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50사단] 군인가족이라 더 행복하게…환경 조성되고 문화가 바뀐다

입력 2021. 05. 13   18:24
업데이트 2021. 05. 1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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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50사단 ‘일·가정 양립 문화 정착’ 현장에 가다


공동육아나눔터·육아시간 보장 등 다양한 정책 구현 박차

육군50사단 간부의 자녀들이 강철공동육아나눔터에서의 종이접기 수업 후 완성한 휴지걸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육군50사단 간부의 자녀들이 강철공동육아나눔터에서의 종이접기 수업 후 완성한 휴지걸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육군은 지난달 22일 ‘더 강한·좋은 육군 문화 정착 선포식’에서 3대 실천강령 중 하나를 ‘육군 구성원과 가족을 존중하고 책임지며, 삶의 질을 향상 시킨다’로, 세부 15개 실천지표 중 하나를 ‘부하의 휴가·휴식, 일-가정 양립, 일과 후 취·학업 여건을 보장한다’로 각각 정했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현장에 녹아들지 못하면 말 그대로 서류상 문구에 그치기 마련이다. 육군이 일-가정 양립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내놓고 있는 정책들이 일선에서 구현되는 현장을 찾아갔다.

부모·자녀 교감 사랑방…육아 품앗이도

“색종이를 두 번 접어 모양을 잡아주세요, 중앙에 풀 발라주고”, “유연이는 다른 친구들 조금만 기다려줍시다.”

지난달 26일, 육군50사단 군 관사(두산아파트) 202동 101호 강철공동육아나눔터(나눔터)에서는 5~7세 유아 대상 종이접기 수업이 한창이었다. 참석한 군 자녀들은 강사의 지도에 따라 색종이를 접어가며 휴지 걸이를 속속 완성했다.


육군50사단 군 관사(두산아파트) 내 강철공동육아나눔터에서 종이접기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육군50사단 군 관사(두산아파트) 내 강철공동육아나눔터에서 종이접기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개원한 나눔터는 부모와 자녀가 교감할 수 있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주요 이용시간은 유아들이 어린이집에서 하원 하는 오후 4시 이후지만, 오전에도 어머니들이 모여 대화하며 육아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있다.

사단 신병교육대대 김민수(중사) 병기관리관의 아내 정파란 씨는 “군인 가족들은 별다른 연고 없이 이사 오는 경우가 많은데 나눔터가 다른 엄마들과 친해질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며 “아이들도 친구들과 함께하면 사회성을 높이고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나눔터를 위탁 운영하는 대구 북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종이접기 교실 외에 텃밭 가꾸기, 케이크 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백일남 사회복지사는 “요구도 조사결과를 토대로 프로그램을 개설·진행하고 있다”며 “부모님들이 자녀를 함께 돌보는 품앗이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육군50사단 전소민(중사·오른쪽) 회계복지기금담당관이 출근 전 대구 아이들세상 어린이집 김인숙(왼쪽) 원장에게 아들 이윤건 군을 맡기고 있다. 전 중사는 육아시간 제도를 이용해 아들의 어린이집 등원을 돕고 있다.
육군50사단 전소민(중사·오른쪽) 회계복지기금담당관이 출근 전 대구 아이들세상 어린이집 김인숙(왼쪽) 원장에게 아들 이윤건 군을 맡기고 있다. 전 중사는 육아시간 제도를 이용해 아들의 어린이집 등원을 돕고 있다.

직장어린이집 신설·휴식공간 운영

사단은 상급부대 지침에 따라 간부들의 육아여건을 보장하고 일-가정 양립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눔터 외에 직장 어린이집은 내년 3월 개원을 목표로 설계가 한창이며, 군 가족과 아이들이 함께 책 읽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작은 도서관’ 설치도 추진 중이다.

여군들의 육아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휴식공간인 여성필수시설도 사단 내에 무려 68곳을 운영 중이다.


사단이 지난해 10월 개원한 나눔터는 부모와 자녀가 교감할 수 있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사단이 지난해 10월 개원한 나눔터는 부모와 자녀가 교감할 수 있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장병 개개인의 육아시간을 보장하기 위한 각종 제도 활용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사단 간부 중 8명이 탄력근무, 36명이 육아시간, 3명이 모성보호, 23명이 자녀돌봄 제도를 각각 이용하고 있다.

하루 2시간 육아시간 제도를 이용 중인 전소민(중사) 회계복지기금담당관은 생후 8개월 된 아들을 어린이집에 데려주고 9시 30분까지 출근한 다음, 오후 4시 30분 퇴근해 데려온다.

전 중사는 “육아여건을 보장해야 한다는 공지가 주기적으로 내려오고, 부서장님도 관련 제도를 알고 계셔서 육아시간 신청을 하는 데 어려움이 크지 않았다”며 “남편이 ‘사회에는 이런 제도를 쓰기가 오히려 힘든데 군인이 육아와 일을 같이 일을 할 수 있는 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최한영 기자


인터뷰/ 육군50사단 박준섭 인사참모

"육아여건 보장, 전투력 창출과도 직결"

사진=조종원 기자
사진=조종원 기자


“우리 부서 장교인사관리장교도 하루 2시간 육아시간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제도 홍보가 많이 되면서 간부 본인이 어떤 제도를 쓸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육군50사단 박준섭(중령) 인사참모는 국방일보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부서장이 무서워서’ ‘과연 보내줄까’라는 의구심에 제도들을 사용하지 못했을지 몰라도 요즘은 크게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사단은 ‘장병들이 걱정 없이 일할 수 있게 해줘야 업무효율·훈련성과가 높아지고, 궁극적으로 높은 전투력을 창출할 수 있다’는 기조 아래 다양한 일-가정 양립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박 중령은 “좋은 제도가 있더라도 조직이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강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면 시행이 안 된다”며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문화 조성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중령은 사단 남자 간부 중 육아휴직자가 14명, 이중 올해 신청자만 8명이라는 사실도 소개했다.

그는 “육아휴직이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며 “양성평등상담관이나 홈페이지 공지 등을 통해 제도가 정착된 결과로 본다”고 말했다. 육아휴직을 신청했던 간부들이 진급하는 등 이후 별다른 불이익도 받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중령은 “육아여건 보장과 환경 조성이 일-가정 양립문화를 정착하는 지름길”이라며 “이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글=최한영/사진=조종원 기자


최한영 기자 < visionch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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