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은 뭘까. 우선 병력을 꼽을 수 있다. 일정 규모의 병력을 갖추고 있어야만 전장에서 싸워 이길 수 있어서다.
지금과 같은 현대전 시대에는 병력보다 최첨단 무기 개발이 더 중요시되는 모습이다. 부족한 병력은 무인화 기술 등으로 충분히 메울 수 있다.
그렇다면 최첨단 무기 개발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모두가 아는 것처럼 ‘머니(money)’다. 돈이 있어야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미국을 ‘천조국’이라고 하는 것은 누구나 들어봤을 터. 천조국은 미국이 1년 국방비에 1000조 원을 넘게 쓴다고 붙여진 별명이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의 국방비 지출은 9680억 달러(약 1345조 원)로 국내총생산(GDP)의 3.4%를 차지했다. 이는 세계 어느 나라와도 견줄 수 없는 압도적 1위다. 미국 국방비는 세계 2위 국가부터 22위까지 합한 것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방비에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붓는 미국은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갖추고 있다. 항공모함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11척을 보유 중이며, 전투기 수 또한 2000여 대에 달한다. 게다가 스텔스 기술, 드론·인공지능(AI) 기반 정밀타격, 사이버전·우주전 등도 세계 최강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
농담 삼아 세계 모든 국가가 미국과 전쟁을 벌여도 쉽사리 이길 수 없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미국과 비교하긴 어렵지만 우리나라 역시 국방비에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2026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내년도 국방비 예산은 올해 대비 8.2% 인상된 66조2947억 원으로 편성됐다. 이는 2019년 이래 가장 높은 증가율로 국방예산의 집중적인 투자 필요성을 정부가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국방비는 크게 전력운영비와 방위력개선비 부문으로 나뉜다. 내년도 예산에서는 국방 연구개발(R&D)을 비롯한 방위력개선비 예산이 13% 올라 전력운영비 부문(6.3%)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방위력 개선을 위한 18개 신규 사업에 480억 원을 투입하기로 한 대목이 눈에 띈다. 전체 국방비의 0.1%에도 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또 정부는 내년도 국방비 예산을 편성하면서 초급간부 처우 개선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하사·중사, 소위·중위 등 5년 미만 초급간부 보수는 최대 6.6% 오른다. 당직비도 평일 2만 원에서 3만 원, 휴일 4만 원에서 6만 원으로 인상된다.
당직비의 경우 여전히 부족하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평일은 1만 원, 휴일은 2만 원 올렸지만 제복근무자인 경찰과 소방관과 비교해선 여전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 역시 “당직근무비는 예산안을 편성하며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이라며 “공무원 수준 인상을 목표했는데, 그것을 달성하지 못해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국방비 인상의지를 보이는 만큼 군 간부들의 처우 개선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미국에서 국방비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우리 정부로선 이를 거절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군 안팎에선 우리 정부가 앞으로 매년 7~8%의 국방비 인상 폭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같은 국방비 인상이 최첨단 무기 개발과 간부 처우 개선에 고르게 쓰여 정예 강군 육성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해당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