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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웹툰 ‘용호상박’ 세계 무대 ‘정면대결’

기사입력 2021. 06. 01   16:55 입력 2021. 06. 01   16: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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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카카오 웹툰’ 출범

7일 태국·9일 대만 론칭 후 국내 서비스
상업 웹툰 시조 ‘다음 웹툰’ 역사 속으로

카카오, 일본·북미 시장서 공격적 행보
영상까지 넘보며 기업 인수·콘텐츠 확보
점유율 1위 네이버와 본격 글로벌 경쟁
IPX 적용 작품 소개 등 새로운 시도 관심

카카오 웹툰 심볼 이미지.

카카오페이지

최근 지적재산권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와 엔터테인먼트 사업체 카카오M을 합쳐 출범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 웹툰’을 론칭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로써 지난 2003년 ‘다음 만화 속 세상’으로 한국의 본격적 상업 웹툰의 판을 열었던 ‘다음 웹툰’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오랜 시간을 함께한 이름이기에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계정 통합이나 로그인 화면에서 카카오 계정의 우선화 등 사실 ‘다음’ 브랜드의 소멸은 예상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더욱이 카카오가 글로벌 경쟁에서 콘텐츠 싸움을 위한 브랜딩을 하나로 집중하는 전략을 쓰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기도 했다.

2020년 12월 23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0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에 따르면 각 서비스별 페이지뷰는 2019년 네이버 웹툰이 214억 건, 카카오페이지는 51억 건, 다음 웹툰은 12억9000만 건으로 각기 네이버 65.1%와 카카오페이지 15.6%, 다음 웹툰이 3.9%를 기록했다. 물론 매출액 자체는 카카오 쪽이 네이버보다 비교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노출도 자체의 압도적 차이에서 오는 점유율을 무시할 수 없어 카카오 입장에서는 문제의식을 지닐 법했다.

그러던 와중에 이 둘의 싸움은 점차 국내를 넘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대결로 판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카카오는 2016년 카카오재팬을 통해 일본에서 픽코마를 운영하며 일본 시장에 발을 들였고, 2020년에는 일본 굴지의 출판 기반 콘텐츠 대기업으로 유명했던 카도카와의 최대 주주로 등극해 일본 시장에서 본격적인 각축을 벌이고 있다.

또한 북미권에서는 타파스·래디쉬 등을 인수하면서 웹툰과 웹소설 면에서 글로벌 진출에 한층 더 불을 댕겼다. 아울러 북미권 웹소설 사이트인 왓패드를 인수하고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의 지분을 49% 취득한 네이버와 북미권에서도 영상화를 향한 원천 콘텐츠 싸움을 벌일 태세다.

카카오TV와 가수 및 배우 연예 기획사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는 근래 영상 스트리밍 기술 업체 아이앤소프트를 인수했는데 아예 넷플릭스와 같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사업에 직접 뛰어들 전망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결국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툰과 웹소설을 건 네이버와의 세계 무대 싸움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인수전과 브랜드 인식전으로 나아가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 웹툰’을 오는 7일 태국, 9일 대만에서 각각 먼저 선보인 후 하반기에는 국내에 ‘다음 웹툰’ 브랜드를 사실상 소멸시키고 새 브랜드를 등장시킬 예정이다. 대만과 태국 두 곳은 다름 아닌 네이버의 메신저인 라인이 국민 메신저로 쓰이고 있는 곳이다.

넷플릭스에서 상영된 영화 ‘승리호’의 원작 웹툰 ‘승리호’.    필자 제공


지금까지 국내 웹툰 점유율이라는 측면에서만 보자면 네이버가 압도적 우위임을 부정할 수 없다. 그렇지만, 해외시장에서 다매체·다각도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이후의 양상을 누구도 함부로 예단하기 어렵다. 게다가 다음 웹툰은 ‘은밀하게 위대하게’ ‘미생’ ‘경이로운 소문’ ‘승리호’ ‘이태원 클라쓰’ ‘나빌레라’ 등 수작으로 좋은 반응을 얻어냈기에 캐릭터와 장르 특성에 강점을 보이는 네이버 웹툰 작품들과 차별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먼저 카카오가 내세우고 있는 IPX에 대한 부분이다. 지적재산권을 통한 경험을 나타내는 IPX(IP Experience)는 캐릭터들의 입체적인 움직임을 보여줘 독자에게 작품의 세계관과 내용을 전달하는 개념이다. 이는 작품을 소개하는 목록 단계에서부터 볼거리와 경험할 거리를 한층 더 늘려서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다음 웹툰은 작품과 작가에 관한 소개와 후기를 비롯해 독자로 하여금 좀 더 궁금하게 만드는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움직임을 가미한 비주얼로 보강한다고 ‘경험’을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긴 어려운 면이 있다. 게다가 움직임을 부여하기 위한 업무를 작가에게 전가하거나, 움직임을 주는 데에 어울리는 작품, 영상화에 어울리는 작품을 중시하면 플랫폼 전체의 다양성이 저하될 가능성도 있다. 부디 이 모든 우려가 기우이길 바랄 따름이다.

서찬휘 만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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