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의 눈으로, 매의 발톱을… 세계 최강 공격 헬기 원샷, 올킬

입력 2022. 01. 06   17:33
업데이트 2022. 01. 0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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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항공사, 아파치 공격헬기 기동훈련

AH-64E 아파치 편대 올 첫 비행훈련
기상·유사시 안전 대비책 우선 토의
헬멧·아이해즈로 조종사와 TADS ‘한 몸’
시선 따라 움직여 표적 보는 즉시 사격
헬기 6대 30㎜ 기관포탄 총 660발 장착
양쪽에 한 발씩 헬파이어 미사일 무장



육군항공사령부 901항공대대 AH-64E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들이 6일 군사대비태세 확립 항공작전 기동훈련에서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육군항공사령부 901항공대대 AH-64E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들이 6일 군사대비태세 확립 항공작전 기동훈련에서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AH-64E 아파치 편대
AH-64E 아파치 편대
무장사들이 AH-64E 아파치에 30㎜ 기관포탄을 장전하고 있다.
무장사들이 AH-64E 아파치에 30㎜ 기관포탄을 장전하고 있다.
무장사들이 30㎜ 기관포를 점검하는 모습.
무장사들이 30㎜ 기관포를 점검하는 모습.
훈련용 공대지유도탄을 장착하는 무장사들.
훈련용 공대지유도탄을 장착하는 무장사들.

눈부시게 푸른 하늘이 펼쳐진 6일 오전. 육군의 대형 공격헬기 AH-64E 아파치 가디언(Apache Guardian) 6대가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며 육군항공사령부 활주로를 박차고 날아올랐다. 육중한 로터 진동을 울리며 순식간에 하늘로 흩어진 AH-64E 아파치 편대는 마치 먹이를 찾아 나선 ‘커다란 매’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사령부 예하 901항공대대(901대대)는 이날 ‘군사대비태세 확립 항공작전 기동훈련(FTX)’을 전개했다. 올해 첫 AH-64E 아파치 편대 비행훈련 현장을 소개한다. 글=김해령/사진=조종원 기자


세계 최강 헬기와 ‘한 몸’이 되다

901대대는 2016년 9월 창설한 대한민국 최초 AH-64E 아파치 운용부대다.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정락홍(중령) 대대장 주재로 브리핑이 진행됐다. 정 대대장과 조종사들은 작전지역 기상을 살펴보고, 통신운용 상황을 비롯한 유사시 대비책을 토의했다. 이륙 후 기상 악화나 통신 두절 대처법과 비행 대형에서 이탈할 경우 어느 기지로 착륙할지 등의 안전책을 구체적으로 조율했다. 이후 각 중대 임무 브리핑과 정 대대장의 작전지도가 이어졌다. 정 대대장은 “공격 헬기가 2대 이상 뜨면 훈련이 아니라 ‘작전’”이라며 “새해 첫 비행인 만큼 신속함보다 정확함을 추구하라”고 강조했다.

“훈련상황! 훈련상황! ○○○ 지역에서 공격작전 준비 단계인 적을 식별했다! 항공타격작전을 실시하라!”

오전 8시50분쯤 대대 지휘통제실에서 훈련상황이 전파됐다. 항공타격작전 명령이 하달되자 조종사들이 계류장에 등장했다. 주임무조종사·임무조종사들은 정비사와 함께 항공기를 꼼꼼히 점검했다. 만에 하나 기체 이상으로 발생할 사고를 대비하는 필수 절차다. 조종사들은 철저한 확인 끝에 비행 보고를 마친 후 AH-64E 아파치에 탑승했다.

조종사들은 이륙 전 마지막으로 표적획득지시장비(TADS)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했다. 광학·적외선 카메라를 포함하는 TADS는 표적을 주·야간 128배까지 확대할 수 있어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조종사들은 TADS와 연계된 헬멧과 오른쪽 눈에 장착하는 아이해즈(IHADSS)로 TADS를 활용한다. 조종사가 움직이는 시선을 TADS가 따라 움직여 적을 보는 즉시 사격할 수 있다. 조종사와 AH-64E 아파치 가디언이 ‘물아일체’가 되는 것이다. 이번 비행을 마치면 ‘8000시간 무사고’라는 대기록을 세우는 고홍석(준위) 비행안전보좌관은 “사령부는 언제나 ‘완벽한 항공안전’을 강조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24시간 즉각 출동태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안전하게 비행하겠다”고 말했다.


최초·최고의 아파치 운용 부대

곧이어 무장사들과 장병들이 AH-64E 아파치에 무장할 30㎜ 기관포탄과 공대지유도탄(헬파이어)을 전용 수레에 실어 날랐다. AH-64E 아파치는 최대 사거리 4.2㎞, 두꺼운 장갑을 뚫을 수 있는 30㎜ 기관포탄을 1200발까지 무장할 수 있다. 특히 30㎜ 기관포는 전·평시에도 TADS와 연동해 적 특수전부대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6.9㎞까지 날아가는 2.75인치(70㎜) 로켓은 최대 76발까지 장착 가능하고, 최대 사거리 8㎞의 헬파이어 미사일은 16발까지 탑재할 수 있다. 발사 후 망각(Fire-and-Forget) 방식을 적용해 미사일 발사 후 바로 현장을 이탈함으로써 기체와 승무원의 생존성을 높인 게 최대 장점이다. 또 스팅어 공대공유도탄을 탑재해 적 헬기와 전투기를 요격할 수 있다.

이날 훈련에는 AH-64E 아파치 1대당 30㎜ 기관포탄 110발과 공대지유도탄을 좌우에 한 발씩 장착했다. 무장을 끝낸 AH-64E 아파치는 세계 최강의 공격헬기가 된다. 1개 대대가 1회 출격 때 적 1개 기갑여단을 괴멸할 수 있을 정도다.

훈련은 야간 비행까지 마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훈련은 최근 안보 상황을 고려해 장병들의 정신적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임무 수행 능력을 끌어올려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고자 마련됐다. 훈련에 투입된 901대대를 비롯한 사령부 예하 전 부대는 항공타격작전뿐만 아니라 신속대응부대 공중 이동, 대형 화재 진화 등 군사·비군사 위협 상황을 상정해 즉각 출동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특히 901대대는 꾸준함과 노련함을 인정받아 2018년과 지난해 육군항공 공중사격대회 ‘최우수 공격헬기부대’에 선정됐다.

정 대대장은 “새해 첫 AH-64E 아파치 비행을 포함한 FTX를 계기로 전·평시 항공작전 수행 능력을 더욱 갈고닦을 것”이라며 “부대 구호인 ‘원샷, 올킬(ONE SHOT, ALL KILL)’ 정신을 토대로 부여된 임무를 100% 완수하겠다”고 역설했다.


김해령 기자 < mer0625@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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