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참전용사들의 헌신, 새 보금자리로 보답

입력 2023. 09. 20   16:43
업데이트 2023. 09. 2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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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 수교 65주년 맞아
나라사랑 보금자리 준공 행사
멕시코 이어 3명 새 집 선사

20일 태국 아유타야에 있는 6·25전쟁 참전용사 펑 밤룽락 옹의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열린 나라사랑 보금자리 준공식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육군 제공
20일 태국 아유타야에 있는 6·25전쟁 참전용사 펑 밤룽락 옹의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열린 나라사랑 보금자리 준공식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육군 제공



6·25전쟁 참전국이자 수교 65주년을 맞는 태국 참전용사들에게 새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는 행사가 마련됐다.

육군은 6·25전쟁 정전 70주년 및 태국과의 수교 65주년을 맞아 20일부터 이틀간 태국 현지에서 6·25전쟁 참전용사 3명에게 새로운 보금자리(신축 2동·리모델링 1동)를 선물하는 나라사랑 보금자리 준공식을 거행한다.

나라사랑 보금자리 사업은 육군이 6·25전쟁 및 베트남전쟁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예우를 다하고 감사를 전하기 위해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2011년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총 396명(국내 394명, 국외 2명)의 국내외 참전용사에게 쾌적한 보금자리를 제공해 왔다.

육군이 해외에서 나라사랑 보금자리 사업을 추진한 것은 지난해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에는 국내외 사회공헌활동 NGO단체 (사)함께하는 사랑밭이 공동 주관해 의미를 더했다. 

행사에는 고태남(소장) 육군인사사령관, 함정한 주태국 대한민국 대사대리, 정유진 (사)함께하는 사랑밭 대표이사, 번딧 말라이아리순(예비역 육군대장) 6·25전쟁 참전협회장과 태국 현지 보훈청 관계관 및 태국 한인회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과 태국은 1958년 수교 이후 정치·경제·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특히 태국은 6·25전쟁에 아시아 국가로는 가장 먼저 병력을 보냈고, 유일하게 육·해·공군 전력을 모두 파병했다. 장병 6326명이 한국 땅을 밟았고, 1273명(사망 129명, 부상 1139명, 실종 5명)이 전사상자가 됐다.

태국에 새로 조성된 보금자리의 주인공은 6·25전쟁 참전용사 펑 밤룽락(94) 옹, 싸와스 품마두아(91)옹과 타위 준트라붓(91) 옹 등 3명이다.

20일 오전 펑 밤룽락 옹의 새 자택이 있는 아유타야에서 열린 준공식은 주태국 한국문화원의 가야금 공연을 시작으로 △공사 경과보고 △테이프 커팅 △현판 제막식 △주택 내부 확인 순으로 진행됐다.

펑 옹은 6·25전쟁 당시 해군장교로 호위함인 타찐함에 근무하면서 동해안에서 해상경계작전을 수행했다. 그는 “한국 군인들을 보니 함께 싸웠던 전우들이 생각나고 감회가 새롭다”며 “70여 년이 지났음에도 타국 참전용사를 잊지 않고 먼 곳까지 찾아와 준 것에 벅찬 감동을 느낀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논타부리에 거주하는 싸와스 품마두아 옹의 자택에서 준공식이 진행됐다.

싸와스 옹은 육군병장으로 참전해 전후 치안 활동과 재건 활동에 힘을 보탰다. 그는 “우리를 잊지 않고 찾아준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운데, 낡은 집을 새 보금자리로 단장해 준 대한민국 육군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21일에는 콘캔 지역에 있는 타위 준트라붓 옹 자택에서 준공식을 열 예정이다. 타위 옹은 육군병장(통신병)으로 낙동강 전선에서부터 평양까지 진격했고, 경북 상주·경기도 의정부 지역 전투에도 참전했다.

앞으로도 육군은 나라사랑 보금자리 사업을 비롯해, 6·25 무공훈장 찾아주기 조사단과 전사·순직 유가족 찾기 특별 조사단 등 선배 전우들의 희생과 헌신을 최대한 예우하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행사를 주관한 고 사령관은 “태국은 6·25전쟁 당시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도움을 준 고마운 나라”라며 “한국과 태국이 수교한 지 65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인 만큼 우리 국민의 감사와 존경을 담아 지은 보금자리에서 참전용사들이 행복하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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