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과 함께하는 전쟁사 - 연재를 시작하며…
11세기 십자군 전쟁부터
20세기 제2차 세계대전까지
전쟁사가 일깨우는 수많은 교훈과
클래식 선율로 깊은 울림 선사
작곡 배경·구성 등 QR코드 더해
전·평시 부대 이끌 간부·장병들
읽고 들으며 용기와 여유 갖기를
오래전부터 전쟁은 많은 예술작품의 소재로 다뤄져 왔다. 그 이유는 전쟁이 갖는 특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전장(戰場)은 생존을 위한 인간의 본능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긴장과 공포 등 다이내믹한 상황이 만들어지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수많은 일이 벌어지고 이야기가 만들어져 전해진다. 이는 강렬하고 자극적인 소재가 된다. 이 때문에 전쟁은 연극이나 소설 같은 문학작품은 물론 미술과 음악 등에도 고스란히 옮겨져 인간의 심성을 깊숙이 자극한다.
클래식 음악 중에도 전쟁을 주제로 한 작품이 많다. 전쟁의 참상 속에서 생명과 가족애, 희망과 사랑, 인간애, 그리고 자유와 평화 등을 다뤘다. 전쟁에 임하는 저항 의지를 고양하고, 어떤 경우에는 전쟁에서의 승리를 찬송하기도, 전쟁 희생자를 추모하기도 한다.
음식도 스토리텔링과 함께하면 더 맛이 나듯 어렵게 느껴지는 클래식 음악도 당시 배경과 스토리, 특히 국방일보 독자들이 관심을 갖는 전쟁사와 연관된 부분을 알고 들으면 느낌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거꾸로 전쟁사를 접하면서 그 전쟁이 소재가 된 음악을 듣는다면 클래식 음악이 훨씬 재밌어질 수 있다.
어느 영화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휴식하던 대열 속에 갑자기 적이 쏜 포탄이 떨어져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을 때 병사들 모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대피한 뒤 그들은 일제히 지휘관을 바라본다. 그들의 눈빛에는 아마도 “어떻게 할까요?”라는 물음이 담겨 있었을 것이다. 그러한 혼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의연하고 침착하게 지시해야 하는 것이 지휘관, 간부의 역할이다.
그렇다면 그 힘, 여유, 내공(內功)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고난과 역경, 긴장과 공포를 극복할 수 있는 힘과 용기는 바로 정서적 안정과 여유에서 나오는 이성적 판단에 기초한다. 우리에게 정서적 안정과 여유를 줄 수 있는 수단 중 하나가 예술이다. 그중에서도 클래식 음악은 우리에게 전통과 정형화된 형식, 변치 않는 가치를 간직한 채 무한한 해석과 심오한 울림을 준다. 클래식 음악에 이런 장점이 있는 만큼 전·평시 부대를 이끌어야 하는 지휘관, 간부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권하고 싶다.
꼭 전쟁터가 아니어도 좋다.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나 극도의 긴장과 불안감, 불확실성의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회사에서 업무를 보면서, 또는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면서, 아니면 예기치 않은 중대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우리 중 누군가는 나침반 역할을 해야 한다. 지휘관이나 간부가 아니더라도 앞으로 쉽지 않을 인생의 항로를 개척해야 할 장병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권하는 이유다.
앞으로 매주 독자들을 찾아가게 되는 ‘클래식과 함께하는 전쟁사’에서는 클래식 음악을 통해 전쟁사를 짚어갈 예정이다. 특정 전쟁의 발발과 진행 배경 등을 역사적으로 풀어가면서, 그 전쟁을 소재로 한 음악을 소개하는 것이다.
수많은 오페라의 단골 소재가 됐던 십자군 전쟁의 역사를 살펴본 뒤 아리아 ‘나를 울게 하소서’로 유명한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나 하이든의 오페라 ‘아르미다’를 소개하며 이 작품들이 십자군 전쟁을 소재로 했음을 설명하는 식이다. 또 십자군 전쟁이 왜 그토록 많은 예술작품의 소재가 됐는지도 함께 알아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여기서 다루는 클래식 음악은 중세시대와 르네상스, 바로크,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인상파 음악가와 작품들이다. 이는 현대 대중음악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중세부터 20세기 초반까지의 교향곡, 소나타, 협주곡, 오페라 등을 가리킨다. 그 이유는 음악사조에 의한 기술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낭만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작가가 르네상스 시기 전쟁사를 배경으로 음악을 만들었다고 해서 르네상스 음악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는 지면인 만큼 다루는 음악은 작곡 배경과 구성, 그리고 작품이 다루는 내용, 필자의 감상 등과 함께 QR 코드를 더해 전쟁사를 읽으면서 음악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전쟁사는 11세기 십자군 전쟁부터 20세기 제2차 세계대전까지 주요 전쟁사를 다뤘다. 전쟁사 소개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전쟁이 발생하게 된 전후 배경과 작전계획, 작전상황, 그리고 관련된 사진이나 전투 장면을 다룬 그림 등을 골고루 담으려고 했다.
‘전쟁과 클래식 음악’을 통해 국방일보 독자들이 전쟁사가 일깨워주는 수많은 교훈과 클래식 음악이 선사하는 선율과 감동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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