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영천의 밤, 생도의 꿈이 더 커졌다

입력 2024. 10. 11   17:20
업데이트 2024. 10. 1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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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 창설 56주년 부대 개방행사
부모님·가족과 생활관 하룻밤 체험
“걱정했는데 직접 와보니 마음 놓여”
가을축제 ‘충성제’도 열려 흥 더해
이용환 학교장 “최정예 장교 양성할 것”

지난 10일 경북 영천시 육군3사관학교에서 열린 부대 개방행사 중 생도생활 1박 체험을 함께한 최지안(오른쪽) 생도가 아버지 최재욱 씨, 어머니 김남숙 씨에게 자신이 받은 상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김병문 기자
지난 10일 경북 영천시 육군3사관학교에서 열린 부대 개방행사 중 생도생활 1박 체험을 함께한 최지안(오른쪽) 생도가 아버지 최재욱 씨, 어머니 김남숙 씨에게 자신이 받은 상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김병문 기자


“다가오는 겨울도 잘 보내고 한층 성장하기를 늘 기도할게.” 

딸이 머무는 생활관 안에서 아버지는 딸의 어깨를 살포시 안았다. 자신에게는 여전히 여린 외동딸이기에 낯선 공간에서 다부지게 서 있는 딸의 모습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지난 10일 육군3사관학교(3사) 생활관을 찾아온 최지안 생도의 아버지 최재욱 씨의 표정은 복잡다단했다. 최씨 부부는 3훈육대에서 교육받고 있는 딸과 하룻밤을 같이 보내기 위해 서울에서 한달음에 달려왔다. 3사가 창설 56주년을 맞아 이날부터 이틀간 준비한 부대 개방행사와 기념식이 계기가 됐다. 3사는 부대 개방행사를 하면서 신청자에 한해 생도들의 부모님·가족이 생활관에서 생도생활 1박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해 의미를 더했다. 

딸이 생활하는 공간에 들어선 최씨 부부는 한순간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곳곳을 신기하게 둘러봤다. 최 생도는 자신이 받은 상장을 보여 주면서 그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어머니 김남숙 씨는 “걱정이 많았는데, 직접 와 어떻게 지내는지 확인하니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최 생도의 가족은 학교가 별도로 마련한 생활관에서 함께 잠자리에 들었다. 최 생도는 “힘들 때 부모님이 써 주신 손편지를 보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곤 했다”며 “오늘 이렇게 부모님이 와 주셔서 어색하면서도 기분 좋은 하루가 됐다”고 웃어 보였다. 아버지 최씨는 “교정을 걸어오면서 올려다본 밤하늘이 너무 깜깜해 가족 생각이 안 나려야 안 날 수 없을 것 같다”고 덤덤히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군인으로 성장해 갈 딸의 미래를 간절히 응원했다.

3사는 창설일을 맞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학교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번 행사는 지난 7월 완공된 신축 본청을 지역주민과 내빈에게 처음 공개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같은 기간 생도들의 가을축제인 ‘충성제’도 같이 진행돼 3사의 매력을 더했다.

행사 현장에는 △군장비 및 물자 전시 △3사 군악대 버스킹 공연 △문화체육활동부 전시 및 체험부스 △영천시 관광부스 △영천호국원 6·25전쟁 사진전 △푸드트럭존 등도 준비돼 많은 인기를 끌었다.

지난 10일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생도의 밤 콘서트는 생도 밴드부 ‘타이거’와 응원단 ‘시리우스’가 흥을 돋우면서 막을 올렸다. 생도, 가족, 주민은 환호와 박수를 보내며 공연을 즐겼다. 3사는 화려한 불꽃놀이로 공연 열기를 더했다.

지난 11일에는 3사 창설 56주년 기념행사가 개최됐다. 교촌에프앤비와의 업무협약식에 이어 11기 임관 50주년 및 31기 임관 30주년 행사도 동시에 열렸다.

식전행사로 2작전사령부 의장대 공연과 2군단 태권도시범단 공연, 특수전사령부 고공 강하와 육군항공 축하비행 등이 많은 이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성공적으로 펼쳐졌다. 이어진 창설 기념식에선 생도들이 멋지게 열병·분열하는 충성의식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이용환(소장) 학교장은 “학교 창설 56주년을 맞아 지역주민과 화합을 도모하고자 부대 개방행사를 마련했다”며 “육군 최정예 장교를 양성하는 3사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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