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은 우리의 VIP이기에… 오늘도 달린다, 한결같이

입력 2024. 11. 13   16:31
업데이트 2024. 11. 13   16:49
0 댓글

국방일보, 지면에 담지 못한 이야기

기자가간다
장병 있는 곳 어디든 가까이…
발로 뛰고, 손으로 적고, 머리를 쓰며
취재·사진·편집 하나 되어 신문 제작

장병이 있다
또 하나의 전우 되어 함께… 
세계 곳곳 활약하는 국군 모습 기록
장병이 존경받는 사회 조성에 노력

안보는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 중 하나입니다. 각종 위협에서 국민·영토·주권을 보호하는 일은 그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기 때문이죠. 이토록 중요한 국방 분야 어젠다를 만드는 데 신문은 여전히 강력한 플랫폼입니다. 그리고 그 힘은 치열한 취재와 임펙트 있는 사진, 유려한 편집에서 나옵니다. 창간 60주년을 맞아 현장을 누비고 지면을 창조하는 국방일보 기자들이 흥미로운 뒷이야기를 풀어놨습니다. 맹수열·이원준(취재), 양동욱·김병문(사진), 박재윤·신연식(편집), 안승회(디지털콘텐츠) 기자가 나섰습니다.  정리=조수연 기자/사진=국방일보 DB 

김병문 기자
김병문 기자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을 꼽아 달라.

이원준 기자 = 해난구조전대(SSU) 혹한기 훈련에 함께할 기회를 얻어 호기롭게 도전했다. 쉽지 않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특수체조를 할 때부터 체력이 고갈되는 바람에 멘털이 나갔다. 기자와 함께한다고 해서 느린 페이스로 갔는데도 숨이 턱까지 올라와 낙오하고 싶었지만 악으로 깡으로 버텼다. SSU 훈련을 짧게 체험한 그날 이후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SSU 대원들과 군가를 부르며 뜀걸음할 때 느낀 벅찬 감정을 잊지 못해 달리기를 시작했다. 4월부터 꾸준히 달려 올해 1000㎞ 넘게 달렸다. 하프마라톤 대회도 나갔고, 내년에는 풀마라톤에 도전할 계획이다.

맹수열 기자 = 국방일보에서 맡은 첫 번째 현장 취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첫 취재지는 서해안의 한 무인도였다. 이곳에선 육군특수전사령부의 ‘무인도 생존 훈련’이 벌어지고 있었다. 훈련 중인 특전장병들은 3일째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한 상황이었다. 여기에선 ‘말 걸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독이 바짝 오른 모습이었다. 그때 경사가 났다. 토끼를 잡은 것이다. 토끼를 ‘제압’한 채 환호하던 장병들의 모습은 잊을 수 없다.

양동욱 기자 = 북한 도발에 대응한 현무 미사일 사격 현장에서 생긴 일이다. 이 같은 촬영은 안전 때문에 미사일 근처에서는 카메라를 놓고 리모컨을 설치해 찍는다. 현무 미사일 2발을 동시사격하는 날이어서 다양한 구도로 촬영하기 위해 카메라 여러 대를 설치했다. 사격이 끝나고 카메라를 수거하러 갔더니 카메라가 보이지 않았다. 수십 분 동안 찾아 헤맨 끝에 미사일의 후폭풍으로 일어난 진흙더미에서 카메라를 찾았다. 그 상황에서도 좋은 사진이 나왔을까 하는 생각에 허겁지겁 메모리카드를 확인했지만 제대로 된 사진이 없었다. 지금도 당시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안승회 기자 = 훈련 중 전투기 추락으로 순직한 박인철 공군소령을 가상인간으로 복원한 기획이 기억에 남는다. 고인의 생전 영상과 목소리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아 복원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고인의 어머니와 사관학교 동기 김상훈·이두원 중령, 이선미 공군중령의 도움 덕분에 프로젝트를 이어갈 수 있었다. 마침내 모니터 속에 재현된 박인철 소령은 생전 모습 그대로였다. 20대 아들 모습을 본 어머니는 참아오던 눈물을 쏟아냈다. 이 프로젝트는 국내 80여 개 언론이 보도했고, 영어 버전으로도 제작해 세계 100여 개국에 송출했다. 시청자로부터 군인의 희생을 기억하겠다는 반응을 들으며 큰 보람을 느꼈다.

김병문 기자 = 국방일보에 입사 후 한 달이 채 안 됐을 때 6·25전쟁 참전용사의 집을 고쳐주는 장병들을 취재했다. 어르신께 참전 당시 사진이 있는지 여쭤보자 크게 분노하셨다. 전쟁통에 사진 한 장 남기는 것도 엄청난 사치였던 것이다. 내 생각이 짧았다.

박재윤 기자 =2018년 10월 계룡대에서 열린 지상군페스티벌에 지원 나갔을 때 관람객에게 국방일보 1면에 자신들이 나온 것처럼 즉석에서 사진을 찍어 편집해주는 서비스를 했다. 가족·연인이 정말 많이 좋아하는 모습을 봤을 때 보람 있었다.

신연식 기자 = 2018년 제작한 ‘DMZ 시리즈’가 편집·취재·사진기자가 기획 단계부터 제작까지 함께 만든 지면이라 애정이 간다.


안승회 기자
안승회 기자

 

맹수열 기자
맹수열 기자



군 장병들이 멋지다고 느낀 순간은. 


이 기자 = ‘격오지 부대를 찾아서’란 기획을 1년간 진행하며 동서남해 격오지를 다녔다. 격오지 부대 환경은 열악하고, 임무 여건도 좋지 못한 편이다. 그럼에도 묵묵히 맡은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 그 자체가 멋있어 보였다.

맹 기자 = 단연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를 꼽고 싶다. 지난해 5월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열린 ‘LIMA 2023 국제 에어쇼’에서 블랙이글스는 국산 전투기인 FA-50 수출을 돕기 위해 에어쇼를 펼쳤다. 착륙한 조종사들이 캐노피를 여는 순간, 태극기를 꺼내 들고 일어서는 조종사들을 향해 엄청난 사진 플래시와 환호가 쏟아지는 걸 보며 한국인이라는 게 자랑스러웠다.

김 기자 = 한여름에 훈련이 한 시간 넘게 지연된 적이 있었다. 무더위에 하나둘 편히 앉아 대기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한 병사는 긴 시간 엎드려 자세로 단 한번도 흩트리지 않고 경계하고 있었다. 누구 하나 지적할 사람이 없었지만 그는 절대 총구를 내리지 않았다. 이런 군인이 나라를 지켜줄 것이라고 믿게 됐다.

신 기자 = 코로나19는 온 국민이 처음 맞이한 질병과 싸운 ‘전쟁’이었지만 선방에 국군 장병이 있었다. 편집기자로서 기사와 사진으로 먼저 접하며 현장을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느낀 감정을 독자에게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편집했다. 구슬땀을 흘리며 헌신하는 장병들의 모습을 보며 이것이 진정한 ‘국민의 군대’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양동욱 기자
양동욱 기자

 

박재윤 기자
박재윤 기자

 

이원준 기자
이원준 기자



일하며 겪는 딜레마나 고민이 있다면. 


양 기자 = 새로운 시선으로 장병들을 보기 위해 항상 고민한다. 신문 특성상 지면에 사용하는 사진이 큰 틀에서 정해져 있기 마련인데, 취재하다 보면 그것에 익숙해져 그 구도에 맞게만 보는 상황이 생긴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현장 목소리를 생동감 있게 전하기 위한 고민을 많이 한다.

박 기자 = 모든 부대가 자신들의 이야기가 크게 쓰이길 바라겠지만, 제한된 지면 사정상 톱부터 단신까지 순서가 매겨지고, 사진이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비중을 책정하는 게 때론 딜레마다.

신 기자 =반복되는 기사를 접할 때 매번 다른 지면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헌혈·모발 기부 기사 등 지금도 계속되고, 앞으로도 이어질 기사를 매번 새롭고 감동적으로 표현할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쉽지 않지만 매우 중요한 기사여서 더 돋보이게 할 방법을 지금도 고민 중이다.


더 좋은 신문을 위해 기울이는 노력은. 

안 기자 = 국가를 위해 헌신한 장병이 존경받는 사회를 만드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 군은 사기를 먹고 사는 집단이다. 사기 증진은 전투력과 직결된다. 국방일보 기자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그래서 젊은 장병들이 자발적으로 찾아볼 수 있도록 유익하면서도 재밌게 제작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 기자 = ‘기자는 하루살이’라는 생각으로 지면 편집에 임하고 있다. 어제 아무리 화려한 지면을 제작했어도 다음 날 또 하얀 판이 기다린다. 이게 허무할 수도 있지만 매번 설레기도 한다. 이 지면이 마지막인 것처럼 늘 최고의 지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혹은 힘들게 했던 취재원은.


이 기자 = ‘전설의 해병대 1기’ 이봉식 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18세이던 1949년 해병대 1기로 입대한 이옹은 통영상륙작전을 시작으로 인천상륙작전, 서울수복작전 등 해병대 주요 전투에 참전한 레전드였다. 2022년 인터뷰 때, 아직도 그날이 생생히 기억난다. 인생이 한 편의 영화와 같은 분이었다. 이후로도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올해 3월 별세하셨다. 허탈하고 아쉬운 마음에 자진해서 부고 기사를 작성했다. 이봉식 할아버지! 하늘나라에서 잘 지내시죠? 당신은 우리의 영웅입니다.

김 기자 = 항상 좋은 에너지를 풍기고 밝은 표정을 띠고 있는 장병들을 만난 날은 기분이 좋다. 뮤지컬 ‘스탠드오어다이(StandorDie), 낙동강’을 연출한 황형근 상병이 그랬다. 미국에서 영화를 전공하던 그는 입대 전 상도 여러 개 받은, 꿈으로 가득 찬 청년이지만 지금은 자신이 군인이라는 걸 잊지 않고 있었다. 주관이 뚜렷한 젊은 장병들은 자신의 임무에서 의미를 발견했을 때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창의적이다.


독자들께 감사인사를 전해 달라. 

맹 기자 =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 군에는 분명 긍정적이고 밝은 면이 많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취재 중 만난 장병들의 얼굴에 서린 자긍심은 이런 믿음을 더 단단하게 한다. 여기에 신뢰를 더하기 위한 노력, 성실하고 치밀한 취재와 확고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발로 뛰고, 손으로 적고, 머리로 생각하겠다.

이 기자 = 기본에 충실한 매체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국방일보는 우리 국민이 국군을 바라보는 창이라고 생각한다. 잘 정제되고 가공된 콘텐츠로 국방일보를 만들어 가기 위해 저부터 노력하겠다!

양 기자 = 국방일보의 VIP 독자는 군인이다. 군인이 있기에 국방일보도 있다. 우리는 제복을 입은 군인은 아니지만 항상 대한민국 국군 전우로서 장병 곁에서 그들의 모습을 기록해 나갈 것이다. 또 군인들이 군 복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묵묵히 헌신하고 있는 군인가족들이 믿고 즐겨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많이 만들고 싶다.

안 기자 = 국방일보는 정확성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국방일보가 이러한 정확성을 유지할 수 있던 배경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당백 역할을 해준 육·해·공군, 해병대 정훈병과 군인이 있다. 정훈병과는 언제나 국방일보와 함께해 온 동반자였다. 아낌없는 취재를 지원해준 정훈병과 장교·부사관·병사에게 이 지면을 빌려 감사 인사를 드린다.

박 기자 = 신뢰는 진실 혹은 팩트를 통해 쌓인다. 국방일보가 신뢰를 주는 매체가 되기 위해 국방 안보 현장을 있는 그대로 취재해 온 기사를 왜곡이나 불필요한 치장 없는 편집으로 국민에게 생생히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겠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