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자랑스러운 할아버지

입력 2024. 05. 07   14:41
업데이트 2024. 05. 0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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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우 소령 육군화생방학교 전투준비안전실
차재우 소령 육군화생방학교 전투준비안전실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장군은 “눈앞의 사사로운 이익보다 의로움을 먼저 생각하고 조국이 위기에 처하거든 목숨을 바쳐라”고 조국 독립을 염원하시며 군인의 본분에 관해 이야기하셨다. 나에게도 군인의 본분은 자신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은 참전용사인 할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할아버지는 1949년 해병 2기로 입대해 3년 1개월 동안 인천상륙작전 등 숱한 전투에 목숨을 걸고 참전하셨다. 정전 이후에도 대한민국 발전과 전후복구를 위해 2년간 더 복무하며,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돼 주셨다.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헌신한 할아버지는 전역 후 고향으로 돌아온 다음날부터 가족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사회라는 전쟁터에 다시 온몸을 내던지셨다.

세월이 흘러 구순 생신을 맞이했을 때 인천상륙작전 등 다수 전투에 같이 참전하며 생사고락을 함께한 해병대 참전용사와 그들의 가족을 초청하는 행사를 주최하셨다. 함께 해주신 참전용사와 자녀들에게 “6·25전쟁 당시 우리는 대한민국이 무너지지 않도록 목숨을 걸고 정말 최선을 다해 싸웠습니다. 우리 노병들이 피와 땀을 흘려 지켜낸 대한민국을 여기 계신 젊은이들이 더욱 발전시켜 평화를 지켜주길 바랍니다”라고 절실하고 간절한 진심을 전했다. 그리고 집으로 함께 돌아오는 길에 할아버지는 내 손을 잡고 웃으시며 “든든하게 자라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 돼주어 고맙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군 복무를 선택한 만큼 힘든 일이 있더라도 담대하고 슬기롭게 해주길 바란다”고 말씀하셨다.

지금도 할아버지는 대한민국을 지킨 ‘해병 2기’라는 자긍심과 함께 대한민국의 발전과 안녕을 기원하며 살아가고 있다. 나는 때때로 나태해지거나 머릿속이 복잡해질 때마다 자신을 돌아보고 할아버지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간절한 애국애족의 마음을 되새긴다. 그리고 약관의 나이에 오로지 자유민주주의와 조국수호를 위해 목숨을 걸고 한치의 두려움도 없이 적의 참호로 돌진했을 할아버지와 수많은 6·25참전용사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억하며 ‘국가방위 최후의 보루로 내게 주어진 육군화생방학교 전투준비안전실장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이 순간 나와 함께 군복을 입고, 적이 도발한다면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하기 위해 전·후방 각지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 또 훈련’하고 있을 전우 여러분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행복한 가정의 달을 누릴 수 있도록 해주신 나의 영원한 스승, 존경하는 할아버지 박현양 옹께 이 글을 올리며 “할아버지! 나라를 위한 헌신에 감사하고 진심으로 사랑합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또한 조국을 지키고 있는 군인 곁에서 묵묵히 버팀목이 돼 주는 군인가족들에게도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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