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일 군사경찰 수사훈련 위탁교육을 다녀왔다. 이 교육은 2023년 국방부조사본부와 독일 군사경찰사령부의 국방교류협력 계획에 따라 신설됐다. 이번 교육을 통해 한국과 독일 군사경찰의 수사 방식과 임무수행 방향의 차이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임무수행 방향에서 드러난 차이였다. 한국 군사경찰은 국내 임무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파병 임무는 특수부대가 주로 수행한다. 반면 독일 군사경찰은 국제 임무에 능숙했다. 대부분 수사관이 다수의 해외파병 경험이 있었다. 또한 독일 수사관들은 영어구사 능력이 뛰어났다. 국제 임무에 맞춘 영어 교육과 훈련을 통해 다국적 협력 임무를 능숙하게 수행하고 있었다. 독일 수사관들이 다양한 문화와 법체계에 유연하게 적응하며 임무수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제적인 환경에 대한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꼈다.
수사 시스템에서도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한국군 수사단은 분야별로 전문화돼 있어 과학수사팀, 사이버수사팀 등 팀·직책별로 업무가 나뉘어 있다. 반면 독일에서는 한 명의 수사관이 현장 초동조치부터 증거 채집, 기록 작성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낼 수 있어야 한다. 다재다능함이 요구되는 독일 수사 시스템과 비교해 보면 한국은 좀 더 전문화돼 있어 특정 분야를 깊게 다룰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다른 분야에서 실무 경험을 쌓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한계로 느껴지기도 했다.
교육 방식 역시 달랐다. 한국에서는 이론 중심 교육이 많고, 교범과 문서 작업을 통해 배운 지식을 적용하는 반면 독일은 실습 경험을 통해 얻는 노하우를 중요하게 여겼다. 교관은 설명 대신 직접 실습을 요구했고, 상황을 재현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도했다. 이러한 방식 덕분에 짧은 시간에도 교육생은 현장 기술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었고, 체험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번 교육을 통해 나는 수사 분야에서 군인과 동등한 입장에서 협력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국적과 직책을 막론하고 모두가 수사관으로서 동일한 책임감과 목표의식을 공유하며 교육에 임했기 때문이다. 또한 군무원으로서는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사격훈련과 비무장 호신술 훈련에 참여하며 군인의 임무와 역량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고, 새로운 존경심을 갖게 됐다.
특히 이번 독일 군사경찰 수사훈련 교육은 ‘존중은 아는 만큼 깊어진다’는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단순히 머리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체험하며 배우는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이다. 독일과 한국, 군인과 군무원이라는 구분을 넘어 함께 협력하고 배우며 발전할 수 있었고, 앞으로 이러한 교육 기회가 확대된다면 대한민국 군사경찰의 수사 분야에서 전문성이 한층 발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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