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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전쟁 1년] “국민께 받은 첫 임무…이보다 값진 임관은 없죠”

기사입력 2021. 01. 22   16:43 입력 2021. 01. 24   15: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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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전쟁 1년
4 국간사 60기 간호장교 

국군대전병원 김슬기 중위(진)

 
첫 부임지가 코로나 현장이라니…
걱정도 됐지만 책임·사명감 불끈
많은 분이 대구행 안타까워했지만
오히려 간호장교로서 영광스러워

 
가장 어린 의료진임에도 응원 격려
“우리가 도움이 되고 있구나” 뿌듯
코로나 최전선, 대구 경험은 큰 힘
“국가·국민이 부르면 어디든 갈 것”


국군대전병원 김슬기 중위(진)가 코로나19 확진자 간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국군의무사 제공

젊음의 생기 덕분일까? 10개월이 넘는 고된 강행군에도 전화기 너머에서 들리는 국군대전병원 김슬기 중위(진)의 목소리는 20대 초반답게 힘이 넘쳤다.

“무섭거나 그렇지는 않았어요. 임관 후 첫 임무가 생전 처음 들어보는 코로나19 지원이라 조금 걱정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책임감이랄까? 생도 생활 4년 동안 배운 지식을 활용해 국민 여러분께 헌신해야겠다는 생각이 컸어요.”

지난해 3월 3일 졸업식 날짜를 앞당겨 임관하자마자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대구로 가기 위해 버스에 몸을 실었던 김 중위(진)는 지난 19일 국방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날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했다.

“이틀 전이니까 3월 1일이네요. 학교장(정의숙 육군준장)님이 직접 60기 생도들을 찾아오셨어요. ‘(코로나19 지원 현장에) 너희들이 가게 됐어. 비록 너희들이 초급 간호장교이기는 하지만 이미 준비된 자원이고 사명감도 가지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다녀와’라고 하셨죠. 짧은 말씀이었지만 큰 힘이 됐어요. 학교장님이 직접 격려해 주셔서 그런가?”

대구로 향하는 버스에서 김 중위(진)는 묘한 긴장감과 새로운 출발에 대한 설렘을 동시에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간호장교의 사명을 다시 한 번 되뇌기도 했다.

“간호장교는 국가와 국민이 필요하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필 첫 부임지가 코로나19 현장이라니…. 머리로 배웠던 것이 현실이 되면서 더 많은 책임감을 느낄 수 있었죠.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지며 대구로 향했습니다.”

본인이야 사명감과 패기로 무장했다지만 사랑하는 딸을 보내는 가족의 마음은 분명 달랐으리라. 이런 생각으로 가족들의 반응을 물었지만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아무래도 뉴스를 통해 그곳 상황이 심각하다고 들었으니 가족들이 걱정할 줄 알았죠. 그런데 생각보다 걱정을 안 하셔서 오히려 서운할 정도였어요(웃음).”

무슨 이유 때문일까? 알고 보니 김 중위(진)는 간호사의 딸이자 공군 장교의 동생이었다. 국가와 환자를 위해 거침없이 헌신하는 마음 씀씀이는 이런 가정환경에서 비롯됐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 역시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이해하고 잘 알고 있어서 이런 반응이 나온 것 같다”며 특유의 상큼한 웃음을 더했다.

국군대구병원에 도착한 김 중위(진)에게는 두 가지 임무가 주어졌다. 병원에 온 환자들을 확진자 이동 경로에 맞게 병동으로 안내하고 확진자들의 투약, 탄력징후 등을 점검하는 등 병동 생활 전반을 돕는 일이 그것이었다.

24시간 3교대로 돌아가는 고된 임무였지만 김 중위(진)는 ‘고마운 일투성이’라고 기억했다. “사실 저희는 그곳에서 가장 어린 의료진이었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저희를 보면 ‘감사합니다. 선생님’이라고 말씀해 주곤 했어요. 항상 저희를 존중해 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도움이 되고 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어서 뿌듯했죠. 퇴원하면서 쪽지를 놓고 가신 분, 공용 휴대전화로 감사 편지를 보낸 분….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네요.”

국민들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고 한다. 그는 학교 후배·해군사관학교 동기들이 현장에 보낸 응원 물품을 받으며 “완전 신났다”고 힘줘 말했다. 비대면 격려였지만 정말 큰 힘이 됐다고. 나중에는 아예 휴게실 가운데에 국민이 보낸 감사 메시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게시판을 만들었다고 한다. 힘든 하루를 이겨내는 힘은 여기에 있었다.

지금도 김 중위(진)는 코로나19 극복 현장 한복판에 서 있다. 국군대전병원으로 발령받은 그는 현재 코로나 확진환자 간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대구에서의 경험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이번에는 더 여유 있고 성숙하게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특히 생각의 폭과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넓어진 것을 느껴요. 아무래도 한 번 해봤기 때문이겠죠.”

코로나19의 3차 유행에 따라 전국 각지에 긴급 파견됐다가 지난 17일 복귀한 3학년(62기) 생도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애틋했다. ‘별하리(별처럼 하늘 아래 빛날 우리)’라는 애칭으로 후배들을 부른 그는 “급하게 가게 돼 혼란스럽고 무서울 수 있었는데 무사히 임무를 마쳤다고 해 고맙고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하루빨리 임상에서 만나 함께 근무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두 번 다시 와서는 안 될 국가적 재난이지만 ‘만약’은 늘 존재한다. 김 중위(진)는 “그런 상황이 생기더라도 군인, 혹은 의료진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그곳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대구로 향할 때 많은 분이 안타까워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오히려 간호장교로서의 첫 임무를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받아 영광이고, 이보다 값진 임관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안타깝게 생각하지 마세요. 오히려 ‘대단하다, 대견하다’ 이렇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 장병들은 물론 국민들을 보살피며 희생과 헌신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 바로 간호장교니까요.” 마냥 발랄한 것 같았던 것은 착각이었다. 누구보다 환자와 국민을 생각하는 그 역시 ‘나이팅게일의 후예’였다. 맹수열 기자



맹수열 기자 < guns13@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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