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102기갑여단, 참여형·행동화교육 통한 지역 전사 연구
월비산-351고지전투 연구·토의 통해
장병 스스로 전사 이해하고 교훈 도출
“작전지역 관심·애정 향상, 대적관 확립”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무언가를 이해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 육군102기갑여단이 추구하는 정신전력 교육이 그렇다. 여단은 지난 4월부터 ‘전사(戰史) 연구를 통한 참여형·행동화 정신전력 교육’을 진행해왔다. 강한 정신 무장을 독려하며, 침과대적(枕戈待敵)의 자세로 확고한 군사대비태세 유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여단의 정신전력 교육 현장을 소개한다. 글=박상원 기자/사진=부대 제공
사전 지식 토대로 전사 이해 ‘쏙쏙’
“여러분 앞에 보이는 곳이 전날 전사연구를 하며 알게 된 월비산-351고지입니다. 이곳을 살펴보면서 우리가 전시에 어떻게 전투에 임해야 할지 알아야 합니다.”
지난 22일 오전 9시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 2층. 여단 충마대대 장병 70여 명이 반짝이는 눈빛으로 한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박윤미(중위) 공보정훈장교의 ‘참여형·행동화 정신전력교육’에 따른 것이다.
월비산-351고지전투는 국군5·11·15·수도사단이 1951년 7월부터 1953년 7월까지 강원도 고성군 일대의 전술적 요충지인 월비산과 351고지 일대에서 북한군과 벌인 전초진지 쟁탈전이다. 장병들은 바로 눈앞에 광활하게 펼쳐진 월비산-351고지를 지켜보면서 선배 전우들이 치열한 전투를 상상했다.
이어 전날 공부한 전사연구·토의 결과를 발표할 차례. 이들은 현장 방문에 앞서 전사를 연구하며 월비산-351고지전투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발표 장병들은 이날의 주제인 월비산-351고지전투의 의의와 국군의 활약상을 소개하기 위해 사전에 만든 포스터를 꺼냈다.
연단에 오른 신희석 상병은 마치 전문 강사처럼 장병들에게 자신이 연구한 내용을 쉽게 전달했다.
“월비산-351고지전투는 우리 군이 군사분계선(MDL) 최북단까지 진출해 설악산과 속초·거진·간성 지역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전사연구를 계기로 내가 근무하고 있는 작전지역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발표 과정에서 공보정훈장교의 개입을 최소화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장병들은 토의 과정에서 미흡하거나 잘못된 점을 바로잡으며 스스로 전사를 이해하고 교훈을 도출하고 있었다.
교육을 마친 장병들은 351고지전투 전적비를 참배하며 임무 수행 결의를 다졌다. 앞서 진행한 교육 덕분일까? 장병들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비장해보였다.
이를 지켜보던 관광객들도 장병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한 관광객은 “군인들이 나라를 지키는 것을 넘어, 선배들을 기리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말했다. 교관인 박 중위는 “민간인들이 많은 곳에서 참배 행사를 하는 이유 가운데는 선배 전우들의 헌신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한 것도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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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들이 교육의 주체
여단의 ‘전사 연구를 통한 참여형·행동화 정신전력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병사들이 능동적으로 교육의 주체가 되는 참여형·행동화 교육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전사연구와 발표, 현장답사간 보고 느끼며 행동화하는 과정에서 국가관·대적관·군인정신을 함양하고 스스로 신념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여단은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교육을 위해 ‘탑다운(Top-down)’ 방식의 팀 단위 학습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지휘관을 중심으로 간부들이 전사 연구와 현장답사를 해 안보관을 신념화한 뒤 이를 병사들에게 전파하는 방식이다. 전사 연구 역시 강의 형태가 아닌 연구·토의를 중심으로 한 참여형으로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 여단은 DMZ박물관·통일전망대 등 작전지역 내 전사적지와 연계한 참여형·행동화 정신전력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 추진하며 국가관·대적관·군인정신을 함양하고 신념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문상준(중령) 충마대대장은 “지역 전사 연구는 부대원들이 작전지역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더 확고한 대적관을 확립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참여형·행동화 정신전력교육은 군인정신 함양과 부대 전투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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