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정찰용 소형위성 적기 발사 능력 ‘일보 전진’

입력 2023. 12. 04   17:04
업데이트 2023. 12. 0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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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체추진 우주발사체 시험발사 성공 배경과 의미는

‘중량 101㎏·해상도 최대 1m’ 한화시스템 개발 소형 SAR 위성 탑재체 사용
민간 위성 자체 성능 확인, 군 위성 투입 성능 검증 ‘윈-윈’
2025년 1~4단 갖춘 실제 위성 탑재해 발사 추진…대형화 기술 개발도

4일 오후 제주도 인근 해상 바지선에서 지구관측용 합성개구레이다 위성이 탑재된 한국형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시험발사가 실시되고 있다. 이경원 기자
4일 오후 제주도 인근 해상 바지선에서 지구관측용 합성개구레이다 위성이 탑재된 한국형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시험발사가 실시되고 있다. 이경원 기자

 

우리 군(軍)의 고체추진 우주발사체 시험발사 성공은 관측·정찰을 위한 소형위성의 적기 발사 능력과 지구궤도 투입 능력 확보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갔다는 데 성과가 크다. 발사체에 합성개구레이다(SAR) 위성을 탑재해 소형위성 발사 성능을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우주발사체는 인공위성을 임무궤도로 이동시키기 위한 위성운반체다. 연료를 태워 만든 고압의 가스를 분사해 추진력을 획득한다. 탑재체의 용도에 따라 목표하는 우주속도를 달성하도록 추진력을 조절하는 원리다. 여기서 우주속도는 지구궤도를 공전하거나 탈출하기 위한 기준이다.

최근에는 우주개발이 심화하면서 주요국에서 쏘아 올리는 우주발사체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세계 각국은 191회에 걸쳐 발사를 시도했고, 그중 궤도 진입에 성공한 것은 180회였다.

궤도 진입 성공만 놓고 보면 미국이 91회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국 52회, 러시아 14회, 뉴질랜드 7회, 인도 7회, 유럽연합 3회, 일본 2회 순이었다.

그중 미국은 소형·대형탑재체 운용을 위한 고체·액체 발사체를 동시에 갖고 있다. 미노타우로스(Minotaur)와 델타(Delta) 등 고체 발사체를 이용한 군위성을 서비스 중이고, 팰컨(Falcon)-9 등 재사용 액체 발사체를 이용해 활발한 상업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유럽도 고체·액체 발사체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고체 발사체는 베가(Vega)-C를 개발 완료했지만, 지난해 발사 실패로 내년에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이다. 또 아리안(Ariane)-5 등의 액체 발사체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체추진 우주발사체 형상
고체추진 우주발사체 형상

 

일본도 마찬가지다. 고체 발사체 엡실론(Epsilon)을 이용한 특수목적용 검증위성 서비스를 운영 중이고, H-Ⅱ 등 액체 발사체의 상업성 확보를 위해 대형화를 추진하고 있다.

관건은 고체 발사체다. 고체와 액체는 비용·저장 등에 큰 차이가 있다. 액체 발사체는 다수의 복잡한 구성품으로 구성돼 고가이면서 취급이 어렵지만, 연료 효율이 높아 대형탑재체 운송에 적합하다. 고고도에 투입하는 지구 정지궤도 위성이나 우주탐사선 발사에 주로 활용된다.

반면 고체 발사체는 구조가 단순하고 저장·취급이 쉬우면서 저가로 신속 발사가 가능하다. 추진기관의 지속적 제작·보관이 가능해 운용 면에서 사전 준비가 가능하고, 부품의 신뢰도 역시 우수하다. 발사 준비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소규모의 지원장비로 발사 가능해 즉응성도 높다. 탑재 중량이 가벼운 저궤도용 관측·정찰위성과 군사정찰위성 등의 발사에 알맞다.

전문가들이 ‘액체 발사체가 버스라면, 고체 발사체는 택시’라고 비유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우리 군의 이번 시험발사는 4일 오후 2시 제주도 인근 해상에서 이뤄졌다. 지난해 3월 30일 1차 시험발사와 12월 30일 2차 시험발사에 이어 약 11개월 만이었다.

시험발사체는 유럽·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것과 같은 고체 3단과 액체 1단으로 구성됐다. 탑재체 분리 단계에서 세밀한 조정을 위해 4단부는 액체연료를 사용했다. 앞서 지난해 1·2차 시험에서는 1단 없이 2~4단만 장착했었다. 또 1차에서는 2단 추진기관만, 2차에서는 3~4단까지 연소시켰다.

또 이번 시험발사에서는 지구관측용 민간(한화시스템) 소형 SAR 위성이 탑재체로 사용됐다. 위성 중량은 약 101㎏이고, 해상도는 최대 1m다. 지난 1·2차 시험에는 실제 위성의 무게를 맞춘 더미형 탑재체가 들어갔다.

이는 고체추진 우주발사체 개발 간 성능시험을 전개하면서 민간기술의 검증지원을 위해 민간위성 궤도 투입을 진행한 것. 국방부 관계자는 “민·군이 서로 ‘윈-윈’하는 입장에서 우리는 위성 투입 성능을 검증했고, 민간에서는 위성 자체의 성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군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오는 2025년 1~4단 발사체 시험을 위해 실제 위성을 탑재해 발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향후 탑재 중량 증대를 위한 대형화 기술도 개발해 나갈 방침이다. 고체추진 우주발사체 개발이 완료되면 우리 군은 안보 수요 및 긴급상황에 대응해 적기에 소형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이와 함께 군은 향후 독자적인 발사 서비스 수행을 할 수 있는 민간기업에 기술이전도 추진할 계획이다. 우주개발 패러다임이 정부에서 민간으로 전환됨에 따라 국방 분야 발사체 기술을 바탕으로 민간기업들이 빠르게 우주 서비스 시장에 진입하는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는 배경에서다. 기업이 우주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환경 조성도 추진하기 위함이다.

이에 군은 최종적으로는 민간기업이 자체적인 발사를 수행하도록 발사체 조립·점검을 포함한 필요 기술을 이전한다는 방침이다. 세부적인 계획·범위는 기관 간 협의로 결정하고, 최종 방위사업청 검토·승인을 거쳐 진행할 예정이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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