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회에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있다. 각자의 가치와 방향이 뚜렷해지고, 남들과 다르게 살아가려는 이도 많아졌다. 이런 흐름 속에서 공동체에 속해 있다는 의식, 누군가와 같이하고 있다는 소속감을 느끼기가 점점 더 어려운 게 현실이다.
특히 학군사관후보생(ROTC) 양성을 위한 학생군사교육단(학군단) 같은 조직은 더욱 그렇다. 학군단은 ‘함께’의 가치를 배우는 곳으로, 단순히 군사훈련을 받는 게 아니라 리더십과 책임감, 협동심을 몸으로 익히는 과정이기도 하다.
간혹 후보생들이 ‘왜 여기에 있는가?’를 고민하고 조직 속에서 진정한 의미를 찾지 못한 채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다. 나 역시 그런 고민의 한가운데에 있었는데, 전환점이 된 사건이 있었다.
순천향대 167학군단의 새로운 엠블럼 디자인을 제작하면서다. 단순한 디자인 작업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하나의 그림이 아닌 조직의 정신과 철학을 담아야 할 상징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고민이 적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우리의 정신을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전통과 혁신, 책임감과 리더십, 협력과 단결 등 모든 가치를 엠블럼 안에 담기 위해 많은 구상을 했다.
그렇게 엠블럼에 하나하나 의미를 담아내는 과정에서 이 조직에 속한 이유와 의미를 돌아보게 됐다. 그때 ‘애단심’이란 감정이 구체적으로 와닿았다.
거창한 단어처럼 느껴졌던 애단심이 결국 내가 속한 조직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역할을 고민하며, 그 마음을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은 바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무엇보다 이 시간이 특별했던 이유는 혼자 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167학군단 총동문회 선배님들과 학군단장·훈육관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후배들과도 소통하며 완성했다.
각자 다른 위치에 있지만 하나의 엠블럼을 같이 고민하는 그 순간 우리는 다시 연결되는 느낌이었다. 그 연결이 바로 ‘소속감’이 아닐까 생각한다. 완성된 엠블럼은 선배와 후배를 연결하는 끈이 됐고, 후보생들에게 소속감과 자부심을 심어 주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
공동체 사회에서 서로를 지지하며 함께의 ‘가치’를 깨닫게 해 준 소중한 이 경험이 먼 훗날 발전의 큰 밑거름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아무리 개인주의가 만연한 사회라고 해도 우리는 공동체 안에서 더욱 성장하고 그 속에서 단단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조직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하나의 공동체를 어떻게 하나의 마음으로 모을 수 있는지 깨닫게 해 준 소중한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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