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볼까 미국여행 ⑤ 욕망의 도시 라스베이거스
화려한 벨라지오 호텔 분수
시내 한눈에 보이는 하이 롤러
축구장 두 배 스피어 공연장
낮보다 밤이 더 아찔해진다
끝없이 펼쳐진 레드록 캐니언
사막 한가운데 우뚝 솟은
25톤 화강암 기둥…7개 마술 산
밤과 다른 낯선 색에 반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세계적인 ‘카지노 도시’다. 서울의 절반이 조금 넘는 면적에 300개의 호텔과 카지노가 있다. 지난해 카지노 수입은 88억 달러(약 12조 원)를 기록했다. 그러나 카지노를 안 해도 사막 한복판의 이 도시는 온갖 신비로 가득하다. 라스베이거스에 가야만 볼 수 있는 쇼와 공연이 있고, 개성 넘치는 호텔을 둘러보며 이탈리아 베네치아·프랑스 파리 등 외국 도시를 축소해 놓은 듯한 모습도 감상할 수 있다. 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면 별천지 라스베이거스와 딴판인 텅 빈 사막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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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구형 공연장
지난해 9월 29일 개관한 세계 최대 구형 공연장 ‘스피어’는 단숨에 라스베이거스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약 3조 원을 들여 만든 스피어는 상상을 초월하는 건축물이다. 우선 내부. 좌석은 1만8000개로 그리 많지 않은데, 화면 크기가 1만5000㎡에 달한다. 축구장 두 배 크기의 화면이 곡면으로 휘어서 천장까지 닿아 있다고 상상해 보시라. 화면에 18K 영상이 어른거리는데 실물보다 더 생생한 느낌이다. 스피커는 16만7000개에 달한다. 실내에서는 영상 프로그램이나 유명 가수의 공연을 볼 수 있다. 지난해 전설적인 아일랜드 그룹 U2가 테이프를 끊었고, 현재는 록밴드 ‘데드 앤 컴퍼니’가 장기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50분짜리 영상물 ‘지구에서 온 엽서’는 앉아서 즐기는 세계여행이다. 해저에서 가오리가 헤엄치는 모습, 코끼리가 초원을 걷는 장면이 압도적이다. 화면에 따라 바람이 불어오고 향도 퍼진다.
라스베이거스는 낮보다 밤이 밝은 도시다. 화려한 야경을 감상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가장 유명한 건 벨라지오 호텔 분수다. 낮에도 분수가 솟구치지만 역시 밤에 봐야 멋지다. 요일에 따라 오후 7시 혹은 8시부터 자정까지 15분 간격으로 분수 쇼가 펼쳐진다. 인공 쇼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도 웅장한 음악과 함께 분수가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면 입을 벌리고 탄성을 내뱉는다. 라스베이거스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하이 롤러’도 타볼 만하다. 북미 최대 높이 대관람차다. 최고 높이 167m에 이르면 오금이 저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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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쇼 중 뭘 볼까?
뉴욕 브로드웨이나 런던 웨스트엔드에 가면 뮤지컬을 보듯이,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쇼를 꼭 봐야 한다. 특히 대형 호텔 세 곳에서 열리는 초대형 쇼 3개를 일컬어 ‘3대 쇼’라고 한다.
한국인 사이에서는 벨라지오호텔에서 열리는 ‘오 쇼(O show)’가 가장 인기다. 프랑스어로 물을 뜻하는 ‘eau’ 발음에서 유래해 ‘오 쇼’라고 이름 붙였다. 공연 한 번에 500만L 이상의 물을 쓸 정도로 스케일이 압도적이다. 영어를 못 알아들어도 배우들이 다이빙하고 하늘을 날며 선보이는 고난도 퍼포먼스만으로 몰입감이 대단하다.
태양의 서커스팀이 라스베이거스에서 펼치는 또 하나의 대작 ‘카 쇼(KA Show)’는 MGM그랜드호텔 공연장에서 볼 수 있다. 위험한 여정을 떠나는 쌍둥이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호화로운 무대예술, 16개국에서 모인 아티스트 80여 명이 펼치는 역동적인 연기, 무술부터 뮤지컬까지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극 구성과 특수효과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윈 호텔에서 상연하는 ‘어웨이크닝’은 여주인공 IO가 빛과 어둠을 재결합하는 신화적인 모험 이야기다. 오 쇼나 카 쇼에 비하면 시각을 자극하는 재미는 덜하지만 배우들의 춤과 눈부신 무대장치가 인상적이다. 영화 ‘라라랜드’의 안무 감독 등 기라성 같은 공연계 실력자들이 참여했다. 좌석 머리맡에 스테레오 스피커가 설치돼 있어 음악과 대사도 또렷하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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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RM도 반한 사막
라스베이거스에서 대형 호텔이 모여 있는 지역을 ‘스트립’이라고 한다. 별천지 스트립을 벗어나면 완전히 딴 세상이다. 택시를 타고 10여 분 북상하면 다운타운이 나온다. 스트립이 발전하기 전에 카지노와 상업시설이 번성했던 곳이다. 쇠락한 구도심을 살리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아치형 천장에 LED 전구를 수놓은 프리몬트 거리, 수십 개의 컨테이너에 부티크숍과 식당이 들어선 컨테이너 파크가 대표적이다. 문 닫은 모텔에 예술가들이 들어가서 색다른 공간으로 탈바꿈한 ‘퍼거슨 다운타운’도 가볼 만하다. 카페와 소품숍, 빈티지 가게가 줄지어 있고 주말에는 축제도 자주 열린다.
스트립 서쪽 약 30분 거리에는 ‘레드록 캐니언 국립 보존 지구’가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4시간 이상 떨어진 그랜드 캐니언 국립공원 같은 풍광은 아니어도 광대한 사막 풍광을 감상하기엔 충분하다. 약 2억 년 전에 형성된 바위 형상이 압도적이다. 색깔이 화려한 바위가 있는가 하면, 물결이 흐른 것처럼 지층이 선명한 바위도 있다. 전기자전거를 빌려 타거나 암벽 등반을 하는 사람도 많다. 가이드와 함께 분홍색 지프차를 타고 둘러보는 투어 프로그램 ‘핑크 지프 투어’도 있다.
스트립 남쪽 30분 거리, 사막 한복판에는 컬러풀한 기둥 7개가 서 있다. 스위스 미술가 우고 론디노네가 2016년 만든 예술작품 ‘7개의 마술 산’이다. 무게가 10~25톤에 육박하는 화강암 덩어리 33개로 9~10m 높이 기둥을 만들었다. 2022년에는 방탄소년단(BTS) 멤버 RM도 여기에 방문해 인증사진을 남겼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먹는 재미다. 특히 미국 여느 도시와 달리 뷔페 문화가 발달했다. 겜블러를 붙들어 두기 위해 저렴한 가격으로 원 없이 식사를 즐기도록 했는데, 한국인 여행객 사이에서는 브런치 뷔페가 인기다. 코스모폴리탄 호텔의 뷔페식당 ‘위키드 스푼’은 가성비가 뛰어나다.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먹을 수 있는 1인 브런치 가격이 47달러(약 6만4000원, 세금 제외)다. 서울 신라호텔의 주중 브런치 뷔페(17만3000원)의 반값도 안 된다. 윈호텔과 벨라지오호텔의 뷔페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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