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간호사관학교 강여은 육군소령(진)] 우크라이나 사태와 우주논쟁

입력 2022. 07. 20   16:24
업데이트 2022. 07. 2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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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여은 육군소령(진) 국군간호사관학교
강여은 육군소령(진) 국군간호사관학교

최근 국제정치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우크라이나 사태다. 현재 사태가 국가 이익과 직결되는 서방국가들은 더욱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연일 쏟아지는 미국의 언론 보도가 이를 방증한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바라보는 언론의 시각에는 이전과 다른 한 가지 특징이 있다. 바로 ‘우주’와 연관된 키워드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우주기술’ ‘우주안보’ ‘우주위협’ 등 현 사태와 관련된 우주논쟁은 미국 언론의 중요한 관심사다. 그 핵심은 무엇일까?

첫째, 우주기술의 유용성과 접근성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변했다. 이번 전쟁은 우주기술에 대한 대중의 거리감을 한층 좁히는 계기가 됐다.

개전 초기 러시아의 공격으로 도시 기반시설이 파괴되자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에 스타링크 지원을 요청했다.

스타링크는 위성 기반 통신서비스로 안테나와 중계장치만 있으면 쉽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덕분에 이제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지름 60㎝의 안테나 근처에 모여 인터넷에 접속, 전시 상황을 실시간 확인하고 SNS로 전쟁의 참상을 알린다. 일상에서도 우주기술이 쓰일 만큼 대중과 가까워졌다는 걸 알 수 있다.

둘째,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둘러싼 우주안보 위협의 증가다. ISS는 1998년 미국·러시아가 주축이 돼 건설한 다국적 우주정거장이다. 정거장은 2개의 모듈로 나뉘는데 각각 러시아와 미국이 운용한다.

러시아 측은 정거장 고도를 유지하고, 미국 측은 전력을 생산·공급한다. 서로의 도움 없이는 우주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데 돌연 러시아가 ISS를 떠나겠다고 나섰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의 제재에 불만을 품고 ISS를 볼모로 삼아 우주안보를 위협하면서 우주협력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탓일까. 미국 국방정보국은 지난 4월 ‘2022 우주안보 위협요인 보고서’를 발간하고 중·러의 급격한 우주안보 위협을 시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러의 우주자산은 2019년 대비 70% 증가했고, 그 전략적 목표는 미국의 우주역량을 약하게 만들어 우주패권을 확보하는 데 있다. 우주에서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면서 우주의 군사화도 빨라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세계 7번째 우주강국이 됐다. 하지만 현실에 안주하기는 이르다. 우주개발 후발국 모두 전력 질주하고 있다.

우주개발에는 막대한 예산과 자본이 필요하기에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하다.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다. 동맹국인 미국의 상황을 철저히 이해하고 그들의 우주정책과 기술개발에 발맞추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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