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의 하루는 여명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부대원들의 뜨거운 땀방울로 시작된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리더십을 증명하는 솔선수범의 정신, 팀 단위로 구슬땀을 흘리는 대원들의 함성과 함께 울려 퍼지는 군가 ‘검은 베레모’는 고된 일상을 이겨 내는 이들만이 공유하는 자부심의 표상이다.
이곳의 문화는 상급자가 내민 손을 굳게 잡으며 “임무 완수하겠습니다!”라고 외치는 결의에 찬 악수에도, 극한의 천리행군 끝에 말없이 전우의 군장을 나눠 들고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딛는 모습에도 배어 있다.
‘안 되면 되게 하라’는 특전부대 신조는 구호가 아닌 이들의 삶 그 자체이며, ‘최정예·전천후·대체불가’라는 수식어는 매일의 훈련으로 증명되는 이들의 정체성이다.
인사병과 장교로서 전투는 바로 이 강력한 전투력이 흔들림 없이 유지되도록 완벽한 인사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것이 맡은 바 임무이자 존재 이유인 셈이다.
매일 마주하는 공문과 인사자력 하나하나가 특수작전 최전선에 있는 특전대원들의 사기와 직결된다는 것을 알기에 나의 책상은 또 다른 의미의 최전선이다.
병력 유지, 진급 및 평정, 상훈의식, 휴가를 비롯한 인사근무에 이르는 인사지원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이는 국가를 위해 가장 위험한 곳에 제일 먼저 투입돼 임무를 완수하는 특전대원들과 그 가족의 삶을 지키는 숭고한 약속이다.
찰나의 망설임도 없이 적지로 뛰어드는 특전대원이 자신의 경력 관리와 기록 변경이 정확히 유지되고 있는지, 떨어져 있는 가족이 안정된 환경에서 보호받고 있는지 걱정하게 해선 안 된다. 인사지원에 작은 빈틈이라도 생긴다면 전장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대원들의 몰입을 방해하고 전투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12일은 육군 인사병과가 창설 11주년을 맞는 뜻깊은 날이다. 2014년 부관병과를 모체로 전문성을 강화한 병과로 확대 창설된 이래 인사병과는 작전 수행 중 인사지원 과업을 수행하는 전문가로 자리매김해 왔다. 지난 10여 년간 인사병과는 ‘밀리패스 앱’을 비롯한 디지털 육군 인사·행정서비스 구축과 전공사망자 관리체계 및 예우 발전에 이르기까지 시대 변화에 발맞춰 끊임없이 혁신해 왔다. 이에 병과훈인 ‘창의, 책임, 봉사’를 가슴에 새기고 특전용사들의 헌신에 걸맞은 최고의 인사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매일 정진하고 있다.
규정에만 얽매이지 않고 부대원 입장에서 먼저 고민하는 ‘창의’적인 행정, 임무 수행이 전우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항상 명심하는 ‘책임’감, 최상의 전투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봉사’정신이야말로 인사병과원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세계 최정예·전천후·대체불가 특전대원들이 임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든든한 울타리가 돼 주는 것. 그것이 검은 베레의 심장을 뛰게 하는 나의 사명이자 인사병과원으로서 가장 큰 영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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