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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조 조명탄] ‘2020년 범국민 안보의식 조사’에 나타난 국민의 소리

기사입력 2021. 02. 16   15:54 입력 2021. 02. 16   15: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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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특수성은 인정하지만
높은 수준의 정책 개방성 요구
‘안전’과 ‘청렴’에 대해서는
국방과 군 격려하면서도
잘하라고 채찍질하는 듯하다


김병조 국방대학원 안보정책학과 교수


국가안보를 확보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임에는 변함이 없지만, 국가안보를 다루는 방식은 권위주의 시기와 민주화 시기가 크게 대비된다. 권위주의 시기에는 정부가 독점적으로 국가안보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했다면, 민주화 시기에는 국가안보정책을 결정하는 데 다수 국민을 참여시키고 동의를 얻는 방식을 택한다. 그 과정에서 국민이 안보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분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됐다.

국방대학교 국가안전보장문제연구소는 1989년부터 매년 ‘범국민 안보의식 조사’를 하고 있다. 조사는 8월에서 10월에 걸쳐 실행되지만, 보고서는 통상 이듬해 초에 공개된다. 대학에서 2월은 신학기 교육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시기다. 국가안보를 연구하는 자로서 매년 보고서를 기다린다. 드디어 며칠 전 보고서를 받아볼 수 있었다.

보고서를 통해 국민이 국가안보에 위협을 줄 수 있는 대내외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국민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대외 요인으로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북한의 체제 불안’을 가장 많이 지적하고, 대내 요인으로는 ‘국내 경제의 불안’과 ‘국내 정치의 불안’을 지적한다.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조사 결과다.

그러나 안보 위협에 대한 국민 의식에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작년 조사에서 ‘감염병’을 대외 및 대내 안보 위협 요소로 새롭게 추가했다. 국민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북한 위협과 국내 정치·경제 불안을 가장 많이 지적하지만, ‘감염병’을 대외위협으로 지적하는 비율이 ‘세계 경제 침체/경제마찰’이나 ‘테러 위협’보다 많고, 대내 위협으로 ‘감염병’을 지적하는 비율이 ‘반미감정’이나 ‘이념 갈등’보다 많다. 외부로부터의 군사적 위협에 대처하는 것이 국방의 기본 사명이지만, 코로나19 방역에도 특수대책을 세워 실행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조사 결과다.

그 밖의 여러 조사 내용 중에서 ‘국방과 군에 대한 인식’에 주목하게 된다. 국민은 국방과 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국방부의 각종 발표에 대해 신뢰하십니까?’라는 질문에 57.1%가 신뢰한다고 응답했고, ‘군에 대해 어느 정도 신뢰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64.7%가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두 가지 질문에 대해 ‘신뢰한다’는 응답 비율이 2019년 조사보다 각각 9.9%p, 7.7%p 높아졌다.

하지만 ‘신뢰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각각 39.2%, 33.2%로 여전히 적지 않은 수치다.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무엇일까? 국방부 발표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로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서’와 ‘국민과의 소통 부재’를, 군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로 ‘군내 불합리한 관행 및 부조리’, ‘빈번한 사건 사고 발생’, ‘간부들의 도덕성’을 드는 비율이 높다.

그리고 국방비 수준에 대해서는 ‘늘려야 한다(30.6%)’는 의견이 ‘줄여야 한다(15.6%)’는 의견의 두 배가량 됐지만, 국방비 사용에 대해서는 ‘효율적(44.2%)’이라는 의견보다 ‘비효율적(48.7%)’이라는 의견이 다소 많다.

국방과 군은 보안·안전·청렴을 핵심 가치로 삼는 조직이다. 국민은 국방의 특수성을 인정하면서도 국방정책에 대해 높은 수준의 ‘개방성’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안전’과 ‘청렴’에 대해서는 아직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국민이 국방과 군을 격려하면서도 좀 더 잘하라고 채찍질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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