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군인 만나면 “군 복무에 감사합니다” 인사

입력 2019. 01. 25   18:03
업데이트 2019. 01. 2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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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미 현역 및 제대군인을 위한 국가. 지역사회 지원

한 미국인의 집에 걸려 있는 골드스타 깃발. 가족 중에 전사한 참전군인이 있음을 의미한다.     
 필자 제공
한 미국인의 집에 걸려 있는 골드스타 깃발. 가족 중에 전사한 참전군인이 있음을 의미한다. 필자 제공
2016년 5월 26일 서울 용산미군기지 나이트필드 연병장에서 열린 미 현충일 기념식에서 6·25전쟁 참전용사들이 전사자 명부에 헌화한 뒤 경례하고 있다.  한재호 기자
2016년 5월 26일 서울 용산미군기지 나이트필드 연병장에서 열린 미 현충일 기념식에서 6·25전쟁 참전용사들이 전사자 명부에 헌화한 뒤 경례하고 있다. 한재호 기자
  

군과 군인, 군인가족 예우

미국은 지금도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은 243년의 짧은 역사 속에서도 220여 년 동안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인권, 법치 등의 핵심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전쟁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왔다. 미국이 이처럼 오랜 기간 전쟁을 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필자는 정부의 노력과 함께 국민의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 바로 ‘Home Front’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상황을 미국과 비교해 얘기할 때면, 전쟁을 하고 있는 미군과 우리는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북한을 포함한 우리의 주변국들은 지금도 심각한 안보위협을 제공하고 있다. 강력한 군사적 억제력이 전제되지 않는 한 생존을 보장받기 어려운 전략환경이다. 우리가 미군처럼 지금 전쟁을 하고 있지 않다고 해서 우리 군과 장병, 군인가족의 희생이 간과된다면, 힘에 기반을 둔 평화도 전승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도 가족과 떨어져 최전방과 해외에서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많은 장병이 있다. 이제 미군의 복지 및 보훈정책은 군인가족에 대한 배려와 지원을 지향한다. 우리도 국가 및 사회적 차원에서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우리 국민이 군복을 입은 장병이나 군인가족들을 보게 되면 ‘수고한다’라는 말 한마디를 건넸으면 좋겠다.
  
미 국방부 보훈 및 복지 정책

미 국방부는 보훈부, 고용노동부, 교육부, 중소기업청 등과 함께 현역 및 제대 군인에 대한 체계적인 보훈 및 복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장병 전직지원 제도: 미 국방부는 매년 2000억 원의 예산을 투자, 전역 후 장병들이 민간으로의 안정적 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미군은 장병들의 전직 준비를 입대와 동시에 시작한다. 전역이 임박해 실시하는 것은 안정적인 군 생활은 물론 전역 후 취업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모든 장병은 복무 중에 전직 교육과정을 수강하며 지휘관은 장병들의 전직 준비상태를 평가한다. 아울러 미 고용노동부는 전역 장병들을 대상으로 90일 동안 직장 알선을 위한 개별상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9·11 GI Bill 장학금 제도: GI(장병) 장학금은 3년의 군 복무를 마치게 되면 지급된다. 본인의 4년제 대학 또는 석사과정 학자금이 지급되는 것이다. 금전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은 물론 부모에게서 독립하려는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있다. 이러한 장학금제도는 2001년 9·11사태 및 테러와의 전쟁을 겪으면서 군의 희생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더욱 확대됐다. 군 장병들의 학자금을 배우자 또는 자녀에게 양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군인가족 지원: 군 특성상 가족 중 한 명이 군에 복무하면, 실제로는 전 가족이 군에 복무하는 것과 같다. 미군은 장병들의 성공적 임무수행 요인을 ‘가정의 안정’에서 찾는다. 군인가족 지원이 군의 전투준비태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한다. 미군은 격오지 근무로 인해 자주 별거하고 이사해야 하는 상황에서, 군인 가정이 건강하고 함께 동거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군인가족지원정책 부차관보실을 통해 군인가족 정책 발전, 자녀 지원, 교육 지원, 취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골드스타 가족: 골드스타 제도는 2차 대전 때 가족이 전사한 집에 골드스타 깃발을 걸어주면서 시작됐다. 이제는 국방부 차원에서 전사한 가족을 예우하는 제도로 발전했다. 미 국방장관은 전사자 가족에게 골드스타 핀과 깃발을 수여한다. 지역사회에서도 골드스타 가족을 격려하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주차장에 골드스타 가족을 위한 주차공간을 마련하고 차량 번호판에 골드스타 문구를 넣기도 한다. 이제는 부상 가족을 위한 실버스타 깃발과 참전 중인 장병 가족을 기억하기 위한 블루스타 깃발도 만들어졌다.

군인들, 美 국민의 지지·성원 받아

군 입대와 동시에 전직 준비 시작

3년 복무하면 대학 장학금 제공


전사자 가족에 골드스타 깃발 수여

전용 주차공간 마련·번호판에 표시


공항 탑승구에선 가장 먼저 탑승

슈퍼마켓에선 줄서지 않게 배려

군인가족 취업·교육·복지 지원



국가 및 지역사회 지원노력

지역 민간사회와 자원봉사자들에 의한 다양한 장병지원 프로그램도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미국의 Home Front 문화는 수많은 전쟁 속에서도 장병들의 군 복무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국가를 위해 희생하는 오늘의 미군을 만들어냈다.

‘군 복무에 감사합니다(Thank you for your service)’ 인사: 군복을 입고 거리를 걷다 보면 자주 듣는 말이 있다. 바로 ‘Thank you for your service’다. 국가를 위해 희생하는, 자신의 이해보다는 군을 먼저 생각하는, 제복을 입은 군인에 대한 무한한 감사의 표현이다. 미국 공항 탑승구에는 1등석 손님과 군인을 가장 먼저 탑승시킨다는 안내 표지가 있다. 슈퍼마켓에는 군복을 입고 있으면 줄을 서지 말고 맨 앞으로 나오라는 안내 문구도 있다. 미국은 군복을 입고 시내를 다니는 것을 자랑스럽게 만든다.

군인가족 후원 사업(JFI: Joining Forces Initiative): 미국은 오래전부터 군인가족의 취업과 교육 등을 위해 국가 차원의 후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미 대통령과 부통령 부인이 주관하는 JFI가 대표적인 예다. JFI는 2011년 현역, 참전용사, 군인가족의 국가에 대한 헌신과 기여를 기억하고, 이들의 복지·교육·취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됐다. JFI는 지금까지 304개의 기업·기관으로부터 6만5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군인가족에게 제공했다. JFI는 군인가족 지원 홈페이지도 개설해 군인가족들이 상담 및 지원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군인가족의 달(Military Family Month): 미 대통령은 매년 11월을 군인가족의 달로 선포한다. 1996년 YMCA에 의해 시작된 운동이 대통령이 참여하는 행사로 확대된 것이다. 매년 11월이 되면 현역 장병과 가족을 위한 다양한 감사 행사가 열린다. 국가는 물론 지역 사회별로 군인가족을 초청해 위로하고, 정신적 고통을 받거나 재정적으로 어려운 군인가족을 돕는 행사도 함께 열고 있다. 모든 국가시설도 군인가족에게는 무료로 개방된다.

기타 군인가족 후원행사: 매년 5월에는 ‘Operation Shower’ 행사도 열린다. 2007년 참전용사 가족 중 임산부에게 출산 축하선물을 보내는 프로그램에서 출발해 출산을 준비하는 참전용사 가족 위로행사로 발전했다. 미 프로골프협회(PGA)도 해마다 ‘Birdies for the Brave’라는 이름으로 장병 가족을 후원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신 경 수 

예비역 육군소장
전 주미 국방무관 한국국방외교협회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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