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버전보기

국방일보

2021.06.23(수)

속보
기획  < 군사  < 국제 이슈 돋보기

지구적 도전·분열·불균형·경쟁·적응의 시대 전망

기사입력 2021. 05. 14   15:43 입력 2021. 05. 14   16:11 수정

페이스북 바로가기 트위터 바로가기 카카오톡 바로가기
『글로벌 트렌드 2040』이 그리는 5가지 미래


미 리더십 회복 ‘민주주의 르네상스’ 기대와 함께 ‘표류하는 세계’ 우려
미·중, 성장 우선 관계 구축 가능성…‘각자도생’ 국제 경제 펼쳐질 수도
기술력·네트워크·고도의 정보력 갖춘 국가 중심 이합집산 개연성 높아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ational Intelligence Council)는 행정부의 변화에 맞춰 세계정세의 변화를 분석하고 미래 시나리오를 평가하는 『글로벌 트렌드(Global Trends)』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해왔다.

이러한 배경에서 2021년 4월 국가정보위원회는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에 맞춘 『글로벌 트렌드 2040』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국가정보위원회에서 발간한 7번째 보고서이며, ‘더욱 치열하게 경쟁하는 세계(a more contested world)’라는 부제를 달았다.

국가정보위원회는 1997년부터 향후 20년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1997년에는 『글로벌 트렌드 2010』, 2000년에는 『글로벌 트렌드 2015』, 2004년에는 『세계의 미래를 그리다: 2020 프로젝트』, 2008년에는 『글로벌 트렌드 2025』, 2012년에는 『글로벌 트렌드 2030』, 2017년에는 『글로벌 트렌드 2035』 등을 발간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장기전략을 계획할 수 있는 미래 전망을 거시적으로 그려내면서, 새롭게 출범한 행정부가 직면하는 과제를 제시하는 근미래 예측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특징을 보여준다.

향후 20년의 전망을 담은 미국 국가정보위원회 보고서는 ‘더욱 치열하게 경쟁하는 세계’를 예측하고 있다. 사진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연설하는 모습.  연합뉴스


5가지 주제

2021년 보고서는 2040년을 조망하는 5가지 주제를 제시했다. 첫째, 지구적 도전(global challenge)이다. 기후변화, 질병, 금융위기, 기술 격차 등 국제사회가 공통으로 직면하는 도전이 더 빈번하고 강도 높게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분열(fragmentation)이다. 초국가적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지역사회, 국가 그리고 국제체제 내에서 분열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 해결이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역설적이게 ICT 기술, 무역, 사람의 이동으로 세계는 더 연결되었지만, 그러한 연결로 인해 사람과 국가가 양극화되고 분열됐다. 셋째, 불균형(disequilibrium)이다. 초국가적 도전과 분열로 인해 기존 체제와 구조가 버틸 수 있는 한계를 초과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가 직면한 문제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간에 불균형이 초래되고 있다. 넷째, 경쟁(contestation)이다. 지구적 도전과 분열로 인한 불균형은 결과적으로 지역사회, 국가 그리고 국제사회 내의 큰 경쟁을 가져왔다. 이는 정보, 미디어부터 무역, 기술혁신 등 여러 영역에서 긴장, 분열, 경쟁이 지속해서 증가하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다섯째, 적응(adaptation)이다. 국제사회에 필수적이며 가장 중요한 이점이 바로 적응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 인구 절벽에 대한 적응 등 국가들은 여러 도전적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술은 적응의 핵심적인 수단이 될 것이다.

5가지 시나리오

지구적 도전, 분열, 불균형, 경쟁, 적응이라는 5가지 대주제는 기술, 인구, 환경, 경제라는 4가지 구조적 요인을 구성한다. 그리고 4가지 구조적 요인의 상호작용에 따라 여러 글로벌 트렌드가 만들어지고, 글로벌 트렌드에 영향을 받는 개인, 정부, 국제사회가 대응하는 방식이 제시된다.

그렇다면 2040년 미래는 어떠한 모습이 될 것인가. 미국의 리더십이 더는 보장되지 않는, 변화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미국은 어떻게 미래를 그리고 있는가?

토니 블링컨(오른쪽)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해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장관과 나란히 앉아 있다.  연합뉴스


2021년 보고서는 민주주의 르네상스, 표류하는 세계, 경쟁적 공존, 분열의 이기주의, 비극과 동원이라는 5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첫째, 민주주의 르네상스(renaissance of democracies)다. 민주주의 국가 간의 연계를 강조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를 염두에 둔다면 아마도 민주주의 르네상스 시나리오가 현재 미국이 가장 선호하는 미래상일 것이다. 투명성 있는 민주적 체제 하에 첨단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지고 경제적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미국이 리더십을 회복하고 다자적 공조를 통해 글로벌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흐름과는 다른 권위주의 국가인 중국과 러시아는 기술혁신이나 경제성장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둘째, 표류하는 세계(a world adrift)다. 국제 규범이 흔들리고, 국제협력은 제한되며, 기술적 해결이 어려워지는 방향성을 잃은 세계가 될 가능성이다. 중국의 공세적 행동은 아시아에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높이는 반면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는 저개발 국가들은 중국으로부터의 투자와 원조에 의존할 수 있다. 다자협력의 부재와 약화된 규범으로 인해 중동과 아프리카 같은 지역에서는 해커, 테러리스트, 범죄집단의 공격이 증가하고 사회가 혼란에 빠질 위험이 크다. 이렇게 표류하는 세계에서는 기후변화나 보건 위기 등의 지구적 난제가 발생했을 때 쉽게 해결하기 어려워진다.

셋째, 경쟁적 공존(competitive coexistence)이다. 미·중 간 지정학적 경쟁은 지속하지만, 경제성장을 우선하기 위한 무역 관계를 재구축하는 전망이다. 경제적 의존이 높아지면서 군사적 충돌의 위험성은 낮아진 반면 정보수집, 첩보, 사이버 공격 등의 저강도 분쟁이 지속해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또 국제사회가 단기적인 경제이익에 매몰 되면서 기후변화 대응과 같은 장기적 목표에 대한 대응은 소홀히 하게 된다.

넷째, 분열의 이기주의(separate silos)다. 각자도생의 국제경제정책으로 인해 공급망이 붕괴하고, 시장 기능이 쇠퇴하며, 기업이 재정적 손실을 감당하는 생존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한다. 선진국은 자원과 기술력으로 생존에 유리하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민주주의와 권위주의를 혼합하는 정치제도를 통해 국내 정치의 안정을 꾀하며 다수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국가주의가 빈번하게 등장할 수 있다.

다섯째, 비극과 동원(tragedy and mobilization)이다. 유럽과 중국이 주도하는 비정부기구와 다자주의를 통한 국제적 연대의 등장과 같이 지정학적 위계질서가 재조정될 가능성이다. 자원의 고갈, 기후변화, 기근 등의 문제가 세계적 비극을 불러올 수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밑으로부터(bottom-up) 사회적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2017년 보고서의 경우 ‘진보의 역설(paradox of progress)’이라는 부제를 통해 향후 5년간 국제사회에 혼란이 가중되고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했었다. 2021년 보고서는 미·중 전략경쟁을 포함하는 ‘더욱 치열하게 경쟁하는 세계’가 지속될 가능성을 전망한다. 이러한 세계 속에서는 높은 기술력, 협력의 네트워크, 고도의 정보력 등을 갖춘 국가를 중심으로 이합집산할 개연성이 높다. 위에서 언급한 5가지 시나리오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우선순위 없이 병렬적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20년 후 우리가 맞이할 세계는 현재의 지속이 아닌 변화를 통한 전환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한다는 공통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은일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정치학 박사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에 대한 의견 0

의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