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 특성을 고려한 신병교육훈련의 변화와 혁신

입력 2021. 02. 26   16:34
업데이트 2021. 03. 01   13:55
0 댓글

조성진 소령 육군훈련소 김좌진연대
조성진 소령 육군훈련소 김좌진연대

육군훈련소 교육대장으로 부임한 지 100일이 돼 간다. 우리 부대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매주 3200여 명의 훈련병이 입소-교육-수료를 반복하고 있다.

교육대장으로 전입 후 첫 훈련병 기수를 맞아 훈련 과정을 설명하는 시간이었다.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한 훈련병이 “전화를 쓰고 싶은데 무엇을 잘하면 됩니까?”라고 나에게 물었다. 이어서 많은 훈련병이 처음 마주하는 내게 서슴없이 질문 세례를 퍼부었다. 나는 적잖이 놀랐다. 훈련병들은 요즘 흔히 말하는 밀레니얼 Z세대(MZ세대)였고, 나는 그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그 일 이후로 그들의 특성에 부합하는 신병교육훈련의 필요성을 생각하게 됐다.

MZ 세대는 ‘우리’를 더 중시했던 기성세대와는 다르게 자기애가 강하고 스스로의 재미와 가치를 중시하며,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다는 특징을 보인다. 기업들은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 성향을 분석해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MZ 세대는 우리 육군에서도 핵심인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육군 전투력의 초석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성향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효과적인 신병교육훈련을 시켜야 한다.

더욱이 병사의 군 복무 기간도 18개월로 단축됐다. 자대에 가서 원활히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숙련도를 조기에 높이기 위해서는 군 생활의 첫걸음이 되는 신병양성기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현재 육군훈련소에서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신병교육훈련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다양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첫째, MZ 세대의 특성을 고려해 훈련병들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필수 핵심과제를 선정해 창의적인 교육훈련을 적용하고 있다. 훈련 전 영상에 친숙한 훈련병들을 위해 다양한 콘텐츠, 교육 영상을 배포해 자율적 선행학습을 유도하고 있다. 훈련 당일에는 교관·조교의 핵심 설명과 시범을 통해 훈련병의 반복 숙달 시간을 증가시켰다.

둘째, 분대 단위 경쟁 방식과 공정한 평가를 바탕으로 한 차등화된 인센티브로 동기를 부여했다. 예를 들면 사격훈련 교육현장에서 조기 합격한 분대와 제식훈련 경연대회 우수 분대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하자 훈련병들이 더 적극적으로 교육훈련에 참여했고 자연스레 신병 양성교육 요망 수준을 달성할 수 있었다.

‘제구포신(除舊布新)’. 변화와 혁신을 강조할 때 쓰이는 사자성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모든 환경이 급변하고 코로나 19, 사이버 보안 등 비전통적인 안보위협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과 안보위협에 유연성을 갖춘 육군의 핵심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관점과 접근을 통한 변화와 혁신의 노력이 필요한 때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