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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조명탄] 경계작전 소홀 논란, 軍 혁신의 계기로

기사입력 2021. 02. 22   16:45 입력 2021. 02. 22   16: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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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이데일리 정치부 외교안보팀장


지난 16일 강원도 동부전선의 육군22사단에서 북한 주민 귀순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에도 또 부실 경계감시 문제가 논란이 됐다. 앞서도 22사단 관할 지역에서 ‘노크 귀순’(2012)과 ‘월책 귀순’(2020) 등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22사단의 경계작전 소홀 논란의 이면에는 부대 편성과 자연 환경 등 구조적 문제가 있다. 병력은 한정적인데 책임 지역은 다른 사단보다 넓어 경계작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2사단은 유일하게 일반전초(GOP)·감시초소(GP) 등 전방경계와 해안경계를 동시에 맡고 있다. 관할하는 철책만 GOP 선상 30여㎞, 해안 70여㎞ 등 총 100㎞에 달한다. 직선거리로 서울에서 천안까지 정도다. 다른 전방 사단의 4~6배 규모다.

게다가 GOP 철책은 험준한 산에 걸쳐 있어 열상감시장비(TOD) 등의 운용이나 작전 병력 투입이 힘든 게 사실이다. 특히 국방개혁 2.0 계획에 따라 22사단 바로 밑 삼척 지역 해안경계 부대인 23사단은 올해 말 해체된다. 책임 지역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능형 영상감시체계(IVS)와 차세대 열영상장비(TOD) 등 과학화경계시스템으로 어느 정도 공백을 메울 수 있겠지만 제한적이다. 국회와 언론 등에서 편제 보강을 주문하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아니다. 병역 자원이 절대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육군이 30년 뒤 도달하고자 하는 ‘개념군’의 모습을 담은 ‘육군비전 2050’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듯하다.

육군비전 2050에 따르면 30년 후 육군 병력 규모는 현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8만~22만 명 수준으로 전망된다. 지금과 같은 일률적인 부대 편제와 작전 개념으로는 임무 수행이 불가능하다. 육군이 육군비전 2050을 통해 모듈화 부대·레고형 부대를 제시한 이유다.

이 같은 부대 구조의 핵심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신속히 헤쳐 모일 수 있는 느슨한 형태다. 우선 모듈화 부대는 대대전투단을 구성하는 단위부대다. 상급 지휘관 명령이나 임무에 따라 수시로 지휘관계를 변경해 다른 전투단의 일원이 될 수 있다.

현 중대급 규모의 자율전투로봇 부대, 유·무인 복합 전투부대, 유인 전투부대, 군집드론 부대, 전차부대, 포병부대, 전투근무지원부대 등이 모듈화 부대다.

이를 결합하면 레고형 부대인 대대전투단이 만들어진다. 이 레고형 부대에 의해 편성되는 상위의 군단은 전투·전투지원·전투근무지원·특수임무 대대를 보유한다. 이들 대대는 작전의 유형과 목적에 따라 여단에 배속돼 다양한 형태의 대대전투단으로 편조·운용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지휘구조 역시 현재 군단-사단-여단(연대)-대대-중대-소대-분대로 이어지는 다층적 구조에서 탈피한다. 4차 산업혁명기술을 활용한 초지능·초연결을 기반으로 군단-여단-대대-모듈화 부대로 단순화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육군의 모습은 말 그대로 ‘꿈’ 같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육군으로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과 이에 대한 해법을 찾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생각이 달라지지 않으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혁신이 없으면 육군의 본질적 역할과 사명은 먼 얘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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