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무사, 2022년 전반기 한미연합 의무지원 FTX 현장을 가다

입력 2022. 05. 12   17:23
업데이트 2022. 05. 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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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서 하늘에서… 응급조치에서 후송까지… 
초 다투는 긴박한 시간 그들의 눈빛이 통했다
 
화학탄 피해 상황 가정 제독 확인
부상 정도 따라 분류·구급차 이송
위급환자 CT 촬영·수혈 등 긴급처치
헬기·수송기·군병원 열차 이용 후송

 

국군춘천병원에서 전개된 한미연합 의무지원 야외기동훈련에서 한미 장병들이 가상의 환자(더미·인체모형)를 미군 HH-60 헬기로 후송하고 있다.
국군춘천병원에서 전개된 한미연합 의무지원 야외기동훈련에서 한미 장병들이 가상의 환자(더미·인체모형)를 미군 HH-60 헬기로 후송하고 있다.
한미연합 의무지원 야외기동훈련에서 국군춘천병원 장병이 가상의 환자를 제독한 뒤 화학작용제 탐지장비로 추가 제독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한미연합 의무지원 야외기동훈련에서 국군춘천병원 장병이 가상의 환자를 제독한 뒤 화학작용제 탐지장비로 추가 제독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한미 장병들이 11일 원주비행장에서 진행된 항공의무후송훈련 중 공군8전투비행단 C-130 수송기에 가상의 환자를 옮기고 있다.  부대 제공
한미 장병들이 11일 원주비행장에서 진행된 항공의무후송훈련 중 공군8전투비행단 C-130 수송기에 가상의 환자를 옮기고 있다. 부대 제공
한미 장병들이 12일 진행된 ‘군병원 열차를 활용한 한미연합 환자 후송훈련’에서 가상의 환자를 열차 밖으로 옮기고 있다.  부대 제공
한미 장병들이 12일 진행된 ‘군병원 열차를 활용한 한미연합 환자 후송훈련’에서 가상의 환자를 열차 밖으로 옮기고 있다. 부대 제공

생사가 오가는 전투 현장에서 크고 작은 부상은 필연적인 결과다. 중요한 것은 부상을 당했을 때 ‘얼마나 빠르게 처치해 생존성을 높이느냐’다. 특히 민간 외상환자 대비 상대적으로 ‘골든타임’이 짧은 군 외상환자는 신속한 후송과 처치가 생명이다. 평시 실전과 같은 의무훈련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점에서 국군의무사령부(의무사)가 11~12일 한미연합사령부(연합사), 합동참모본부(합참), 육·공군, 주한 미8군 65의무여단과 전후방에서 전개한 한미연합 의무지원 야외기동훈련(FTX)은 전시 나와 전우, 그리고 혈맹인 미군 장병까지 살릴 실전 능력을 키우는 소중한 기회였다. 한미 장병들이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연합 의무지원 능력을 끌어올린 훈련 현장을 소개한다.

글=임채무/사진=양동욱 기자


눈빛만으로 손발 척척…한미동맹 강화


11일 강원도 춘천시 국군춘천병원 연병장. 야외 제독확인소가 설치된 이곳에서는 육군2군단 12화생방대대 장병들이 연합작전 중 적 화학탄에 피해를 본 한미 장병들의 제독 여부를 확인하고 있었다. 후송 전 제독을 한 상태지만, 혹시라도 남은 화학제로 인한 추가 피해를 방지하려는 조치였다.

제독 확인은 들것에 실린 환자와 거동할 수 있는 환자로 구분돼 진행됐다. 확인 결과 화학제가 검출된 환자들은 피복·피부 제독을 받았다. 이상이 없는 환자들은 곧바로 환자분류소로 후송됐다.

환자분류소에서는 춘천병원 대응반이 환자들을 부상 정도가 큰 순에 따라 긴급처치·응급처치·외래처치·기대처치 구역으로 분류했다. 미군 장병들이 험비 구급차로 부상 장병들을 옮길 때는 우리 장병들이 두 팔을 걷고 나섰다. 연습한 것도 아닌데 눈빛만으로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손발이 척척 맞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가장 위급한 환자들이 옮겨진 긴급처치 구역에서는 군의관·간호장교 등 군 의료진이 더미(인체모형)로 모사한 가상의 환자에게 CT·엑스레이 촬영, 수혈, 절단 부위 소독 등을 조치한 뒤 항공기로 후송했다. 비교적 덜 위급한 환자들은 응급처치 구역에서 지혈과 각종 처치를 받았다. 가벼운 부상자는 외래처치 구역으로, 회생 가능성이 희박한 환자는 기대처치 구역으로 각각 옮겨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

현장에서 만난 65의무여단 로버트 필드 상사는 “2년 만에 재개된 훈련이 실전적으로 이뤄지면서 연합 의무지원 능력을 배양할 수 있었다”며 “훈련 중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한국군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이런 훈련이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헬기·수송기 등 항공자산 활용 훈련 병행


긴박한 환자 처치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하늘 저편에서 특유의 로터 소리와 함께 의무후송 전용헬기 ‘메디온’과 미군의 HH-60 헬기가 차례로 등장했다. 춘천병원의 치료 능력을 넘어서는 긴급환자들을 국군외상센터로 후송하기 위한 ‘외상환자 항공후송훈련’이 시작된 것.

헬기가 헬리패드에 안착하면서 고막을 찢을 듯한 굉음과 바람은 잔잔해졌지만, 반대로 주변은 분주해졌다. 신속하게 환자를 헬기로 옮겨야 했기 때문이다. 헬기에서 나온 군의관과 응급구조사가 현장 의료진과 함께 환자를 들것에 실어 헬기에 태웠다. 헬기 좌·우측에서 이상 유무를 점검하던 승무원들이 환자가 탑승한 것을 확인하자 준비가 완료됐다는 신호를 보냈다. 헬기는 다시금 세찬 바람을 일으키면서 국군외상센터를 향해 날아올랐다.

비슷한 시각, 원주비행장에서는 공군8전투비행단 C-130 수송기가 대량의 환자를 후송하기 위한 항공의무후송훈련이 전개됐다. 훈련은 단순히 환자를 후송하는 것을 넘어 공중에서 적시적인 환자 처치와 우발 상황 대처 능력을 배양하는 데 중점을 두고 펼쳐졌다. 특히 평가관이 다양한 상황을 부여하고, 임무 수행을 세밀히 평가해 훈련 효과를 배가했다. 또 항공의무후송 임무 절차와 항공기 이착륙 때 환자 안전 주의사항, 환자 인수인계에 필요한 제반사항 점검을 병행했다.

정재식(중령) 공군작전사령부 의무실장은 “이번 훈련은 한미 양국이 연합해 상호운영성을 증진하는 기회가 됐다”며 “항공의무후송 소요 발생 때 완벽히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파이트 투나이트(Fight Tonight)’의 자세로 교육훈련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미군엔 흔치 않은 군병원 열차 후송

훈련 2일 차에는 ‘군병원 열차를 활용한 한미연합 환자 후송훈련’이 중점적으로 시행됐다. 훈련에서는 다른 국면보다 더욱 열정적인 미군 장병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현재 군병원 열차를 운영하지 않는 미군이 열차 후송 능력을 배양하는 소중한 기회였기 때문이다.

군병원 열차는 전·평시 전방지역에서 발생한 대량의 환자를 후방지역 병원으로 이동시키는 의무후송지원체계다. 육로 후송 능력과 비교해 대량의 환자를 후송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8량의 군병원 열차는 최대 1000명의 환자를 후송할 수 있다는 게 의무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국군대전병원이 메르스 전담병원으로 지정되자 대전병원 환자들을 국군대구병원·국군부산병원·국군함평병원으로 빠르게 전원·후송하는 데 활용돼 감염병 확산 방지에 이바지한 사례도 있다. 또 열차 이동 중에도 군 의료진의 처치가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훈련은 의무사 의무지원근무단 의무후송대가 춘천병원에서 치료받던 한미 부상 장병을 김유정역에서 인계받아 서빙고역, 캠프 험프리스까지 후송하는 방식으로 열렸다. 한명호(육군소령) 의무후송대장을 포함한 군 의료진과 의무지원 인력 등 30여 명으로 구성된 의무후송대 열차 후송팀이 환자 심정지, 부상자 출혈 등 각종 응급 상황을 부여받아 환자 처치훈련을 했다.

열차에는 최병섭(육군준장) 의무사령관과 짐머맨(육군대령) 미 65의무여단장도 탑승해 훈련 전 과정을 살펴봤다. 훈련은 열차가 목적지인 캠프 험프리스에 무사히 도착해 환자들을 미군에 인계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임채무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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