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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형욱 시론] 연합연습 연기, 적절한 결정이다

기사입력 2020. 02. 28   15:23 입력 2020. 02. 28   15: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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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형 욱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21세기 들어 대유행 우려가 있는 감염병 사태가 유독 많아지고 있다. 사스(SARS)·신종플루(H1N1)·메르스(MERS) 바이러스 등이 그것이다. 이번엔 코로나19라는 변종 감염병이 발생했다. 오늘날 감염병은 세계화와 발달한 교통수단, 활발한 인적 왕래로 빠르게 확산하는 측면이 강하다. 그동안 우리는 위기발생 빈도와 관련해 낙관적인 발생확률을 상정했다. 즉 위기발생이 정규분포를 이룰 것이라고 봐왔다. 그러나 실제로 통상적이지 않은 위기는 ‘팻테일 분포(fat-tailed distributions)’를 이룬다고 한다. 팻테일 분포는 정규분포와 달리 극한치의 발생확률이 매우 높아지는 확률분포를 말한다.

팻테일 분석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사건이 뜻밖에 자주 발생하는데, 그 이유는 실제 위기발생의 확률분포가 우리가 상정하는 분포와 다르기 때문이다. 대유행 가능성이 있는 감염병 발생이 유독 많아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코로나19의 위세가 무섭다. 대구에서 집단으로 확진환자가 나온 2월 18일 이전까지 우리의 코로나19 대응은 좋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중국이나 일본이 코로나19 사태 대응에서 낙제점을 받던 것과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전문성 있는 기관이 적절한 권한을 가지고 코로나19 사태의 최전선에서 컨트롤 타워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상황이 지난 2월 18일을 기점으로 바뀌어 버렸다. 신천지 교도들의 예배 방식과 그들의 네트워크가 만들어낸 ‘완벽한 폭풍(Perfect Storm)’이 온 나라를 휩쓸고 있다. 예상하지 못한 확산 시나리오였다. 팻테일 위기다. 지역사회 확산이 시작됐고, 우리 군은 물론 주한미군에서도 환자가 발생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연합연습을 추진하는 것은 무리였다. 연합연습 연기 결정은 지극히 적절했다. 군은 항상 전투력 보존을 우선시해야 한다. 새로운 감염병이 확산하는 현시점에서 이 원칙은 철저히 견지돼야 한다. 나아가 국가적 재난 극복에 군의 힘을 보태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군이 좌고우면하지 않고 신속히 결단한 것은 박수받을 일이다.

물론 다소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연합연습을 통해 전작권 전환 관련 검증을 추진하려 했는데, 그 일정에 다소 차질이 예상된다는 점은 우려할 만한 일이다. 그렇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속도감 있게 일을 추진하면 큰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자 많은 나라가 우리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유사한 회의를 소집했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었다. 감염병 저지는 우선순위가 높은 국가안보 사안이다. 앞으로 한두 달은 코로나19 사태 극복에 국가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 같다.

군도 스스로 감염병에 대한 내성을 강화하는 한편 국가적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야 한다. 군의 능력을 실제 상황에서 보여줄 기회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연합연습은 잠시 미뤄도 안보태세에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이 시련을 극복하면 더욱 강한 근육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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