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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시선과 평가로부터 자유롭고 싶다
당연히 타인들이 자신의 면면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을 싫어한다. 마이사이더 MZ들이 시선이나 평가로부터 자유롭고 싶은, 곧 MZ세대끼리도 그리고 MZ와 일하는 다른 세대 사람들이 언급할 때 극히 조심하거나 회피해야 할 항목들을 보면, 첫 번째가 외모·체형이고, 직장·직업과 학력이 뒤를 이었다. (★도표2 참조)
유명 연예인들이 함부로 말해 논란에 휩싸이는 대표 소재가 바로 외모 비하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서 평범한 체형의 모델들이 등장하는 광고가 많아졌다. 미국에서는 금발 백인에 9등신 몸매의 바비 인형이 더욱 현실 인간에 가까운 다양한 인종의 모습으로 다양하게 출시됐다.
출신 학교의 이름보다 어떤 공부를 어떻게 했냐에 더 비중을 두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스스로 공부하고 싶은 것을 공부하는 자유를 추구하는 이들이 많아진다. 지난 호에서 언급했던 청소일하는 MZ의 얘기에 담긴 것처럼 직업에 우열을 두지 않는다. 하는 일에 담긴 의지와 자유의 정도, 일하며 개성이 표현되는 범위에 더 큰 무게를 두는 이들이 많다.
직업에 우열을 두지 않는다
MZ 이전 세대들이 정상으로 여기는, 혹은 목표로 삼는 삶의 방식이 있다. 학교는 정해진 기한에 될 수 있는 한 빨리 마치고, 온몸 바쳐 일할 직장을 잡고, 결혼해서 아이를 두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라는 말처럼 대도시에 가서 살아야 한단다.
그런데 마이사이더의 성향을 보이는 MZ세대는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한다. 멀티잡, 비혼족, 갭이어, 딩크, 귀농·귀촌에 대해 공감하고 지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게 나타난다. 한국에서 세대갈등의 골이 다른 나라보다 깊게 나타난다고들 하는데, 특정 삶의 틀을 너무 강요한 탓이 크다. 깎아놓은 듯 정형화된 주류보다는 어디로 튈지 예측할 수 없는 비주류의 삶과 그들의 얘기가 훨씬 마음을 설레게 하고, 그 자체로 흥미진진하다.
선택의 기준을 찾는 과정 선행돼야
‘핀셋 소비’라는 성향을 보이는 MZ가 많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확실히 알고, 어떤 경로로 구할 수 있는지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 그를 핀셋으로 딱 집듯 구입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이전의 평가 따위에 연연하지 않는다. 음식에 써서는 안 됐던 ‘더럽다’는 ‘더티(dirty)’가 수식어로 붙은 ‘더티 커피’나 ‘더티 플레이팅’이 인기를 끈다. 패션이 추구하는 바와 정반대의 ‘못생겼다’는 뜻의 ‘어글리(ugly)’를 붙여서 ‘어글리 슈즈’라고 불리는 신발이 불티나게 팔렸다. 트렌드에 가장 앞서 나간다는 MZ세대가 일으킨 ‘뉴트로’ 열풍도 마이사이더적 특성에서 출현했다. 옛것을 그대로 재현하는 복고, 즉 레트로가 아니라 자신의 취향에 맞춰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그를 즐기며 탄생한 것이다.
동일한 환경이라도 사람에게는 다르게 받아들일 여지가 항상 있다. 순간순간이 선택의 연속이다. 먼저 그 선택의 기준을 찾는, 곧 마이사이더가 되는 과정이 앞서서 진행돼야 한다. 이는 바로 자신을 찾고, 세우는 과정으로 이어질 것이다.
<박재항 대학내일 20대연구소 고문>
도표는 대학내일 20대연구소 발행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0』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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