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버전보기

국방일보

2021.06.22(화)

속보
오피니언  < 조명탄

[김관용 조명탄] 격리장병 처우 논란과 휴대전화 사용의 명과 암

기사입력 2021. 05. 04   16:27 입력 2021. 05. 04   16:33 수정

페이스북 바로가기 트위터 바로가기 카카오톡 바로가기

김관용 이데일리 정치부 외교안보팀장


장병들이 휴대전화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제공한 격리장병 부실 급식과 열악한 시설 관련 ‘릴레이 제보’가 연일 논란이다. 제보 내용에 따르면 격리장병들에게 제공되는 급식은 매우 열악했다. 일반 장병에게 급식을 제공한 후 격리장병들에게 나머지 몫이 돌아가다 보니 그렇게 된 듯하다.

특히 모 부대에선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건물을 격리 시설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2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게다가 과도한 방역 조치로 양치와 세면을 금지하고 화장실 사용을 통제해 인권 침해 논란도 일었다.

국방부는 관련 폭로가 이어지자 현장 실사에 나섰다. 이후 장병에 대한 급식 여건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격리 시설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부대별 여건에 따라 최우선으로 조치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사실 그간 군은 몇몇 집단감염 사례가 있었지만, 적극적인 관리로 코로나19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왔다. 이에 따라 3일 기준 군내 누적 확진자는 790여 명 수준이다.

그런데 장병 휴가가 재개된 이후 이들을 일정 기간 격리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많은 인원을 따로 둘 수 있는 시설이 없을 뿐더러 급식 시스템 역시 이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3월 이후 일 평균 격리 장병은 2만7000여 명에 달한다.

물론 대부분의 부대가 군 장병들의 생활 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부 부대의 문제로 전체 군의 사기가 저하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장병들의 생활 여건 보장은 현장 지휘관들이 책임져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일이다. 통제와 관리를 넘어 인격권 보호와의 조화가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논란에 대해 일각에선 장병들의 휴대전화 사용 탓을 하는 목소리도 있다. 군 내 일들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휴가도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휴대전화는 장병들의 고립감 해소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신세대 장병들은 어릴 때부터 휴대전화를 사용했다. 이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을 때의 부작용은 상대적으로 훨씬 클 수 있다.

특히 휴대전화를 통한 제보는 아픈 부분을 드러내 조속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은 은폐하거나 숨겨 곪을 때까지 놔두는 이른바 ‘옛날 군대’가 아니다. 통제와 강압을 당연시하는 건 사회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장병들의 사회와의 소통은 우리 군이 투명해지는 과정이다.

그러나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보안 사고 우려다. 규정상 영내에서 휴대전화 촬영은 금지된다. 그래서 장병들은 보안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야 한다. 이 앱이 구동되면 촬영과 녹음 기능이 제한된다. 아이폰의 경우에는 앱이 설치되지 않아 카메라에 보안 스티커를 붙인다고 한다. 즉,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해 SNS에 게시했다는 건 규정을 어겼다는 얘기다.

권리침해 구제 방안으로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건 장병 개인의 자유다. 국방부도 통제보다는 자유롭게 소통하는 여건을 지속적으로 조성해 나간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하지만 장병들 역시 휴대전화 사용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 그게 자율과 책임이 함께하는 ‘요즘 군대’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에 대한 의견 0

의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