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남매 두고 전쟁터로…25세 아버지의 ‘늦은 귀가’

입력 2024. 05. 02   17:07
업데이트 2024. 05. 0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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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참전 고 김희선 일병 신원 확인
아들·손자도 군인의 길 ‘병역명문가’
양평군서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 열려

 



어린 남매를 두고 6·25전쟁에 참전한 뒤 전투 중 산화한 호국영령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일 “2008년 강원도 횡성군 서원면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6·25전쟁 당시 횡성전투에서 전사한 고(故) 김희선 일병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00년 4월 유해발굴이 시작된 이후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는 총 230명으로 늘었다.

1926년 3월 경북 상주시에서 태어난 고인은 결혼해 남매를 낳고 가정을 꾸리던 중 전쟁을 맞았다. 그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아내와 어린 자녀를 두고 1950년 11월 대구 제1훈련소에 자원입대했다.

고인은 국군 8사단 소속으로 강원도 홍천, 충북 충주·제천 등에서 치열한 전투를 치렀다. 그러던 중 1951년 2월 12일 횡성전투에서 중공군에 맞서 싸우다 25세의 나이로 장렬히 전사했다.

특히 고인의 가문은 아들과 손자까지 3대가 모두 병역을 마쳐 2005년 병역명문가로 선정됐다. 아들 김성균 씨는 육군3사관학교 2기 보병 장교로 임관해 1982년 10월 전역 후 경기도 양평지역 예비군중대장을 지냈다. 손자 김진현 씨는 1998년 8월 의무경찰로 입대해 2000년 10월 전역했다.

이날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는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양평군 마을회관에서 열렸다. 국유단은 유가족에게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 등을 설명하고 신원확인통지서, 호국영웅 귀환 패, ‘호국의 얼 함(函)’을 전달했다.

아들 김씨는 “돌아가신 어머니께서는 아버지가 돌아오시길 한평생 기다리며 눈물로 지내셨다”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두 분을 합장해 꿈에 그리던 해후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전했다. 조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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