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교육·관리… 경험·나이가 장점됐죠”

입력 2024. 10. 07   16:38
업데이트 2024. 10. 0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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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부 공동연재 제대군인 취·창업 성공기 - ‘내 일(Job) 출근합니다’
⑫ 경비지도사 이성희 예비역 육군원사 

전역 후에도 ‘지키는 삶’으로 인생 2막
육군수방사 부사관 35년 만기 전역 
제대군인지원센터 소개로 취업
건물 40여 개·인력 300명 관리·감독
군 경험 활용 가능해 취업 선호도 높아
자격증 1년에 한 번 1·2차 시험 시행
제대군인 1차 시험 면제 대상이라 유리

군인과 경비원. 입고 있는 제복도, 환경도 다르지만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누군가를 지킨다는 것이다. 군인은 국가와 국민, 경비원은 자신이 소속된 시설과 그곳에 있는 사람이 그 대상이다. 제대군인 취·창업 성공기 ‘내 일(Job) 출근합니다’의 오늘 주인공 이성희(예비역 육군원사) 씨는 전역 후에도 ‘지키는 삶’을 살고 있다. 바로 민간경비원을 관리, 감독하는 경비지도사. 많은 군인이 이씨처럼 경비지도사에 지원하고 있다. 경비지도사는 어떤 직업일까? 그에게서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임채무 기자/사진=보훈부 제공



“저는 육군수도방위사령부에서 부사관으로 35년을 근무하고 만기 전역했습니다. 군에서는 주로 모터사이클 관련 업무를 했습니다. 전역 무렵엔 주요 경비지역에서 근무자의 근무 상태를 점검하고 교육·지도하는 업무를 했습니다. 지금은 국제경보산업이라는 업체에서 관리이사로 인력관리 및 교육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전역 후 이씨가 찾은 일은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이나 각종 건물, 시설에 있는 관리사무소 인력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크게 힘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과 달리 그가 관리하는 건물만 40여 개, 인력은 300명에 달했다. 회사에서 왜 그에게 이사 직함을 줬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는 어떻게 취업에 성공했을까?

“전역하기 전만 해도 사회에 나가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어디 갈 데 없겠어’라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막상 전역하고 보니 갈 만한 데가 많이 없더라고요. 군에서 취득한 경비지도사, 소방안전관리, 엑셀·파워포인트·워드 마스터 자격증이 좋게 보였는지 제대군인지원센터에서 지금 일하는 회사를 소개해줬습니다. 운이 좋았다고 할까요? 기본적으로 회사에서 법인 차도 나오고, 직급도 이사직으로 대우해줘 감사한 마음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제대군인이 이씨처럼 인력을 관리하는 곳으로 진출한다. 군 생활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에게 전역 후 관련 업종에 취직을 희망하는 후배들을 위해 직업의 장단점을 물었다.

“우선 군에서 하던 업무의 연장선이어서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장기 복무하신 분들은 대부분 병사의 인력 관리와 교육·지도·감독하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데 지금 하는 일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또 군 생활을 오래 하거나 만기 전역하면 나이 때문에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제가 하는 일은 오히려 젊은 분이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건물을 경비하거나 청소하는 분은 대부분 현업에서 은퇴한 나이가 많은 사람인데, 이런 분들과 소통하고 교육하고 관리하려면 오히려 나이가 많은 것이 장점이 돼요. 우리 회사에도 저처럼 관리이사가 여럿 있는데, 나이로 따지면 제가 제일 막내입니다. 어려움이 없진 않습니다. 부대에서 근무할 때는 직급별로 아랫사람이 있어서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지시하면 됐죠. 서류가 필요하면 준비하라고 지시하고, 다른 곳에 방문할 일도 사소한 일은 누군가에게 지시하면 제가 직접 움직이지 않아도 됐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모든 일을 제가 움직여야 해요. 이 점이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했죠. 지금은 주로 오전에는 행정업무를 보고 오후에는 현장을 돌아다니며 직접 사람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또 많은 인력을 관리하다 보니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안전 문제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회사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이성희 씨.
회사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이성희 씨.



이씨는 같은 업종을 희망하는 제대군인에게 꿀팁을 아끼지 않았다.

“우선 경비지도사 자격증이 있어야겠죠? 경비지도사 자격증 시험은 1년에 한 번 시행하며 1·2차 시험으로 구분됩니다. 그런데 1차 시험과 2차 시험을 같은 날 봐요. 1차 시험 두 과목, 2차 시험 두 과목 이렇게요. 1차 시험은 60점만 넘으면 됩니다. 그런데 2차 시험은 상대평가로 매년 550명 정도만 뽑아요. 평균 95점 이상은 돼야 합격을 노려볼 수 있죠. 과목당 40문제인데 각각 2문제 이상 틀리면 합격이 어렵다고 봐야 해요. 그런데 군에서 전투병과, 헌병병과 등으로 7년 이상 근무했다면 1차 시험을 면제해주니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외에 다들 전역을 앞두고 고민도 많고 자격증 준비하는 분도 많을 텐데 기왕이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자격증을 같이 취득하셔야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면 경비지도사 자격증이 있으면서 산업안전관리기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큰 도움이 됩니다. 요즘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생겨 산업안전관리기사 자체도 중요하고 회사에서는 두 명을 고용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우선 취업 대상이죠. 또 다른 예로 주택관리사 자격증이 있으면 관리소장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소방안전관리사 자격증을 같이 가지고 있다면 앞서 말한 것처럼 회사에서는 두 명을 채용한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취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이씨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현재의 일을 잘 마무리하고 나면 사람들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금 하는 일이 여러 가지 장점이 많은데 막상 제게는 안 맞는 부분도 있습니다. 일이 힘든 것은 아닌데 여러 사람을 관리하다 보면 정말 신경 쓸 곳이 많거든요. 제 성격이 꼼꼼하고 아기자기한 편이라 퇴근 후 집에 와서도 업무 중 있었던 일을 계속 신경 쓰게 됩니다. 주변에서는 그냥 툴툴 털고 편하게 생각하라고 하는데 그게 잘 안 돼요. 제가 조경 같은 것에 관심이 많아 지금 하는 일을 잘 마치면 나중에는 조그맣게 사람들에게 휴식을 줄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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