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 길고 관통력 강력하지만 신뢰·실효성 논란

입력 2025. 09. 10   15:48
업데이트 2025. 09. 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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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무기의 세계 - 미 육군 차세대 소총 ‘M7’ 

하이브리드 탄피 채용 무게 줄이고
6.8㎜ 탄환 600m 거리 방탄복 뚫어
자동 보정 조준점 표시 조준경 탑재
표준 휴대 탄약 적어 전투지속능력↓
총신 내부·장전 손잡이 쉽게 파손
무겁고 길어 좁은 참호전에 부적합
빠르게 움직이는 공중 표적 조준 한계

 

M7 소총 사격 중 재장전하는 장면. 출처=Spc.Turner Horton
M7 소총 사격 중 재장전하는 장면. 출처=Spc.Turner Horton

 

 

미군이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는 핵심 요인 중 하나는 기술적 우위를 점하는 신무기를 선제적으로 개발하고 운용하는 데 있다. 신무기를 선도적으로 개발하는 것은 누구도 겪지 못한 문제점에 먼저 직면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미국의 야심 찬 신무기 계획이 다양한 이유로 취소되거나 심각한 결함이 발견돼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경우가 많다. 최신 무기의 세계, 이번에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교훈을 반영해 야심 차게 개발했으나 신뢰성·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불거진 미 육군의 차세대 소총 M7을 분석한다. 


아프간 전쟁 교훈으로 시작된 NGSW 사업

미 육군은 1963년 ‘XM16E1’이란 이름으로 시험 사용되던 총을 도입한 이래 약 60년간 5.56㎜ 탄을 사용하는 AR-15 계열 소총을 운용해 왔다. 1980년대엔 M16A2, 1990년대 후반부터는 총열을 줄인 M4 카빈으로 발전했지만 모두 M16(AR-15)에 기반한다는 점은 같았다.

하지만 2001년 시작된 테러와의 전쟁은 M4 카빈, 5.56㎜ 탄의 평가를 완전히 바꿔 놨다. 기계화부대의 기동전에 맞춰 총열을 짧게 설계한 M4 카빈은 아프가니스탄 고원지대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500m 이상의 장거리 교전에 한계를 드러냈고, 조준장비를 개선하는 것만으론 탄약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웠다.

이에 미 육군은 2017년부터 차세대 분대 화기(NGSW·Next Generation Squad Weapon)라는 종합 소화기 현대화 사업을 했다. 이 사업의 목표는 기존의 M4 카빈, M249 경기관총을 새로운 6.8㎜ 탄약체계와 첨단 화력통제장치로 대체하는 것이었다. 미 육군은 신형 6.8㎜ 탄자의 규격만 제시하고 탄피 형식이나 총 구조는 업체 자율에 맡겼다.

초기 7개 업체가 참여한 경쟁은 최종적으로 제너럴다이내믹스(GD-OTS)팀의 RM277, 텍스트론시스템스의 CT 카빈, 시그사우어의 MCX 소총 개량형으로 압축됐다. GD-OTS는 탄창을 손잡이 뒤에 배치하는 불펍(Bullpup) 방식을, 텍스트론은 원통형 추진체가 탄자를 감싸는 혁신적인 CT(Cased Telescoped) 탄약을 선보였다.


브레이든 트렌트 미 육군대위가 M7 소총을 평가하기 위해 무게를 재는 모습. 출처=브레이든 트렌트 대위
브레이든 트렌트 미 육군대위가 M7 소총을 평가하기 위해 무게를 재는 모습. 출처=브레이든 트렌트 대위



신형 6.8㎜ 탄환 사용

두 회사는 신뢰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고, 27개월간의 시제품 테스트 끝에 시그사우어가 최종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들의 제안이 M7 소총과 M250 기관총으로 제식화됐다. M7은 경쟁 모델과 달리 기존 총기 구조를 최대한 활용해 신뢰성을 높인 검증된 구성을 채택했다.

우선 탄약은 특수 구조가 아닌 ‘하이브리드 탄피’를 채용했다. 탄피의 헤드(머리) 부분은 스테인리스강으로, 몸통과 결합하는 부분은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기존 황동 탄피보다 무게를 20~30% 줄였다. 여기에 기존 7.62㎜ 탄약보다 탄속이 빠르고 탄도 안정성이 뛰어난 6.8㎜ 탄환이 결합하면서 M7은 약 600m 거리에서도 방탄복을 관통하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총기 구조 역시 신뢰성 있는 구성을 채택했다. 시그사우어의 MCX 소총에서 검증된 단행정 가스 피스톤(Short-stroke gas piston) 방식은 M4 소총보다 내부 오염에 강한 구조다. 또한 완벽한 양손잡이 설계와 6단계 조절식 개머리판으로 다양한 체형의 사수를 지원한다. 현대 소총의 필수요소인 모듈러 록(M-LOK) 및 피카티니 레일도 적용해 각종 부착물 장착이 용이하다.

M7의 정확도와 위력을 극대화하는 장비도 함께 배치된다. NGSW 사업에서 함께 선정된 보텍스 옵틱스의 XM157 조준경은 단순한 조준경이 아닌 ‘화력통제체계(Fire Control System)’로 불린다. 가변 배율 광학조준기(LPVO), 탄도계산기, 레이저 거리측정기, 디지털 나침반이 통합된 XM157은 거리, 풍향, 온도 등을 자동 보정한 조준점을 실시간으로 표시한다.


한계 노출

미 육군의 대량 배치가 기대되던 M7의 미래가 순탄치만은 않다. 정식 채용 후 운용 과정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현대전 흐름에 M7의 특성이 부합하는지 논쟁도 가열되고 있다.

지난 5월 브레이든 트렌트 미 육군대위는 M7을 운용하는 101공수사단 장병 150여 명을 인터뷰하고 23정을 분해·검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 내용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M7은 M4에 비해 전투 중량이 과도하게 무겁고, 표준 휴대 탄약도 M4의 210발보다 훨씬 적은 140발에 불과해 전투 지속 능력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탄창 용량 역시 M4의 30발에 못 미치는 20발에 그쳐 근접전에서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총기 분해 분석 결과는 M7의 신뢰성에 의문을 더했다. 약속된 수명보다 훨씬 짧은 2000발 사격 후 총신 내부에서 긁힘과 홈이 발견됐다. 운용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소총 3정에서 장전 손잡이가 파손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XM157 조준경의 신뢰성 문제도 제기됐다.

특히 훈련 결과 M7의 핵심 개념인 장거리 정밀교전이 실전에선 드물다는 지적을 받았다. 휴대 탄약이 140발에 불과해 훈련 중 1개 소대의 탄약이 10분 만에 소진되는 일이 일어났다. 전투 개시 15분 만에 적을 제압할 사격조차 어려워졌다. 대부분의 교전이 300m 이내에서 생겨 장거리 사격 능력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 양상과 M7의 특성이 맞지 않는다는 점도 큰 문제로 지적된다. 우크라이나군은 참호 내 초근접전에서 속사하거나 1인칭 시점(FPV) 자폭드론을 요격하는 임무를 주로 수행한다. 하지만 M7은 무겁고 길어 좁은 참호전에 부적합하며 XM157 조준경 역시 빠르게 움직이는 드론과 같은 공중 목표를 조준하는 데는 한계가 명확하다.


필자 김민석은 에비에이션 위크 한국특파원으로, 국내 방위산업 소식을 해외에 소개하고 있다. 국내 매체 비즈한국 및 유튜브 채널에서 국내외 방위산업 소식을 알리고 있다.
필자 김민석은 에비에이션 위크 한국특파원으로, 국내 방위산업 소식을 해외에 소개하고 있다. 국내 매체 비즈한국 및 유튜브 채널에서 국내외 방위산업 소식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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