 열었다. 올해 6월에도 ‘메가시티 대드론 체계 구축을 위한 민·관·군 협력 방안’을 주제로 3차 안보포럼을 개최해 서울시민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지속적인 안보포럼 개최와 관련해 오 시장은 “북한의 도발과 핵 위협에 더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장기화되는 등 국내외 안보 현실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하고 있습니다. 국방과 안보는 대한민국의 존속이 걸린 문제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부상 제대군인 서울시가 잘 돌볼 것” 

이런 안보 상황에서 오 시장은 청년 부상 제대군인을 위한 복지에도 신경 쓰고 있다. 오 시장 취임 후 2022년 3월 설립한 ‘서울시 청년 부상 제대군인 상담센터’는 그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중앙정부가 아닌 지자체가 굳이 이러한 센터를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오 시장은 청년 유공자들을 만나면서 이러한 센터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취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청년 유공자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들과의 대화에서 센터의 필요성을 절감했죠. 그들은 ‘국가유공자로 인정받는 서류를 직접 준비해야 하고, 심사 과정에서도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그동안 센터는 국가유공자 신청을 위한 법률 지원과 보훈 상담 등 약 1300건 이상의 상담을 진행했다. 중앙정부가 놓치는 복지 사각지대가 있다면 이를 지자체 차원에서 세세하게 챙기려 한다는 것이 오 시장의 설명이다.

군 생활의 본질은 인내와 믿음

상담센터 외에도 예비역 사이에서 화제가 된 정책이 있다. 바로 ‘예비군 무료 수송버스’ 정책이다. 오 시장 본인이 직접 겪었던 경험이 이 정책에 반영됐다고 한다.

“저도 국방의 의무를 다하며 예비군을 마쳤지만, 훈련장까지 이동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한 대학교에서 예비군 훈련을 가는 학생들을 결석 처리한 교수의 모습을 보고, 국가가 부여한 책임을 평가절하하는 것 같아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서울시가 어떻게 하면 예비군을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한 끝에 ‘예비군 무료 수송버스’ 정책을 도입하게 됐습니다.”

자연스럽게 오 시장의 군 생활이 궁금해졌다. 그는 사법시험 합격 후 서울올림픽이 있던 1988년 5월에 학사장교(육군소위)로 임관해 1991년 중위로 전역했다. 오 시장은 이때의 경험들이 안보와 보훈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고 현실감 있는 정책을 내는 데 큰 자산이 되었다고 돌아봤다.

“힘든 만큼 많은 추억이 있습니다. 천리행군 때는 맨 앞에서 부대기를 들고 앞장서는 기수였죠. 기수는 행군 속도에 정확히 맞춰 걸어야 해서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새벽 2~3시쯤 잠이 쏟아지는 시간에 행군하다가 2m 가까운 절벽에서 떨어졌던 기억도 있죠. 재밌는 점은 보통 사람이 떨어지면 쓰러지는데 저는 깃발에 의지해 꼿꼿이 서 있었어요. 부끄러워서 ‘괜찮습니다!’라고 하고 유격장까지 간 기억이 있습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오 시장은 서울시를 ‘보훈특별시’로 만들겠다는 평소 구상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과거에는 참전용사분들을 잘 챙기지 못한 것 같습니다. 나라 살림 걱정이 더 컸기 때문이죠. 절약도 중요하지만, 나라에 헌신한 분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시는 보훈을 서울시정의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예산을 방만하게 사용하지 않는 선에서 국가에 헌신한 보훈가족에게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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