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기본-고등 과정으로 이어지는 공군의 비행 훈련을 마치게 되면 전투 조종사로서 자격을 부여받는다. 추가적으로 공중전투와 전술을 위해 작전 가능 훈련(CRT·Combat Readiness Training) 과정을 수료했을 때에 비로소 전투비행대대의 일원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 지난달 27일 공군10전투비행단의 일원이 되었다.
작전 가능 자격을 부여받기 위해서는 배워야 할 것이 정말 많았다. 항공기 특성부터 사격, 공중전투, 안전 대책 등 새로운 항공기로 무장을 운용하면서 비행을 한다는 것이 기존의 비행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었다. 짧은 기간 내에 많은 양을 습득해야 하는 비행교육의 특성상 매 비행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했다. 여러 도움 덕분에 노력이 결실을 맺었고, 떨리는 마음을 가득 안고 입과를 했던 지난 2월부터 오늘의 날까지를 돌아보고자 한다.
CRT 과정은 우선 선배 교관 조종사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도제식으로 이어지는 비행교육은 경험 전달이 가장 중요하다. 비행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선배들의 도움을 받고 같이 비행하면서 비행 조작이 목적에 맞는지를 확인하고 디브리핑에서 수정과 보완점을 배운다. 소통이 없다면 불가능한 이야기다. 피교육자이자 후배의 입장에서는 항상 어려울 수 있지만 훌륭하신 선배들이 끌어주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상 지원 요원들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항공기 정비부터 비행대대의 지원 요원들까지 수많은 지상 인원이 비행 하나만을 위해서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안전하고 지속적인 비행 훈련을 가능하게 지원해주어 항상 감사하고 있다. 그들의 노력과 희생으로 안전한 비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함께 한 동기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많은 연구량과 강도 높은 훈련량으로 때로는 지치고 힘든 순간이 온다. 그때마다 서로 의지하고 도움이 되는 것이 주변의 동기들이다. 묵묵히 앞에서 끌어주는 동기, 힘들 때마다 용기와 사명감을 외치던 동기, 배워온 비행을 어떻게라도 전파하려는 동기 등 모두에게 감사하다. 함께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제 각자의 비행대대로 배치되어 영공방위의 임무를 수행한다. 비상대기 임무를 통해 언제든지 출격할 수 있는 진정한 전투 조종사가 된 것이다. 물론 이제 시작이다. 더 공부하고 더 배워서 기량을 올리고 언젠가는 리더로서 후배들을 이끌기도 해야 한다. CRT 과정에서 배운 많은 부분을 바탕으로 비행대대에서도 능력을 더 발전시켜야 한다.
어려서부터 꿈꿔왔던 전투기 조종사의 임무가 눈앞에 기다리고 있다. 때로는 힘에 부치고 역경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CRT 과정의 초심과 더불어 비행단에서의 실전적인 비행훈련을 통해 주어진 영공방위 임무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수행하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