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태 종 국방광장] 정전협정 65주년과 유엔군 참전의 날을 맞아

입력 2018. 07. 26   14:27
업데이트 2018. 07. 2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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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태 종 공군17전투비행단 정훈공보실장·소령
김 태 종 공군17전투비행단 정훈공보실장·소령



오늘은 6·25전쟁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5주년 되는 날이자, 참전한 유엔군의 희생에 감사하는 ‘유엔군 참전의 날’이다. 1953년 7월 27일 오전 10시, 1129일 동안 이어졌던 6·25전쟁에 쉼표가 찍혔다. 정전협정에는 ‘6·25전쟁을 중지하고 평화적 해결이 이루어질 때까지 한국에서의 적대행위와 모든 무장행동을 완전히 금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1953년 7월 24일, 정전협정이 체결되기 사흘 전, 육군 장교로 참전하신 큰아버지(대위 김창기)께서는 당시 최대 격전지 중 하나였던 강원도 김화지구 전투에서 전사하셨다. 집안의 장남이었던 큰아버지는 미국으로 이민 가자던 할아버지의 만류에도 육군 장교로 자원입대하셨다. 집안의 기둥이었던 장남의 죽음으로, 정전협정 이후 집안 형편은 매우 어려워졌지만, 당시 아버지는 큰형님처럼 나라를 위해 헌신하기로 결심하셨다.

당시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신 아버지는 신문사와 방송국에 취업할 기회를 마다하고 1971년 공군 정훈장교로 임관하셨다. 아버지((예)중령 김덕기)께서는 첨예하게 대립하던 냉전 시대에 장병들의 국가관·안보관·군인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27년간 헌신하셨다.

2017년 7월 6일 문재인 대통령님께서는 우리 주도의 한반도 평화체제 환경 구축을 위한 ‘베를린 구상’을 발표하셨다. 베를린 구상은 판문점 선언의 마중물이 됐고,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베를린 구상은 군사적 긴장이 높았던 시기에 한반도 평화의 계기를 마련함은 물론, 한반도 질서의 근본적 전환을 통해 70년 냉전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평화와 번영의 역사를 만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나타냈다는 의미를 가진다.

이제 정전협정 65주년과 유엔군 참전의 날을 맞아 급변하는 안보환경에 대비하는 우리 군의 안보관 확립과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가 절실하다. 1953년 7월 24일 큰아버지께서 전사하신 것처럼 남과 북은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있었고,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된 후에도 아버지께서 안보교육을 하신 것처럼 남과 북은 오랜 기간 적대관계를 지속해 왔다. 대통령님께서 지난 6월 11일 말씀하셨듯이, 남북 간의 뿌리 깊은 적대관계와 북핵 문제는 정상 간의 회담 한 번으로 일거에 해결될 수 없을 것이며, 완전한 해결을 위해서는 남·북·미 간의 진정성 있는 노력과 그 과정을 성공적으로 끌어나가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 군은 확고한 안보관과 대비태세 확립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정착을 든든하게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병자호란·임진왜란·병인양요·신미양요 등 우리 역사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의 적이 누구인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위협에도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힘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 힘은 최첨단 무기체계를 도입하는 것은 물론, 그 무기를 움직이는 사람의 강인한 정신전력에서 발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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