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간호장교가 될 사관생도로서 마주한 병 체험 훈련

입력 2022. 06. 21   15:40
업데이트 2022. 06. 2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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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나현 생도. 국군간호사관학교 2학년
방나현 생도. 국군간호사관학교 2학년


바람 한 점 없던 겨울날, 국가·국민에 헌신하는 간호장교가 되겠다고 다짐하며 위병소 문에 들어선 나는 어느덧 2학년이 됐다. 그리고 최근 소대장 임무를 수행한 ‘병 체험 훈련’에서 미래에 대한 확고한 다짐을 할 수 있었다.

병 체험 훈련은 지난달 최전방 육군3보병사단에서 일주일간 진행됐다.

일반전초(GOP) 도보 답사를 시작으로 차륜형 장갑차 기동훈련, 주특기 훈련을 거쳐 야간 감시장비 훈련도 했다. 더불어 사단 의무대, 군단 지원병원 견학도 병행했다.

정말 많은 것을 경험했고, 군 의료체계를 이해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던 만큼 미래 간호장교로서 다짐한 세 가지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먼저 간호대상자에 대한 이해 증진이다. 임관 후 우리가 만날 간호대상자는 국군 장병이다. 이번 병 체험 훈련에서 이들의 생활을 엿보고, 의무대대 현장을 살피며, 우리가 앞으로 개척해 나가야 할 현실을 마주했다. 현재 보병대대는 기계화부대로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는 직접 참여한 주특기 훈련과 장갑차 기동훈련에서 병사들이 어떤 장비를 이용한 훈련을 많이 하고, 어느 지점에서 부상을 당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두 번째는 내가 하는 일에 자부심이 생겼다는 것이다. GOP 도보 답사를 하며 내가 지금 걷는 이 험한 길이, 한 번 왕복하기도 벅찬 이 길을 장병들은 매일 무장하고 걷는 길이라는 것을 상기했다. 내가 생도대에서 공부하는 시간에도 장병들은 그 길을 걷고 있을 것이다. 국가와 국민을 지키고자 힘쓰는 그들을 치료한다는 의미를 각인하는 계기였다.

또 5분전투대기조를 운용하며 무전기가 울리면 전투준비태세 확립을 위해 달려가는 장병들도 봤다. 그런 장병들이 우리에게 감사를 표하고, 간부·지휘관님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부탁하는 모습에서 내가 걸어가는 이 길이 진정으로 의미가 있음을 되새겼다.

총기를 들고 전장에서 싸우는 것만이 국가를 지키는 일이 아니라, 그들을 살리는 간호장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마지막으로 군 간호 발전을 위한 목표를 갖게 됐다. 3사단 의무대대와 예하 대대 의무실을 찾아 완벽한 의무지원태세를 갖추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다.

대대급 환경에서는 장병들이 강도 높은 훈련을 수행하기에 그에 맞는 의료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장기적으로 군 간호 발전을 위한 의무요원 역량 강화와 의료 환경 조성에 힘쓰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번 병 체험 훈련에서 다짐한 세 가지는 내가 열정을 갖는 원동력이 됐다. 미래 간호장교로서 정체성을 고민하던 나에게 이번 훈련이 갈 길을 알려준 표지판이었던 것처럼 앞으로 만나게 될 수많은 갈림길에서 이날을 떠올리며 올바른 길로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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