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관이 되는 길] 달려라! 끝은 보인다

입력 2023. 12. 07   15:35
업데이트 2023. 12. 0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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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수 하사 육군부사관학교 양성4교육대
강은수 하사 육군부사관학교 양성4교육대



12월 1일은 인생의 전환점과도 같은 날입니다. 12주간 육군부사관학교에서 양성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하사로 임관해 자랑스러운 육군의 일원이 된 날이기 때문입니다.

군에 입대하기 전에는 다양한 사회경험을 토대로 군 생활도 잘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중대장 후보생 직책을 수행하며 잘못된 생각임을 깨달았습니다. 중대장 후보생으로서 후보생들을 지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습니다. 특히 중대원들과 소통할 때는 내가 최선이라고 생각한 바를 설득해야 하는지, 다수의 의견을 따라 결정해야 하는지 판단이 잘 서지 않았습니다. 많은 시도와 고민 끝에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는 문화가 가장 올바른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깨달음을 얻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중대장 후보생으로서의 부담감은 책임감으로, 짜증은 미소로 바뀌었습니다.

이후 유격훈련을 하면서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유격훈련을 하기 전 주변 지인·교관님들께 유격체조, 유격 복귀행군 등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얘기를 들어서인지 걱정과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실제 유격훈련을 하면서 체력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매우 힘들었습니다. 유격체조 중 ‘포기하고 열외를 할까’ 같은 나약한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잠깐 힘든 것이다’ ‘이 시간만 버티면 된다’고 자신을 다독이며 고된 훈련을 이겨 냈습니다. 막상 그 순간이 지나고 나니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해냈다는 성취감이 느껴졌습니다.

유격 복귀행군 때는 무거운 군장을 메고 도착지점이 보이지 않는 끝없는 길을 걸으며 자신을 되돌아봤습니다. 교육기간 초반 10㎞ 행군 때는 군장 결속도 미숙하고 ‘몸이 아프면서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었다면, 40㎞ 유격 복귀행군 때는 ‘여기서 포기하면 아무것도 해낼 수 없다’ ‘어떤 어려움도 헤쳐 나갈 의지와 능력이 있다’는 생각을 되새기며 행군에 임했습니다. 마침내 위병소가 보이고 복귀행군을 마쳤을 때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뿌듯함과 함께 지난 모든 훈련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며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뜨거운 무언가가 차오름을 느꼈습니다.

무엇이든 처음 시작할 때는 ‘잘해 낼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앞섭니다. 특히 초임 하사의 경우 부대에서 부여되는 모든 일이 처음 해 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감을 잃지 않고 끈기 있게 배워 나간다면 마침내 끝이 보이는 행군 길처럼 마지막 순간에는 성취감과 자신감이 가득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2주 동안 부사관 양성 교육훈련을 함께한 동기·교관님들의 응원과 격려를 마음속 깊이 간직하며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하는 자랑스러운 육군 부사관이 되겠습니다.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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