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버전보기

국방일보

2021.04.15(목)

속보 보러가기
오피니언  < 병영의 창

내 삶의 터닝 포인트!

기사입력 2021. 02. 26   16:34 입력 2021. 03. 01   13:55 수정

페이스북 바로가기 트위터 바로가기 카카오톡 바로가기

최지환 상병 육군5사단 표범여단 의무중대

나는 의무병이다. 군에 대해 전혀 모르던 민간인 시절, 군대를 먼저 다녀온 주변 지인과 매체를 통해 의무병에 대해 알게 됐다. 그분들이 의무병과를 추천해 주었고 나와 잘 맞을 것 같다고 했다. 본인의 특기를 살려 군에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의무병 지원을 한 이들도 있겠지만, 나는 어쩌다 보니 의무병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환자를 통해 의무요원의 역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됐다.

후송 대기 중이던 지난달 27일 밤 9시쯤, 갑작스럽게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발생했다. 먼저 인접 여단 의무대에서 진료를 본 결과 맹장염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았다. 상급 의료소로 후송하기 위해 출발한 지 십 분도 채 되지 않아서 환자가 심한 복통을 호소하더니 이내 몸을 축 늘어뜨린 채 움직이지 않았다. 순간 이러다 환자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긴박한 상황에서 그동안 수없이 반복 숙달해왔던 응급처치를 머릿속으로 되뇌며 즉시 실행에 옮겼다. 먼저, 환자의 양어깨를 두드려 의식을 확인했다. 처음에는 반응이 없어 심폐소생술을 하려던 찰나 환자가 힘겨운 목소리로 “네”라고 대답을 했다.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지만 조금 전 의식을 잃었을 때의 기억이 전혀 없다고 했다.

이러다가는 언제 또 고통으로 인한 쇼크가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쉬지 않고 환자와 대화를 시도했고 온몸을 마사지하며 환자를 살폈다. 인생에서 제일 긴 시간처럼 느껴졌던 순간이 끝나고 앰뷸런스는 병원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환자를 인계하면서 증상을 하나도 빠짐없이 얘기해 주었다. 이제는 검사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같이 온 앰뷸런스 선탑 간부가 고생 많았다며 내 어깨를 툭툭 쳐주자 그제야 긴장이 풀려 온몸에 힘이 빠졌다.

복귀하는 길에 아찔했던 순간들이 떠오르면서 환자가 무사히 병원에 도착해 검사를 받게 된 데 대해 깊은 안도감을 느꼈다. 13개월 동안 의무요원으로 지내며 내 마음가짐이 얼마나 안일했는지를 느꼈고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앞으로 남은 군 생활은 내 전우를 위해 그리고 소중한 생명을 위해 노력하고, 심폐소생술을 비롯한 응급처치술을 잘 익혀 언제 위급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대처하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오늘도 전투력 보존을 위해 노력하는 최일선 의무요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에 대한 의견 0

의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