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AR 활용 지형지물·위치·임무 실시간 제공

입력 2024. 05. 07   16:53
업데이트 2024. 05. 07   18:07
0 댓글

첨단무기와 미래 전쟁 - 보병용 3D 내비게이션 ‘오리온 MES’

교통 앱 바탕 2016년 개발 성공
보안에 강하고 오작동도 없어
지휘관 불필요한 명령 최소화
장병 스스로 능동적 임무수행 가능
병사, 전사로 진화 ‘일당백 전투력’

 

아시오 테크놀로지스가 개발한 오리온 MES는 GIS, AR, 3D기술을 활용하고 AI와 UAV, 각종 탐지 장비가 수집한 지형정보를 바탕으로 아군 및 적군의 작전상황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사진=아시오 테크놀로지스 홈페이지
아시오 테크놀로지스가 개발한 오리온 MES는 GIS, AR, 3D기술을 활용하고 AI와 UAV, 각종 탐지 장비가 수집한 지형정보를 바탕으로 아군 및 적군의 작전상황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사진=아시오 테크놀로지스 홈페이지



대도시작전(Mega-city Operation)을 준비하는 지휘관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전투로 인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도시지형과 이를 실시간으로 반영한 정확한 지도의 부재다. 그런데 최근 가자지구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군(IDF)은 오리온(Orion)으로 불리는 보병용 최첨단 3D 내비게이션을 활용해 이슬람 테러단체 하마스를 전방위에서 압박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와즈(Waze) 교통 앱을 진일보시킨 것으로 평가받는 오리온 덕분에 이스라엘군 보병은 복잡한 도시전투지역 한복판에서도 정확한 위치와 방향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 전투에서 승리하고 있다.


정확한 지도의 군사적 가치

고대로부터 정확한 지형지물의 확인은 전투의 승패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변수 중 하나였다. 특히 지도가 얼마나 정확하게 실제 지형을 묘사하고 있느냐에 따라 전투는 물론 전쟁의 승패가 좌우되기도 했다. 대규모 전투에 나선 지휘관이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명령을 내리는 기준이 바로 지도였기 때문이다. 

잘못된 지도와 명령 때문에 진격 방향이 서로 다른 전투부대가 좁은 교차로에서 뒤엉켜 작전이 지체되거나 지도와 실제 지형이 완전히 달라 작전 자체가 실패한 사례 역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정확한 군사용 지도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현대전에서조차도 시시각각 변화하는 지형지물을 반영한 최신 지도를, 그것도 실시간으로 갱신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더욱이 콘크리트 정글로 불리는 대도시에서의 전투는 건물이나 지하시설이 붕괴할 때마다 지형지물 자체가 완전히 변화하기 때문에 정확한 군사용 지도를 확보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인식돼 왔다.

그런데 최근 가자지구에서 전투 중인 이스라엘군 장병들이 보병용 3D 내비게이션을 활용해 이러한 문제를 극복한 것은 물론 전투에서도 승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전투에서 오리온으로 불리는 보병용 최첨단 3D 내비게이션을 활용해 이슬람 테러단체 하마스를 전방위에서 압박하고 있다. 사진=이스라엘군 홈페이지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전투에서 오리온으로 불리는 보병용 최첨단 3D 내비게이션을 활용해 이슬람 테러단체 하마스를 전방위에서 압박하고 있다. 사진=이스라엘군 홈페이지



오리온 전술임무 강화체계 

이스라엘 아시오 테크놀로지스가 2016년 개발에 성공한 오리온 전술임무강화체계(MES)는 현존하는 가장 강력하고 진보적인 보병용 3D 내비게이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안드로이드 OS 기반 오리온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지리정보시스템(GIS), 증강현실(AR) 및 3D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가 자신의 정확한 위치와 주어진 임무를 직관적으로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주변 아군과의 유기적 협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신형 차량용 내비게이션이 실시간 교통정보에 따라 정체 구간을 미리 알려주거나 우회경로를 제시하는 것처럼 오리온 MES 역시 임무 경로상의 적의 위치와 잠재적 위협 등의 정보를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사용자는 주어진 권한에 따라 대대급 전투 임무 계획부터 입체적으로 표시되는 지도정보를 활용한 실시간 전장 정보 확인까지 가능하다. 단말기의 온라인 및 오프라인 설정에 따라 아군 및 적군의 실시간 작전상황은 물론 인공지능(AI)과 무인기(UAV), 각종 탐지 장비가 수집한 지형정보를 실시간으로 갱신하여 사용자에게 제공하기 때문이다.

남다른 보안 역시 오리온 MES의 강점 중 하나다. 아시오 테크놀로지스는 최신 정보를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 공유를 통해 보안을 유지한 상태에서 선택적으로 배포할 수 있고 기밀 정보의 인쇄를 최소화할 수 있어 최상의 보안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자랑한다.


가자지구 전투 승리의 일등공신 

현재 가자지구 전투에 투입된 이스라엘군 지휘관들은 전투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오리온 MES를 손꼽고 있다. 이미 지난 6년 동안 이스라엘군 내에서 다양한 시험평가와 실전투입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가자지구 전투와 같이 대량으로 사용되고 활약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오리온 MES 덕분에 이스라엘군 보병은 공습과 포격으로 폐허로 변해버린 가자지구 내에서도 각각의 전투부대들이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동시에 전투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가자지구 작전지역 내에서 최소 1000대 이상의 오리온 MES가 동시에 사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말기 간의 혼선이나 오작동 사례가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은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데이비드 하렐(David Harel) 아시오(Asio) 대표이사(CEO) 역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가자지구에서 진행된 IDF의 철검(Iron Swords) 작전에서 보여준 오리온의 신뢰성은 놀라운 수준”이라며 “이제 오리온 없는 보병 전투는 상상할 수 없으며 대도시전투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야전의 이스라엘군 지휘관들 역시 “공습이나 포격으로 전투지역의 지형지물이 계속 변화하는 것은 보병 전투의 난도를 급격하게 상승시키는 재앙”이라며 “하지만 UAV로 촬영한 최신 항공사진과 디지털 기술 덕분에 언제든 실제와 같은 3D 지도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이것은 오리온 MES의 대체 불가능한 장점”이라고 말했다.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3D 내비게이션 

오리온 MES의 장점 중 하나는 전투 정보의 수평적 확산을 통해 지휘관의 불필요한 명령을 최소화하고 장병들의 능동적 생각과 임무 수행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물론 3D 내비게이션 하나가 이러한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에는 여전히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미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투를 통해 오리온 MES의 효용성을 검증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투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오리온 MES는 세계 각국의 방위산업체들이 앞다퉈 공개하고 있는 다양한 전장 시각화 전투 정보 체계 중 극히 일부일 뿐이다.

일례로 오리온 MES를 이스라엘군에 납품하고 있는 아시오 테크놀로지스는 고객 요청에 따라 링스(Lynx)로 불리는 전술 휴대용 주야간 상황인식 체계와 리겔(Rigel) 전술 스마트워치 등의 전술 지원체계를 함께 제공해 전투부대가 완벽하게 통합된 전술 전투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기술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눈부신 발전 덕분에 이제는 손바닥 크기의 전투용 3D 내비게이션을 병사 한 명 한 명에게 지급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으며 군은 필요에 따라 다양한 첨단기술을 취사선택할 수 있게 됐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이러한 보병용 휴대용 전술 전투체계는 저렴한 비용으로 보병의 정예화, 즉 병사(soldier)를 전사(Warrior)로 진화시켜 일당백의 전투력 발휘가 가능하도록 만들고 있다.

 

 

필자 계동혁은 'Aerospace & Defense' 취재팀장을 지냈으며, 다양한 국방·군사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역사를 바꾼 신무기』 『드론 바이블』(공저)이 있다.
필자 계동혁은 'Aerospace & Defense' 취재팀장을 지냈으며, 다양한 국방·군사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역사를 바꾼 신무기』 『드론 바이블』(공저)이 있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