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영역작전(Multi-Domain Operations)’이란 미·중 경쟁하 새롭게 제기된 군사 위협의 억제·격퇴라는 미국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고자 고안된 작전적 수준의 군사 개념이다.
미국은 9·11테러 이후 중동의 사막에서 주로 작전을 수행했기에 지상을 제외한 영역의 위협은 사실상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새롭게 등장한 다영역 위협으로 인해 다영역작전이라는 새로운 작전 개념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다영역이란 전통적인 육·해·공뿐만 아니라 우주·사이버·전자기·정보를 모두 포함한 영역을 말한다. 과거엔 기술적 한계 등으로 본격적으로 고려되지 않았던 영역이 현재는 전장의 중요한 영역에 포함돼 이의 대비가 불가피해졌다.
많은 국가가 다영역에서 작전을 펼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국은 ‘다영역 통합작전’, 일본은 ‘영역 횡단작전’, 그 외에도 여러 국가가 자국의 작전환경과 조건에 따라 다영역작전 개념을 수용해 발전시키고 있다.
우리 군도 기존의 육·해·공 중심의 한국형 3축체계를 우주·사이버·전자기 영역으로 확대하며 다영역에서 작전을 전개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 중이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육군은 ‘다영역 동시통합작전’을, 해군은 ‘다영역 통합 해양작전’을 채택하며 다영역작전을 수용하고 발전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때 단순히 다영역에서 활용할 전력을 확충하는 노력만으로는 진정한 의미의 다영역작전을 구현할 수 없다.
‘융합(convergence)’은 다영역작전의 핵심 원리 중 하나다. 복수의 영역에 전개한 전력을 통합하고 교차적·동시적·병행적으로 활용, 상승효과를 극대화해 적에게 우위를 점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다른 영역의 취약성을 보완하고 적을 딜레마에 빠지게 해 개별적 노력의 합보다 더 큰 효과를 창출하는 ‘교차 영역 시너지(cross-domain synergy)’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융합을 구현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다양한 영역에 산개된 역량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통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현재 미국은 합동전영역지휘통제(Joint All Domain Command and Control)라는 개념 아래 다영역 역량 통합을 위한 지휘통제체계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미 육군은 ‘프로젝트 컨버전스(Project Convergence)’, 미 해군은 ‘프로젝트 오버매치(Project Overmatch)’, 미 공군은 ‘첨단 전투관리체계(Advanced Battle Management System)’와 같은 프로그램으로 지휘통제체계를 발전시키고 있다.
우리 군도 『2022 국방백서』에서 다영역에서 운용되는 물리적·비물리적 무기체계를 초연결·초융합할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다영역작전 수행 시 지휘통제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과거 전사를 살펴보더라도 전쟁에서의 승리는 단순히 병력의 수적 우위에 의해 보장되지 않았다. 적은 병력임에도 이들을 어떻게 하나로 통합해 지휘했느냐가 더 중요했다. 현재 제기되는 다영역 위협과 기존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자 다영역 역량을 늘려 나가는 것은 긴요하지만, 이러한 역량을 하나로 통합해 개별적 역량의 합보다 더 큰 효과를 창출하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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