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 18세 청년 72년 만에 가족 품으로

입력 2023. 12. 08   16:56
업데이트 2023. 12. 10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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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서 발굴 전사자 고 조도형 하사
국유단, 고인 고향서 영웅 귀환행사

이근원(왼쪽 둘째)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장이 지난 7일 전남 해남군의 한 요양병원에서 고 조도형 하사 유가족에게 유해 귀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국유단 제공
이근원(왼쪽 둘째)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장이 지난 7일 전남 해남군의 한 요양병원에서 고 조도형 하사 유가족에게 유해 귀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국유단 제공



6·25전쟁 당시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고향을 떠나 참전한 18세 청년이 72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 2021년 강원도 인제군 서화리 일대에서 발굴된 6·25 전사자 유해 신원을 고(故) 조도형 하사로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전라남도 해남군에서 막내아들로 태어난 고인은 전쟁이 발발하자 조국 수호의 일념으로 고향을 떠나 1951년 2월 부산 제2훈련소에 자진 입대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18세였다.

국군 8사단에 배치된 고인은 같은 해 4월 ‘호남지구 공비토벌’에 참여해 북한군을 소탕했다. 이후 강원도 인제로 이동해 ‘노전평전투’를 치르던 중 장렬히 전사했다. 노전평전투는 1951년 8월 9일부터 9월 18일까지 인제군 서화계곡의 노전평 부근에서 전개된 전투로, 8사단이 북한군 2·13·15사단과 격전을 벌인 고지 쟁탈전이다.

고인의 신원 확인은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 채취를 시작으로 지역주민과 참전용사의 증언, 유해발굴 작전에 나선 장병들의 구슬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먼저 국유단은 전사자 병적자료 등을 바탕으로 지난 2020년 고인의 외조카를 찾아 유전자 시료를 채취했다. 이듬해 6월엔 지역주민과 참전용사의 증언을 토대로 인제군 고성재 일대에서 유해발굴을 진행하던 중 고인의 유해를 수습했다. 이후 채취한 유해와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를 정밀 분석해 가족 관계를 최종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지난 7일 고인의 고향인 해남군에서 열렸다. 고인의 외조카 정완식 씨는 “TV에서나 보는 것으로 알았지, 이렇게 외삼촌의 유해가 돌아오리라 생각지도 못했다”며 “정말 외삼촌의 유해를 보는 것만으로도 국가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유단에 따르면 2000년 4월 유해발굴을 시작한 이래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이번까지 총 224명이다. 이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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