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의료지원국 독일에 첫 참전기념 조형물

입력 2024. 05. 09   16:49
업데이트 2024. 05. 0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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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적십자의 날 맞춰 베를린서 제막식
재독 한국인 미술가 강동환 씨 제작
보훈부 장관 “헌신 기억하는 상징물”

 

강정애(가운데) 국가보훈부 장관이 8일 독일 베를린 독일적십자사 본부에서 열린 6·25전쟁 참전기념 조형물 제막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보훈부 제공
강정애(가운데) 국가보훈부 장관이 8일 독일 베를린 독일적십자사 본부에서 열린 6·25전쟁 참전기념 조형물 제막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보훈부 제공



우리 정부의 지원으로 22번째 6·25전쟁 유엔 참전국인 독일에 참전기념 조형물이 처음 세워졌다.

국가보훈부(보훈부)는 8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독일적십자사 본부’에서 참전기념 조형물 제막식을 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정부 대표로 강정애 보훈부 장관이 참석했으며 볼크마르 쇤 부총재와 크리스티안 로이터 사무총장 등 독일적십자사 관계자와 6·25전쟁 때 한국에 파견된 독일 의료지원단 가족, 임상범 주독일 한국대사 등 100여 명이 함께했다.

독일은 1954년부터 약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야전병원시설과 인원을 파견해 2018년 6·25전쟁 의료지원국에 포함되면서 22번째 참전국 지위를 인정받았다. 전쟁 당시 독일적십자사가 설립한 부산 독일적십자병원은 수준 높은 의료진과 최신 의료시설로 약 5년간 30만 명에 가까운 유엔군 전상환자와 국내 민간환자를 치료했다. 한국인 간호사와 의사를 교육하고 양성하는 데도 크게 이바지했다.

참전기념 조형물은 이러한 독일 의료지원단의 희생·헌신을 기린다. 현지 독일인의 6·25전쟁 이해도를 높이고 한·독 우호관계 증진을 위해 한국 정부의 예산(2억1000만 원)으로 건립됐다. 그동안 독일은 6·25전쟁에 참전한 유엔 의료지원국 중 유일하게 참전기념 조형물이 없었다. 이 때문에 이번에 제막된 조형물은 독일 의료진의 6·25전쟁 파견 70주년을 기념해 건립된 첫 참전기념시설이다.

세계 적십자의 날(5월 8일)에 맞춰 청동으로 건립된 조형물은 독일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미술가 강동환 씨가 제작했다. 마을의 수호신인 한국의 장승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독일적십자사의 의료지원 활동을 ‘전쟁과 치유’로 표현했다. 조형물의 천하대장군 모습은 전쟁의 참상에 깜짝 놀란 ‘적십자 관계자’를, 지하여장군은 ‘치유하는 간호사’를 의미한다.

강 장관은 축사에서 “독일 의료진의 6·25전쟁 참전 70주년과 세계 적십자의 날을 맞아 독일에 첫 6·25전쟁 참전기념 조형물을 건립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 조형물은 6·25전쟁으로 고통받는 대한민국을 기꺼이 도왔던 독일 의료지원단의 따뜻한 인류애를 담아낸 만큼 앞으로 대한민국과 독일을 잇는 가교이자 독일 의료지원단의 숭고한 헌신을 기억하는 상징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제막식에 앞서 쇤 부총재를 접견, 독일 최초의 6·25전쟁 참전기념 조형물 건립에 함께 힘써 준 것에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어 6·25전쟁 당시 전후 독일 현지의 어려움에도 의료지원단을 파견해 준 데 대해 고마움을 표한 뒤 독일적십자병원의 6·25전쟁 활동상을 담은 책자를 전달했다. 임채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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