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답게… 최고의 전투원으로, 군대답게…  강도 높은 담금질로

입력 2024. 05. 07   17:04
업데이트 2024. 05. 0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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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53보병사단, 맞춤형 교육 현장에 가다

제대별 작전 환경·임무 최적화된 교육 확립
창의·체계적 훈련 실시…전투수행능력 향상

‘맞춤형 교육법’은 강한 전투원을 키우는 데 보다 효과적이다. 각자의 임무와 수행 능력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일 임무 수행에 온 힘을 쏟아야 하는 개별 부대 입장에서 맞춤형 교육법을 확립하기란 쉽지 않은 일. 이런 상황 속에서도 육군53보병사단은 제대별로 작전 환경과 임무에 최적화된 교육과 강화된 기준을 확립했다. 장병들은 사단의 체계적이고 창의적인 훈련을 경험하며 스스로의 수준을 파악함은 물론 최고의 전투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온몸을 던지고 있다. ‘투명·공정·엄정’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사단 교육훈련 평가 현장을 다녀왔다.
글=박상원/사진=이경원 기자 

‘E3B 자격인증평가’에서 합격한 기동대대 박슬기(왼쪽)·배성수 중사.
‘E3B 자격인증평가’에서 합격한 기동대대 박슬기(왼쪽)·배성수 중사.

 

육군53보병사단 기동대대 장병들이 더미를 어깨에 메고 달리고 있다.
육군53보병사단 기동대대 장병들이 더미를 어깨에 메고 달리고 있다.


전문평가관 제도
‘전장 순환식 체력단련’ 평가 공정성 확보

아침부터 비가 조금씩 내리며 쌀쌀함이 감돌았던 지난 1일.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사단 연병장에 기동대대 장병들이 체력 평가를 받기 위해 오전부터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짧은 시간에 온몸을 집중적으로 단련하는 ‘전장 순환식 체력단련’을 수행했다. 훈련 코스는 베어워크, 탄통 들고 달리기, 환자(더미) 어깨 메고 달리기 등 전투 임무를 고려해 구성됐다. 사단은 여기에 전장 환경과 유사한 상황을 조성해 실전성을 높였다.

전장 순환식 체력단련은 이제 많은 부대가 실시하고 있지만, 사단은 여기에 새로운 시각을 더했다.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문평가관 제도’를 도입·적용한 것. 사단은 △육군 전문가 과정 이수 △유사 자격증 취득 △평가관 경험 등 엄격한 기준을 적용, 전문평가관 16명을 선발했다.

전문평가관은 사단 주관 전투력 측정과 전술훈련 평가 등에 투입돼 평가를 진행한다. 훈련 중에는 부대와 개인의 보완 사항과 장점을 도출, 지도한다. 또 세부적으로 조언하는 평가관이자 교관으로서 부대 전투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기본적인 임무 수행을 위해선 기초 체력이 우선돼야 하므로 전장 순환식 체력단련을 준비했습니다. 이는 최정예 300 전투원 체력 측정 합격 기준으로 삼을 정도로 통과가 쉽지 않습니다.” 사단 교육훈련참모 심창우 중령의 설명이다.

강도 높은 교육 훈련은 빛나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미2사단/한미연합사단이 개최한 ‘E3B 자격인증평가’에서 기동대대 장병 2명이 합격한 것. 여단급 부대의 자격인증 평가인 E3B의 평균합격률은 30%가 채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미군 내부에서도 합격자에게 주어지는 E3B 휘장은 명예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E3B 자격인증평가에 합격한 박슬기 중사는 “사단이 마련한 체계적인 교육훈련과 전문평가관 제도 덕분에 E3B 평가에서 합격할 수 있었다”며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무엇이 부족한지 알려줘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사단 군사경찰 특임대 장병들이 건물지역 전투 사격 평가를 받고 있다.
사단 군사경찰 특임대 장병들이 건물지역 전투 사격 평가를 받고 있다.


진급 개인훈련평가제 
‘건물 지역 전투 사격’ 개개인 특성 고려

같은 시각 사단 사격장에서는 군사경찰 특임대 장병들의 ‘건물 지역 전투 사격’ 평가가 이뤄졌다. 격실에 숨은 적을 격멸하고 인질을 구출하는 상황이 특임대에 주어진 것.

4인 1조로 구성된 특임대는 테러 상황에서 각자 맡은 임무별 행동에 대해 평가를 받았다.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특임대 장병들은 그동안 갈고닦은 기술을 펼쳤다.

사단은 특임대 등 예하부대 장병들이 교육훈련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게 ‘진급 개인훈련평가제’를 도입했다. 진급 개인훈련평가제는 합격·불합격이라는 틀 안에서 인원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장병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평가 요소를 만들어 이를 통과할 시 합격으로 판단하는 제도다. 특히 특임대의 경우 합격 기준을 넘기지 못하면 특임대를 상징하는 ‘흑복’을 착용할 수 없는 만큼 장병들은 교육 훈련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끊임없이 연습에 몰두한다는 것이 사단의 설명이다.


부산여단 장병이 가상현실 영상모의 사격장에서 모의총기와 가상현실 장비를 착용한 채 대항군을 조준하고 있다.
부산여단 장병이 가상현실 영상모의 사격장에서 모의총기와 가상현실 장비를 착용한 채 대항군을 조준하고 있다.


창의적인 교육훈련 
‘VR 영상모의 사격’ 다양한 전투 경험

이어 부산여단 가상현실(VR) 영상모의 사격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에서는 사단의 ‘창의적인 교육훈련’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사단은 첨단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다양한 교육훈련체계를 개발하기 위해 VR 장비를 도입했다. 부산·울산이라는 메가시티의 특성을 고려, 장병들이 VR을 이용해 여러 전장을 경험해야 한다는 이유다.

훈련은 VR 장비를 착용한 장병들이 분대장·중대장의 지휘에 따라 적을 격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기존 훈련에서 직접 투입되기 어려웠던 중요시설들을 가상에서 체험할 수 있다는 게 VR 장비의 가장 큰 장점이다. K2C1 모의총기는 압축공기를 이용한 격발·반동 효과도 구현돼 실감 나는 훈련이 가능했다. 헬멧에 부착된 센서는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해 주변 환경을 파악하고 교육생이 얼마나 정확하게 표적을 맞혔는지 알려준다. 또 피격 인식 슈트로 자신의 부상 정도도 파악할 수 있다. 장병들은 장비를 활용해 각개 전투, 종합 전술 훈련, 정밀 사격 등 다양한 훈련을 경험할 수 있다.

장병들의 반응도 뜨겁다. 장현수(대위) 5중대장은 “VR 장비를 이용해 실제 전장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을 경험하며 소부대 지휘자의 전투지휘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며 “지역방위부대에서 적용할 수 있는 교육 훈련을 편성해 최고의 전투원을 키울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전투준비태세 완비
육군 도시지역작전 선도부대 선정 등 성과

사단의 맞춤형 교육훈련은 이제 가시적인 결과물을 낳고 있다. 사단은 최근 육군 도시지역작전 선도부대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과정에서 대대급 도시지역 전투기술 전문교관 20명을 양성했다.

교육 훈련 체계를 구상한 심 중령은 “군은 실전적 교육훈련을 통해 개인과 부대의 전투 수행 능력을 향상시켜 전투준비태세를 완비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앞으로 군인답게, 군대답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부대 기풍을 확립하도록 강한 교육훈련에 매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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