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기뢰전 주역, 수중자율기뢰탐색체

입력 2023. 12. 07   15:35
업데이트 2023. 12. 0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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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소령 해군5기뢰/상륙전단 고령함
김지훈 소령 해군5기뢰/상륙전단 고령함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저서 『전쟁 반전쟁』에서 역사적으로 인류의 전쟁 방식은 곧 인류가 일하는 방식을 투영해 왔다고 주장했다. 4차 산업혁명의 산물인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무인체계와 같은 기술은 이제 일상을 넘어 전장에서도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 군은 이러한 추세에 부응해 ‘국방혁신 4.0’을 통해 무기 및 지원체계를 병력 중심의 유인체계에서 AI 기반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로 단계별 전환을 추진 중이다. 해군에선 5기뢰/상륙전단이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시범부대로 지정됐으며, 기뢰를 제거하는 소해함인 고령함은 향후 도입할 ‘수중자율기뢰탐색체’의 시험 모함으로서 각종 시험평가와 전투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기뢰대항작전은 적의 유도탄과 해안포, 기뢰 위협 속에서 장시간 기뢰를 탐색하고 제거하기 위한 기동을 반복해야 한다. 이 작전은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구현으로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다. 특히 수중자율기뢰탐색체는 바닷속에 설치된 기뢰를 소나와 초음파카메라 같은 센서로 자율주행하며 탐색하는 무인체계로서 소해함 대신 기뢰 위협이 존재하는 해역으로 투입돼 소해함의 생존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피로도와 군수지원 측면에서도 유인전력보다 장기간 운용이 가능하므로 작전 효율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3월 미 해군5함대에서 실시한 국제해양훈련에 연합참모단으로 참가해 이 같은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기반의 기뢰대항작전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미 해군 최초의 무인전력 부대(TF-59)가 보유한 다수의 무인체계와 기뢰대항작전 부대(TF-52)의 소해함·소해헬기·폭발물처리팀이 협업해 기뢰대항작전을 수행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무인체계가 더 이상 전장에서 보조적 역할이 아닌 유인전력과 함께 작전을 수행하는 충실한 조력자(wingmen) 수준에 이르렀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최근 약 2주간 우리 해군 주관으로 19개국 해군이 참가한 기뢰전 훈련이 남해안에서 실시됐다. 수중자율기뢰탐색체를 실전에서 운용 중인 다국적 해군과의 유·무인 복합 기뢰대항훈련으로 수중자율기뢰탐색체의 운용전술을 습득하고, 한반도 해역에서의 효과성도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현재 수중자율기뢰탐색체는 시제품을 활용해 작전환경에서 작전 운용성능을 평가하는 시험평가 단계에 있다. 수중자율기뢰탐색체가 잠항한 뒤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치고 부상할 때마다 함 승조원 모두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의 선구자라는 자부심을 느낀다.

우리 군의 수중자율기뢰탐색체가 한반도 해역을 누비고 다국 간 기뢰전 훈련에서 활약하는 그날을 고대하며 창의적 사고를 바탕으로 유·무인 복합전투체계가 목표 시일 내 구현될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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