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평화 누릴 수 있게…지구촌 곳곳에 심은 ‘파란 희망’

입력 2024. 05. 28   17:12
업데이트 2024. 05. 2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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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유엔 평화유지군의 날’
국제질서 유지 역할
유엔 최대임무 자리매김
한국은 1993년 첫 파병
현재 동명·한빛부대 활동

개인 파병도 ‘활발’
장교 20명 6개국서 임무
협정·협약 이행 감독하고
정찰·정보수집 중재자 역할
참모장교·옵서버 양성 박차

매년 5월 29일은 유엔이 정한 ‘유엔 평화유지군의 날(International Day of United Nations Peacekeepers)’이다. 국가 간 분쟁을 막고 평화를 지원하는 세계 각국의 평화유지활동(PKO) 관계자들의 노고를 기억하기 위해 제정됐다. 유엔 평화유지군의 날을 맞아 국제평화를 위한 유엔의 노력과 이에 동참하는 우리 군의 헌신을 되돌아봤다. 
서현우 기자, 사진=국방일보DB 

 

유엔은 국제 평화·안정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각국 요원들의 노력을 기억하고자 매년 5월 29일을 유엔 평화유지군의 날로 제정했다. 사진은 2018년 11월 동명부대 21진 장병들이 작전지역 일대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 국방일보DB
유엔은 국제 평화·안정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각국 요원들의 노력을 기억하고자 매년 5월 29일을 유엔 평화유지군의 날로 제정했다. 사진은 2018년 11월 동명부대 21진 장병들이 작전지역 일대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 국방일보DB



유엔 깃발 아래 각국 요원들 활동 

유엔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948년 유엔 첫 PKO임무단이 창설한 이후 125개국 200여만 명의 요원이 70개 이상 유엔임무단에서 세계 평화유지 임무를 수행했다. 2024년 5월 현재는 14개 유엔임무단에서 7만6000여 명이 유엔의 깃발 아래 활동 중이다.

유엔 PKO는 냉전 이후 혼란스러운 안보환경 속에서 국제질서 유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어 변화·발전을 거듭하며 유엔의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분쟁 국가의 평화 정착을 지원하면서 전쟁으로 무너진 사회 기반을 일으켜 세우는 데 큰 힘을 보태고 있다.

그 시작은 1948년 5월 2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들의 중재를 위해 창설한 유엔 정전감시단(UNTSO)이었다. 유엔 평화유지군의 날은 유엔의 첫 임무단인 UNTSO 창설일에 맞춰졌다. 이어 1949년 1월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를 중재하고자 유엔 인도·파키스탄 정전감시단(UNMOGIP)을 편성하면서 평화유지활동이 본격화됐다.

유엔은 올해 평화유지군의 날을 맞아 ‘미래를 위한 적합성(Fit for the Future: Building Better Together)’을 기치로 내걸었다. 진화하는 평화유지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협력과 혁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아울러 5월 한 달 동안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전개해 유엔 평화유지군의 감동적인 이야기, 진보·평화·지속 가능한 개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PKO 적극 동참 

대한민국은 1991년 9월 유엔 회원국이 된 직후 PKO 참여를 요청받아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첫 PKO 파병은 유엔 소말리아임무단(UNOSOM)에 속해 1993년 7월부터 1994년 3월까지 재건지원 임무를 수행했던 상록수부대였다.

1994년 8월에는 서부사하라 국군의료지원단이 파병돼 2006년 5월까지 약 12년간 평화·안정에 힘을 보탰다. 1995년 10월부터 1996년 12월까지는 아프리카 앙골라에서 공병부대원들이 내전으로 파괴된 사회기반시설을 복구하며 주민들에게 희망의 씨앗을 심어줬다.

2000년대 들어서는 더 적극적으로 PKO에 참여했다. 동티모르 상록수부대는 우리 군 최초의 보병부대 파병으로 1999년 10월부터 2003년 10월까지 지역 재건과 치안 회복을 지원했다. 단비부대는 2010면 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중앙아메리카 카리브해 아이티에서 대지진에 따른 재건복구 지원을 펼쳤다.

현재 활동 중인 PKO 파병부대는 2개다. 레바논 동명부대는 2007년 7월부터 17년째 임무를 수행하며 우리 군 최장기 파병부대라는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남수단 한빛부대는 2013년 3월 첫발을 내디딘 후 다양한 재건사업으로 주민의 자립을 돕고 있다.

유사한 해외파병이지만,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활약 중인 청해부대와 아랍에미리트(UAE) 아크부대는 각각 다국적군 평화활동과 국방교류협력 차원으로 파병된 부대로 PKO 활동은 아니다.

 

남수단에 파병된 한빛부대 장병이 어린이와 인사하고 있다. 국방일보DB
남수단에 파병된 한빛부대 장병이 어린이와 인사하고 있다. 국방일보DB



동명·한빛부대 외에 개인 파견도

PKO 파병은 부대, 개인 단위로 나뉜다. 부대 단위는 독립적 부대를 파병해 유엔과 본국의 지시를 받으며 임무를 수행한다. 개인 단위는 평화유지군사령부 지휘·참모장교 등에 참여하거나 유엔임무단의 특정 업무를 맡는다. 국방대학교 PKO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달 기준 20명의 장교가 6개국에서 유엔 PKO 개인 임무를 하고 있다. 이들은 평화유지군사령부에 배치돼 각국 요원들과 유엔 결의사항과 지침 실행을 전개하고 있다.

이 같은 개인 단위 파병은 크게 참모장교와 옵서버(Observer)로 구분된다. 참모장교는 인사·작전·군수 등 사령부와 예하 평화유지군 관련 업무를 한다. 옵서버는 현장 최일선에서 유엔의 협정·협약 이행을 감시·감독하고, 정찰·정보수집 활동 등으로 평화의 중재자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는 최근 새로운 유엔임무단에도 참여하며 국제사회 중추 국가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12월 유엔골란고원임무단(UNDOF)에 1명이 최초 파병됐고, 유엔의 첫 PKO인 정전감시단(UNTSO)에서도 활동 중이다.

지난해 UNDOF에 파병된 이성연 육군소령은 이스라엘과 시리아의 교전중지협정 준수를 감시·감독하고 있다. 이 임무단에 우리 군이 참모장교로 선발된 것은 이 소령이 처음이다.

이 소령은 지난달 국방일보 기고를 통해 “분쟁 현장에서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분쟁을 관리하는 것은 국내는 물론 다른 파병지역에서 경험할 수 없는 소중한 기회”라며 임무 완수의 굳건한 의지를 내비쳤다.

 

유엔골란고원임무단에서 참모장교로 활동 중인 이성연 육군소령. 국방부 제공
유엔골란고원임무단에서 참모장교로 활동 중인 이성연 육군소령. 국방부 제공



국방대 PKO센터, 개인 파병요원 양성 앞장 

우리 군 PKO 파병 요원 교육에는 국제평화지원단뿐만 아니라 여러 부대·부서가 동참하고 있다. 국방대 PKO센터는 ‘파병 즉시 임무 수행할 수 있는 요원 양성’을 목표로 △유엔군 옵서버 및 참모장교 과정 △다국적군(MNF) 참모장교 과정 등 개인 단위 파병교육과 △동명·한빛·청해·아크부대 등 부대 단위 파병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외 유관기관과 협력해 PKO 교리발전 및 정책연구 지원도 하고 있다. 

유엔군 옵서버 및 참모장교 과정은 합동참모본부에서 선발한 유엔 PKO임무단 파병 자원을 대상으로 연 2회 시행한다. PKO센터는 유엔의 인증을 받은 PKO 전문 교육기관으로서 우리 군은 물론 외국군에게도 교육을 제공한다. 특히 과정은 2013년 유엔사무국 인증을 획득한 이후 4년 주기로 갱신하며 국내외에서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유엔의 인증을 받은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독일·캐나다 등 23개국뿐이다.

지난 3월 4일부터 5월 3일까지 유엔군 옵서버 및 참모장교 과정 교육을 했다. 교육에는 하반기 파병이 예정된 우리 군 장교 8명과 베트남·캄보디아 군 장교 각 1명씩 총 10명이 참여했다. 약 9주의 교육에서는 △PKO의 원칙과 법적 기반 △유엔 안보리 위임명령 △유엔사무국·임무단 조직 등 유엔 교리·교범을 포함한 지식이 제공됐다.

파병 요원들은 상황조치훈련(SBE)과 야외종합훈련(FTX)으로 강의실에서 배운 이론을 실제 상황에 적용하기도 했다. 주어진 상황에서 △일일 상황회의·점검 △조치계획 수립·브리핑 △임무 분석 및 보고서 작성 △결과 브리핑 순으로 반복 훈련하며 참모활동 절차를 숙달했다.

레바논 평화유지군에 연락장교로 파병 예정인 방현욱 육군소령은 “국방대 PKO센터에서 습득한 지식과 경험은 세계 각국의 임지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를 대표한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수연(육군소령) 교관·대외협력장교는 “PKO센터는 파병 즉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요원과 분쟁지역 연구자 양성, 평화활동 정책연구를 지원하는 PKO 교육 전문·전담기관”이라며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모범국가로서 위상에 맞게 세계 평화유지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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