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과학연구소, 군집 무인수상정 운용기술 시연
AI 강화 학습 알고리즘 적용…무인체계 방호전투 가능
레이다·전자광학 장비·라이다·360도 카메라 등 탑재
무인수상정 자체 임무계획 수립…자율운항하며 집단 대응
군집 무인수상정(USV)은 접적 해역 감시정찰과 적 강습 대응 등의 효율을 크게 높일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다수의 비대칭 침투 세력에 대한 방호전투가 가능하고,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구축에 일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강화 학습 알고리즘 적용으로 획기적인 무인체계 전투가 가능해 ‘해상 전장의 새로운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지난 7일 해군사관학교 앞바다에서 진행된 국방과학연구소(ADD)의 ‘군집 무인수상정 운용기술’ 사전 시연 현장을 소개한다. 글=서현우/사진=김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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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 추론 AI 알고리즘’으로 정보 도출
잔잔한 바다에 무인수상정 10척이 모습을 드러냈다. 길이 6.5m, 폭 2m의 무인수상정은 20노트(시속 약 37㎞)의 속도로 육지에서 지켜보던 취재진 앞을 빠르게 기동했다. 10척이 횡대로 움직이면서, 5척씩 엑스(X)자형 편대로 자율기동하며 감시정찰 상황을 선보였다.
무인수상정이 정해진 지점에 이르자 적 침투 시나리오가 부여됐다. 적 함정으로 가정한 5척은 약 2㎞ 전방에서 불규칙적으로 접근해왔다. 탐지 센서로 이를 확인한 우리 군은 ‘의도 추론 AI 알고리즘’으로 전장 상황 인식 정보를 도출했다. 획득한 정보를 통해 임무가 하달됐고, 무인수상정들은 자신의 임무 위치로 이동했다.
이제 무인수상정들은 적 함정을 지속 추적·관리하면서 상황에 따라 타격을 가할 차례. 적 함정이 멈추지 않고 해역을 침범하자 무인수상정들은 추가 확인 절차를 거쳐 사격을 개시했다. 이내 적 함정이 모두 격침돼 붉은 연막이 피어올랐다. 무인수상정들은 초기 위치로 이동해 감시정찰 임무를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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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90억 원 투입 다음 달까지 추진
이날 시연은 적 함정이 기습 침투하는 상황에서 방호전투를 수행하는 검증 시나리오로 진행됐다. 무인수상정 10척은 약 40분간 스스로 임무계획을 수립해 자율운항하며 상황에 맞는 집단 대응과정을 완벽히 펼쳤다.
아울러 10일에는 양용모 해군참모총장과 군 주요 직위자들이 참관한 가운데 같은 내용으로 공식 시연행사를 했다.
군집 무인수상정 운용기술 개발은 ‘미래도전국방기술개발사업 프로그램 매니저(PM) 기획’으로 추진됐다. 미래도전국방기술은 소요가 예정·결정되지 않은 무기체계로의 적용을 목적으로 하는 혁신적·도전적 국방과학기술이다. PM 기획은 연구과제의 기획·관리 평가를 담당하는 책임자를 정해 과제를 수행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2019년 12월 시작된 ADD의 군집 무인수상정 운용기술은 다음 달까지 추진된다. 소요 예산은 약 190억 원이다.
군집 무인수상정은 무인수상정과 육상원격통제장치, 무선통신장치, 군집 학습·모의 입증 시뮬레이터로 구성됐다. 무인수상정에는 레이다(RADAR), 전자광학(EO) 장비, 라이다(LiDAR), 카메라 등이 탑재됐다.
특히 무인수상정 간 거리를 측정하는 360도 카메라로 슬램(SLAM) 기법을 구성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신호 교란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슬램은 AI 센서, 아군 위치, 방위각을 이용해 작성된 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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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유·무인 복합체계 구축 기여
무인수상정은 사람이 탄 함정과 비교해 센서의 탐지 거리, 무장 종류, 발사 거리 등의 운용이 제한적이다. 1척이 단독으로 움직이는 것보다 군집을 이뤄 협력할 때 효과가 큰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군집 무인수상정 운용기술의 핵심은 ‘군집 자율운항 기술’과 ‘군집 임무계획 기술’이다.
자율운항 기술은 탐지 센서로 정보를 획득·식별해 임무계획의 명령을 이행하는 구조다. 탐지 센서는 △원거리 표적을 탐지하는 레이다 △가까운 장애물을 식별하고 군집 무인수상정 간 충돌을 막는 라이다 △360도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 △표적을 추적하고 사격 전 표적을 AI로 최종 인식하는 전자광학 장비 등이 적용됐다.
무인수상정은 각 센서에 AI 기술을 적용해 해상에서의 작고 빠른 물체도 정확하게 탐지할 수 있다. 획득한 탐지 정보를 융합하고, 의도 추론 AI 알고리즘으로 전장 상황 인식 정보를 획득하는 방식이다.
임무계획 기술은 이런 자율운항 알고리즘에서 얻은 전장 인식 정보를 갖고 AI 강화 학습으로 군집 무인수상정에 임무 명령을 부여하는 알고리즘이다. AI 강화 학습 알고리즘 개발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처음이다. 임무계획 알고리즘은 △최적 제어 및 최적 할당 기반 알고리즘 △종단 간(End to End) 분산 강하 학습 기반 알고리즘 △경쟁적 강화 학습 기반 알고리즘 등 3가지 방식으로 수행된다.
군집 무인수상정 운용기술 활용은 북한의 공기부양상륙정 같은 다수의 비대칭 침투 세력에 대해 우리 군의 인명 피해 없이 방호전투를 가능케 하고, 자율운항 기술과 군집 임무계획 확보로 해군의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 ‘네이비 시 고스트(Navy Sea GHOST)’ 구축에 일조한다는 것이 ADD의 설명이다.
“무인화 기술, 군사력 측정 기준될 것”
ADD 관계자는 “광범위한 해역에서의 감시정찰과 대잠·기뢰탐색으로 효과적인 임무 수행을 돕고, 북한의 대량 기습 침투 위협 세력에 즉각 대응하는 군집 자폭형 소형 무인수상정 개발의 핵심 기술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군은 자폭 기능이 있는 무인수상정을 투입해 큰 효과를 봤다. 앞으로 무인화 기술이 군사력을 측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해상 전투에서 무인수상정이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시연을 총괄한 서주석 ADD 수석연구원은 “군집 무인수상정 운용기술, 특히 AI 강화 학습의 임무계획 알고리즘 개발은 획기적인 무인체계 전투 방식으로 미래 전장에서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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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집 무인수상정 운용 개념
군집 무인수상정의 운용개념은 체계적이다. 평시 접적 해역 부근에서 탑재한 센서로 주변 정보를 획득하고, 이 정보를 활용해 ‘군집 자율운항 기술’로 자율 감시정찰을 수행한다. 자율적으로 최적의 감시정찰 경로를 생성·추종하고, 장애물 회피와 고장 진단도 가능하다. 북방한계선(NLL)에 접근하는 물체가 탐지되면, 의도 추론 AI 알고리즘으로 물체의 의도와 이동 경로를 예측해 방호전투를 준비한다.
방호전투 임무 모듈로 변경되면 ‘군집 임무계획 기술’이 작동돼 침투하는 물체를 추적·관리하면서 무인수상정에 목표 물체가 할당된다. 목표물을 전달받은 무인수상정들은 물체를 확인하고, 사격 위치로 이동한다.
목표물이 사거리 안에 들어오면 통제소에 사격을 요청하고, 사람의 최종 승인을 거쳐 사격을 개시한다. 군집 임무계획 기술은 이런 일련의 행위가 반복해서 일어나도록 하는 알고리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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