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격능선 전투’서 전사한 故 박판옥 하사, 73년 만에 귀환

입력 2024. 10. 07   16:52
업데이트 2024. 10. 0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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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유단, 2000년 발굴된 유해 신원 밝혀
중공군과 맞서다 1952년 10월 전사
형 기다리던 동생, 확인 두 달 전 별세
 

이근원(오른쪽 셋째) 국유단장이 7일 전북 부안군에 있는 고(故) 박판옥 하사 유가족 자택에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열고, 유가족에게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 발굴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이근원(오른쪽 셋째) 국유단장이 7일 전북 부안군에 있는 고(故) 박판옥 하사 유가족 자택에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열고, 유가족에게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 발굴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조국을 지키다 열아홉 나이에 전사한 호국영웅이 7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000년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6·25전쟁 당시 ‘저격능선전투’에서 전사한 고(故) 박판옥 하사(현 계급 상병)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00년 4월 유해 발굴이 시작된 이후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는 총 237명으로 늘었다.

고인은 1934년 6월 전북 부안군 행안면에서 8남 5녀 중 여섯째로 태어났다. 유가족 증언에 따르면, 전사자는 부모님과 함께 농사와 어업에 종사하다가 1951년 9월 30일 입대 후 국군 제2사단 17연대 소속으로 ‘김화-금성 진격전’ 등의 전투에 참전했다.

이후 강원도 김화지구 ‘저격능선전투’에서 중공군과 맞서 싸우다 1952년 10월 16일 장렬히 전사했다.

저격능선전투는 국군 제2사단이 1952년 10월 14일부터 11월 24일까지 중부 전선 철의 삼각지대의 전략적 요충지인 저격능선을 탈환하기 위해 중공군 제29사단과 싸운 고지 쟁탈전이다.

이날 국유단은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부안군에 있는 유가족 자택에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열었다.

행사는 유가족에게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 발굴 경과 등을 설명하고, 신원확인 통지서와 함께 호국영웅 귀환 패,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函) 전달 순으로 진행됐다.

친조카 박광래 씨는 “장가도 못 간 채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작은 아버지의 유해를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속에서 막연하게 유전자를 제공했지만, 이렇게 유해를 찾을 수 있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앞서 형의 유해라도 찾기를 기다려온 고인의 남동생 박판남 씨는 지난 7월, 형의 신원 확인을 두 달 남겨두고 세상을 떠나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조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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