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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병영의 창

혁신의 교육을 꿈꾸며

기사입력 2020. 12. 01   17:09 입력 2020. 12. 01   17: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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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 소령 육군정보학교

‘이 세상에 없는 질문을 만들고 그에 대한 답을 쓰시오.’

내가 ‘The Future New School’이란 기치의 건명원이라는 교육기관에서 처음으로 받은 과제였다. 뇌과학과 철학, 2가지 학문을 관통하는 질문이라는 조건도 있었다. 군이 아닌 곳에서 군의 문제를 새롭게 보고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얻고자 지원했던 그곳에서, 나는 자신의 방식대로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의지로 무장한 다른 원생들의 지적 호기심을 보며 한없이 작아졌고 흔들렸다. 접점이 없을 것 같은 학문들의 융합과 정해진 답이 없는 질문을 받는 것은 고통스럽기도 했지만, 사유의 힘을 얻고 시각을 확장할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 나는 위탁과정 중 미네르바스쿨 한국 캠퍼스에 오는 2학년 학생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준비를 돕게 됐다. 미네르바스쿨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미국의 혁신대학으로 최근 하버드 대학 보다 들어가기 힘든 대학으로 알려진 곳이다. 모든 수업은 토론형식이며, 소규모 세미나 형식의 수업이 학교 자체 플랫폼을 통해 진행된다. 학생들은 7개국의 캠퍼스를 옮겨 다니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실무적인 감각은 물론, 문화적 다양성을 몸으로 익히고 배운다. 나는 학부 인턴생들과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그들이 가진 잠재력과 무궁무진한 힘을 보며 많은 자극을 받았다. 이쯤에서 앞서 말한 건명원과 미네르바스쿨이 무슨 관련이 있나 의문이 들 것이다. 동양과 서양, 학위과정과 비학위과정, 구성, 진행 방식 등 많은 차이가 있음에도 혁신적인 두 교육기관의 공통점이 있다.

첫 번째로, 다양성 존중이다. 누구의 말이든 존중을 받는다. 교수 혹은 다수와 의견이 다를지라도 소수의 의견이 아니라 하나의 의견과 아이디어로 인정해준다는 것이다. 차별하지 않고 차이를 인정하는 분위기 속에서 모든 이들은 자신의 의견과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펼쳐나간다. 그렇기에 모든 문제를 편협함이 아니라 다각적으로 바라보고 접근한다.

두 번째로, 과정에 대한 중요성이다. 학생들이 배움을 체득화 하는 시간, 정도의 차이를 고려하고 학생들이 느끼고 생각해봐야 할 것들, 학생들이 가지고 있던 기존의 가치관과 생각에 자극을 줄 수 있는 것들과 그러한 과정을 무척 중요하게 여긴다. 결과론적인 평가는 무의미하며 평가에 있어서도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평가 기준과는 다르게 진행된다. 이런 과정이 나에게는 날카롭게 다가왔다. 초·중·고등학교와 위탁교육을 받은 대학원까지의 한국 교육 시스템, 신임장교 지휘참모과정과 대위 지휘참모과정의 군사교육, 각종 외부 기관에서 받았던 직무교육까지 다양한 교육과정과 기관에서 느끼지 못한 교육의 힘과 그 영향력이 학생들에게 어떻게 미치는지 눈으로 생생하게 봤기 때문이다.

이제는 정신전력 교관으로서 내가 혁신적인 교육기관에서 느꼈던 것을 교육생들에게 선사하고 싶다. 군 교육의 목표는 분명한 전투력 창출이다. 목표는 변함이 없지만 우리 앞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불확실성 속에 있다. 미래에 우리 군에 펼쳐질 문제들과 해결해야 할 것들은 지금까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들이다. 군 교육이 기존 패러다임에서의 작은 변화가 아니라 정말 혁신적인 교육으로 탈바꿈하기를, 전투력 창출이라는 목표를 넘어, 우리 군 스스로 세상에 없었던 질문을 풀고 우리의 미래를 멋지게 만들어 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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